정년 아저씨 개조계획
가키야 미우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소오오름!!!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 자꾸만 노래를 부르시는, 대단한 바리스타! 세상 꼰대 같은 어르신 한 분을 뵈었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의 작가 가키야 미우의 신작 소설에서... 하지만 정말 길을 걷다 마주칠 것만 같은 어르신의 모습 그대로였다.

육아와 가사는 남자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와이프가 남편이 원인인 병-후겐병-에 걸려 당신이 곁에만 있어도 폐소공포증이라도 앓는 듯 숨막혀하는데도 은퇴 후 시간이 많아지시고 달리 할 일도 없으셔서 자꾸 아내를 금붕어똥처럼 따라다니려 하신다.

그런 어르신(쇼지 쓰네오)의 딸 유리에는 그저 아내가 게으름병이려니 생각하는 아버지가 답답~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데 아버지 눈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커리어우먼! 딸래미가 그저 노처녀로 보인다. 딸은 부모나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의 결혼생활을 봤을 때 결혼할 생각도, 기대도 전혀 없는데 말이다.

어르신께는 가즈히로라는 아들도 있다. 세 살 여아와 한 살 남아, 두 아이의 아빠. 아내인 마이는 전문직을 내려놓고 육아에 전념하다가 살림이 빠듯하기도 하고 독박육아가 영 못해먹겠어서 계약직으로 재취업했는데 일을 해도 신랑이란 작자(!)가 보고 배운 것이 없어 전혀 도와주지 않으니 미래의 후겐병 당첨!인 신세랄까.

바로 요 아들래미가 아이 둘을 돌봐달라며 사정을 하는 통에 이 바리스타 어르신께서 어쩔 수 없이 육아전선에 뛰어드시게 되는데... 참... 책의 제목처럼 개조되시고, 또 다른 이의 개조까지도 계획하시는데 걸음걸음이랄까... 그 끔찍한 사고방식이랄까가 정말 기가 막힌다. 직접 확인하시라! 일일히 언급하기도 지친다!

이 개조 1호 어르신이나, 개조 2호만큼 답답하진 않았지만 첫째 아이를 키울 적에 똥기저귀만 보면 어쩔 줄 몰라하며 도와달라고 "큰일"이 났다며 소리를 지르던 장아빠가 생각났고 떡과 빵을 좋아하는 둘째를 귀엽게 여기시면서도 여자아이인데 뚱뚱하면 어쩌냐고 걱정하시는 시아버님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다. 그냥... 나는 장남매가 어떤 모습이건 행복했으면 싶은데 ...

내 눈에는 세상이 참 바람직하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좀 더 소수와 약자의 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고... 그런데 이런 변화가 만약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당신이라면 정말이지 꼭 <<정년 아저씨 개조계획>>을 읽고 스스로를 개조할 생각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라떼는 혼자 많이 드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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