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거니즘 만화 - 어느 비건의 채식 & 동물권 이야기
보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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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건의 채식&동물권 이야기 "나의 비거니즘 만화"

마음이 자꾸 어려워졌지만 끝까지 집중해서 읽었다. 다 읽고나서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부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생각으로 다시 보려고 접어두며 다시 훑었는데 이 밤, 처음 읽었을 때처럼 속이 울렁거린다. 

 

다섯 곳인데 접고 보니 모두... 비건의 삶을 지향하는 작가님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사이에 낀 스페셜 에피소드들이다. 닭(산란계), 젖소, 돼지, 개들의 음식 이전의 삶과 모피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공장식 축산... 그야말로 공장에서 물건 찍 듯이 태어나고 죽는 수많은 동물들은 사람이 아니기에 너무나 무자비하게 몸의 부분들을 잃고 죽임을 당하고 있었다. 40년 가까이 살아오며 참으로 많은 고기들을 먹어온 사람으로, 그 과정들을 알지 못하고... 그 희생의 달콤함만 취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과 더불어 미안함을 느꼈다. 이런 감정들 마저 불편하게 느껴질만큼 사람들은, 또 나는 동물들에게 너무했다.

살아있는 수평아리를 갈아 비료로 만들면 안되는 거였고, 강제로 임신시켜 낳게 만든 송아지들을 부드러운 고기로 만든다고 엄마 소에게서 떨어트려 빈혈 상태로 만들면 안되는 거였다. 우유는 송아지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수컷 돼지의 거세나 도축장에서의 죽음이 좀 더 편안했었다면... 동물복지 농장에서처럼 사체 처리 전에 죽었는지라도 좀 확인해줬다면 이렇게 ... 단어 하나 고르는데 한참이 걸리지 않았을텐데... 매년 100만 마리가 넘게 죽임을 당한다는 개들도 좀...목숨까지 바쳐가며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데... 좀 더 살맛이 나게 지내다 가게 할 순 없었을까? 죽은 후에 가죽이 경직된다고, 털의 윤기가 사라진다고 살아있을 때 가죽이 벗겨지는 라쿤은... 털이 뜯길 때 비명을 지른다는 앙고라 토끼는... 얼마나 아플까... 상상도 할 수 없다.

보선 작가님은 세상 부드럽게, 많은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비건의 삶과 관련된 여러 지식들을 전수해주셨는데 내 안에서 나오는 말들은 나의 모난 마음처럼 거칠기만 하다. 자꾸 조바심이 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수거만 꼼꼼히 해도, 비거니즘과 방향성이 맞고 모두 가치 있다고... 단순한 식사로도 동물의 고통을 덜 수 있다고 하셨는데... 더 많은 존재를 무사하게 만들 수 있는 내가 너무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아야지... 지극히 작은 변화라도 더 나은 상황을 만들 거라 믿어야지... 계속 <<나의 비거니즘 만화>>도 고통스럽지만 들여다보고 다른 책들도 살펴야지... 마음을 먹는다.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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