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꼬마 1 절대꼬마 1
주더융 지음, 김진아 옮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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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아이와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의 유쾌한 상상, 또 한 번 아이가 되고 싶다면 펼쳐보라는 책 소개에 홀려 읽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만화 옆 깨알 같은 주더융 작가표 격언이랄까, 뼈 때리는 농담이랄까... 그런 문장 하나에 맘이 아파 며칠을 주변 어른들과 그 충격적인 문구를 나누었다.

부모는 모두 자신의 아이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많은 아이가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어쩔 수 없이 천재인 척한다(27쪽).

이제 일곱 살이 된 첫째 생각이 났다. 문장과 같은 이유로 마냥 사탕이 맛있고 즐거워야 할 아이의 날들이 괴로움 가득한 것이 아닐지 걱정이 됐다. 나도 분명 아이였던 적이 있는 사람인데... 태어날 때부터 어른이었던 것처럼 아들을, 또 딸을 대하고 있었다.

아이도 어른만큼이나 치열한 삶을 산다. 돌아보면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의 증거요, 증인이다. 여섯 명의 절대 꼬마들의 모습은 우리 어른들의 과거요, 아이들의 현재다.

 

 

 

 

교내 방송에서 늘 호출되는 피터우처럼 아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다. 나는 어땠는가? 중학생 시절에도 멀쩡한 길로는 가지 않았다. 포장된 길을 두고 굳이 비스듬한 흙길을 걷다 소가죽 신발을 찢어먹고 다리에 피칠갑을 하고 다녔다. 우마오처럼 얌전한 척은 안했던 것 같은데... 원피스를 입고 암벽 같은 돌산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비오는 날에는 조금 위험했던 걸로 기억한다.

얄미운 아이, 타오옌의 모습은 없었을까? 말을 제대로 못하던 딸래미보다 조금 더 먹었거나 비슷했던 나이 즈음에도 엄마와 아빠가 껴안고 잔다고 동네에 소문을 내고 다녔고 삼촌들만 보이면 껌! 껌!하고 쫓아다녔다. 괴상망측하기로는 바오얼과 베프가 될 정도였던 것 같고... 공부를 너무 잘해 힘든 비싸이와 귀족 소녀 구이쭈뉴는 다른 어른들의 특징으로 넘겨야겠...

쓰고보니 아들은 나를 닮은 것이 확실하다.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이들의 어린아이다움을 지켜봐야겠다. 아이를 혐오하는 것만 같은 시대에, 어른이지만 아이 같은 마음과 생각을 유지해야겠다.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꼬마일 수 있게...

어른들에게 조금씩 잊혀가는 아이의 세계,

아이가 자라면서 날마다 잊어버리는 그 느낌들,

사실 그것들은 진실한 세상 한구석에 숨어서,

언제나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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