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Wow 그래픽노블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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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첼은 아니지만 높은 탑에 갇혀 수시로 울부짖는 것이 취미(!)가 되어버린 금발의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언제나처럼 아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중이었는데 멋진 말을 탄 늠름한 사람이 아래쪽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울지 마세요! 내가 그대를 구해 주러 왔어요!"

울부짖고 있던 공주가 성질을 냅니다. 짜증나게 하지 말라고, 본인은 바쁘니 가던 길이나 가라면서요. 수십 명의 왕자가 실패했으니 헛수고하지 말라고도 덧붙입니다. 그러자 아랫동네에 있는 이가 말합니다.

 

 

 

 

꽃을 든 왕자 아니고, 갈고리를 든 공주라고 말이지요. 우리의 아미라 공주 갈고리를 날려 금발의 공주, 세이디의 공간에 다다릅니다. 공주를 구하는 경험은 처음이라 떨어질 뻔 했지만요?!? 탑에서 탈출하는 방법도 왕자와 공주가 행복한 동화에서랑은 달리 조금 황당한데 재밌으니까 직접 확인하세요?!?

 

 

 

 

공주를 구해본 것이 처음인 아미라 공주와 구원을 바란 적 없고 탑에 있을 때가 안전했다고 말하는 세이디 공주는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알지 못해요. 고민 중인데 때마침 세이디를 탑에 가둔 장본인, 세이디의 언니가 나타나 위협합니다. 멍청하고, 약해 빠진, 뚱뚱이는 탑에나 갇혀 있으라고 막말을 해요. 어려서부터 그런 소리나 듣고 성장한 세이디 공주의 자존감이 멀쩡할 턱이 있나요. 언니의 독설이 무서워 엉엉 울며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씩씩한 아미라 공주가 자신의 검과 유니콘, 튼튼한 머리털을 믿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구해보자는 이야기로 세이디 공주를 꼬십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그리 많겠냐고 세이디 공주가 대꾸하는데 만화(맞지만)처럼 나무 위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몰라 슬피 우는 왕자를 만났어요!!

 

 

 

 

거인 때문에 나무로 피했다는 왕자까지, 조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두 공주의 모험에 동참하게 됩니다. 셋은 마을을 처참하게 부수는 중인 거인을 무찌르려고 마구 달려가는데... 오해가 있었다네요?!? 거인이 악역인 것은 상식인데 반전이 존재합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인데 공주가 날씬해야하고 백인에 금발이어야하며, 왕자를 만나 결혼한 후에 후사를 낳아야 왕실 가족에 보탬이 된다는 그런 상식이 가득한 그림책은 이제 안녕해야 할 때인지 모르겠어요.

아미라도 그런 공주의 자리가 싫어 뛰쳐나온 거죠. 세이디 역시 여성스럽다, 공주스럽다... 는 코르셋(정의)에 눌려 괴롭고 비참한 평생을 살다 "행복"하기로 그저 자신이기를 선택한 거고요. 우리의 왕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용감무쌍한 모습으로 거인을 죽이라든가 하는 부모님들의 기대가 버겁기만 하대요. 겁쟁이도 행복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좋은 그림책이었습니다. 어떤 모습이건 우리의 아이들은, 또 누구든 행복을 찾아야하고 행복해야하니까요. 우리 아이들을, 그냥 ... 있는 그대로 소중히 여기기로 해요. 존재 그 자체로요. 저도 장아들, 장딸을 그만 괴롭히렵니다 ㅎ

같이 읽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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