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들 -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미래그래픽노블 3
오언 콜퍼.앤드류 던킨 지음, 조반니 리가노 그림, 민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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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추운 겨울, 가나의 열두 살 소년 이보를 만났다. 몇 해 전 먼저 떠난 누나를 찾아 형마저 유럽으로 쪽지 한 장 남기고 사라진 직후였다. 소년 역시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에 무작정 버스를 타고 형을 찾으러 갔지만 소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추위와 외로움, 배고픔 뿐이었다.

기적적으로 형을 다시 만났지만 사막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기까지 소년은 많은 것을 감내해야 했다. 소년들의 어려움을 이용하려는 나쁜 사람들의 위협을 견뎌야만 했고, 유럽을 향하게 된 이유는 각자 달랐지만 더 나은 삶을 희망했던 무수한 사람들을 견뎌내야 했다. 그저 같이 달콤한 꿈을 꾸었을 뿐이지만 무지했기에 결국 모두를 차가운 물 속에 쳐박아버린 사람들의 바람 또한 소년은 작은 몸으로 삼켜야했다.

물고기밥이 되어버린 형의 빛을 잃은 눈이 가슴을 묵직하게 누르고 때린다. 4월이면 생각나는 어린 영혼들이 겹쳐 보이는 것은... 인종과 종교, 정치•사상적 차이로 사람이 사람을 박해하여 생긴 난민도, 아이들의 죽음도 다 같은 이기심에서 출발한 것 같아서이다.

<<불법자들>>이란 제목이 아프다. 모두가 살아 숨쉬는 사람인데 맘충이니 하는 단어로, 사람을 벌레 마냥 일컫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슬프고 눈물이 났던 그날처럼 서럽다. 내 몸 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귀히 여길 줄 아는 세상이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나부터 내 권리들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면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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