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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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vN의 시사교양 프로,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소개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어렵게, 드디어 다 읽었다. SF 영화의 뺨을 여러 대 칠 것 같은데 1932년에 발표한 작품이라니 충격이었다.

설민석 선생님께서 찰지게 요약해 주셨지만 시사교양 프로와 담을 쌓고 지내는 나 같은 이들을 위해 살짝 적어보자면 때는 바야흐로 2540년, 인간마저 그야말로 찍어내는 듯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도 인류는 공평하지 않아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입실론 다섯 개의 계급은 존재하지만 어느 계급의 누구라도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 모든 만족감 역시 인류 부화 과정에서 이뤄지는 조작의 결과지만 다섯 계급의 사람들은 스포츠, 촉감영화(스크린), 자유연애(섹스), 소마 한 알이면 행복하다.

그런데 결점 하나 없었던 그들의 멋진 세계에 야만인 둘이 나타난다. 그들의 이름은 린다와 존. 린다는 본래 신세계에 속한 여인이었는데 야만인들을 구경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해 피임약도, 소마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존을 낳았다. 베타로 태어나 수정실에 있는 태아들을 돌보는 일밖에 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존이 장성하는 동안 늙고 추레해졌다. 모든 질병은 물론 노화까지 제어가 가능한 신세계에서 린다는 신기하고 역겨운, 게다가 어머니라는 이유로 불경한 존재였다.

알파인 아버지를 닮아 아름다웠던 존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야만 세계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예배당 궤짝에서 발견된 셰익스피어 전집을 품고 살다 어려서부터 동경하던 신세계로 왔다. 하지만 감탄도 잠시, 새로운 세계 역시 그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읽는 내내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고 안정효 님의 번역에 즐거웠지만 존처럼 <<멋진 신세계>>에 끊임없이 괴로워하며 의문을 품었던 것 같다. 유토피아의 그리스어 유래처럼 없는 곳(not place)은 아닌지, 있어서도 안되는 곳은 아닌지 생각했던 것 같다. 오셀로의 세계를... 괴롭겠지만 즐겨야지 마음먹었다. 시사하는 바가 묵직하다. 시대를 앞서도 너무 앞섰던 <<멋진 신세계>>를 모든 계급의 사람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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