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칠 때 건네는 농담 - 갑작스러운 인생 시련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손창우 지음 / 이야기나무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54일 아끼고 11일은 하와이로 떠나겠다던 <<하와이 패밀리>>의 작가이자 짱짱하던 가장, 손창우 작가가 갑작스레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책 홍보도 제대로 못하고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에 전념해야했는데 강의와 글쓰기가 가장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건강을 되찾기까지의 여정을 농담을 섞어 또 한 권의 책으로 내놓았다. 회복 후에 교수로 학생들 앞에 서기까지 했으니 정말, 다 가진 그의 비결이 무엇인지 <<바닥을 칠 때 건네는 농담>>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거창한 수술이랄 것도 해본 적이 없는, 그래서 감사함이 마땅한 나날을 살아온 내가 뇌종양을 앓고 극복한 작가 앞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나 내 공간이니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나마 비슷한 이야기라며 꺼낼 수 있는 경험은 지난 5월에 디스크 내장증으로 고작 5일 입원한 일이다.

혼자서 일어나는 것이 불가능, 남동생의 부축을 받고도 화장실에 갈 수 없었을 때의 충격과 공포는 쫄보인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돌도 안 된 딸래미가 보고 있든지 말든지 엉엉 울었더니 기운 빼지 말라고 남동생이 말을 보탰다. 신랑은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던 터라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난생 처음 구급차를 탔다.

저녁마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문병을 왔는데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류의 애달픈 마음으로 마구 찍은 사진 중에 남편이 같이 찍힌 한 장이 눈에 선하다. 아픈 건 난데 자기가 더 홀쭉해져서는 슬프고 창백한 얼굴로 앉아있던 남자. (그랬던 그는 퇴원날 자기가 가고 싶은 맥도널드로 안가고 맘스터치 간다고 정색했... ㅉㅉ)

본래도 까칠했던 나는 아픈 내내 남동생을, 남편을, 아이들을 쪼아댔는데 손작가 님은 참... 폼나게 투병하셨다. 쫄지 않고, 어지러운 중에도 아내 분과 아이들에게 사랑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쓰시고... 무한 긍정의 그 태도를 훔치고 싶어질 정도였다.

아이들에게 큰 소리 한 번을 안내시고 이런저런 설명을 조곤조곤 하신다는 아내 분도 나와는 전혀 다른 타입이시라 배가 아팠다.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살 것 같지만 손작가 님의 책을 순식간에 읽고나니 읽기 전 보다는 아주 조금 더 감사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생명을 살리는 감사와 긍정, 잊지 않고 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남자 둘과 작고 귀여운 볼살이를 애껴줘야지... 마음 먹는다.

무라까미 손루끼 작가님, 감사합니다, 저.. 참치처럼 몸만 불리며 살지 않을게요. 마음도 풍요롭고 따뜻하게 가꿀게요. 계속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