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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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어제도 네 덕분에 아빠와 화해를 했어. 아빠가 현관문에 들어서시자마자 너는 네 마음이 자꾸 이상하니 엄마에게 사과를 하라고, 엄마를 안아주라고 아빠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렸어. 그런 네 모습과 소리를 들으니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더라. 화장실로 황급히 도망쳤는데 이를 악물어도 웃음이 참아지지가 않아서 곤란했어.

아빠의 사과를 낼름 받아챙기려는데 네가 또 한 마디 건넸어. 유치원에서도 싸움이 나면 서로 사과하는 거라고 말이야. 엄마도 사과를 하란 의미였지. 마지못해 사과를 했는데 다시 돌아온 가내 평화를 마주하니 너를 낳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 주 내내 읽었던 그림에다(심재원) 작가님의 신간 <<너에게 사랑을 배운다>>도 그래서 시작부터 자꾸 눈물이 났나 봐. 그림 에세이라 쉬이 읽힐 줄 알았는데 몇 번을 쉬어가며 읽었는지... 가을이라도 타는 건지 아침마다 눈이 부어 참 못쓰겠더라. 

 

 

 

얼굴이 그려져 있지 않은데도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에서부터 느꼈을 감정까지 훤히 보인다고 말하면 너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겠지. (웃음) 어떤 그림에선 빈 얼굴에 너의 얼굴, 아빠의 얼굴, 우리를 대입하여 보게 되더라.

부부로 산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 사람 사는 일이 다 이렇게 비슷한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위안도 되고... 그랬어. 

 

우리 앞으로도 한동안은(네가 독립하기 전까지 말야) 함께 지내야할텐데 건강하고 행복하자. 서로를 배려하며 잘 살자. 방귀 모은 건 엄빠 안줘도 되니까 그냥 공기 중으로 편히 보내줘. 엄마도 소리 그만 지를게. 우리 서로 좋은 건 가르쳐주고 배우고 그러자. 엄마가 어른이지만 모르는 것도 많고 자꾸 깜빡하니까... 서로에게 친절한 사이가 되자.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한다. 아들.

+ 딸, 너도 물론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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