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프 그래픽 컬렉션
엘린 브로쉬 맥켄나 지음, 라몬 K. 페레즈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 문학을 의무감으로 읽어대던 여고생 시절, <<제인 에어>>는 유난히 두껍고 잘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했는데 엘린 브로쉬 맥켄나와 라몬 K. 페레즈의 그래픽노블 <<제인>>은 만화라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글을 쓴 엘린은 샬론 브론테에게 책을 바친다고까지 했는데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원작의 인물들과 요소들을 파격적이고도 탁월하게 현대적으로 재배치하는데 성공했다.

원작 <<제인 에어>>에서는 남자의 그늘 아래 보호 받으며 살아가는 여성이기를 주인공이 포기하는 것만으로도 19세기 여성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21세기의 제인 에어의 삶은 조금 더 하드 코어랄까.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다로 나가 물고기잡이, 그러니까 뱃일을 무려 2년 동안 해 독립자금을 마련한다.

뒤의 이야기는 원작과 비슷하다. 화가가 되기 위해 미대 등록을 하고 장학금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 유지 계약서를 쓰는 등의 이야기는 나름 신선했지만 부잣집 소녀의 유모가 되어 상류 사회를 맛보는 등의 수순은 조금 식상했다. 원작에서처럼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없다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제인과 독자 모두를 버럭하게 하고 울컥하게 만드는 와이프 설정은 아델을 재우고 돌아가던 그 밤에 삑- 삑-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을 때부터 직감했고 말이다. 이런 류의 이야기나 영화,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 특유의 거침없음으로 로체스터에게 도전하는 모습은 뻔해도 짜릿했지만?!?

몰입해서 읽고나니 <<제인 에어>>라는 산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진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더욱 끌어내기 위해 고전소설을 각색한 그래픽 노블이 더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