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한 토끼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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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와 개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있습니다. 시선의 끝엔 납작한 토끼가... 토끼의 몸을 온전하게 떼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눌러붙어있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쭉 빼고 누워있는 토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우스워하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토끼가 살아있는 것 같아, 죽어있는 거 같아?"

이제껏 그저 귀엽고 조금 사나운(!) 토끼만 만나왔던 아이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있는 것 같다고 답했어요. 저는 토끼가 누운 곳이 차가 다니는 길이라고 말해줬고요. 그제야... 아빠 차를 타고 지나는 길에 본 로드킬 당한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바두르 오스카르손의 이야기는 개와 쥐의 조금은 우스운 대화를 통해 생각보다 삶 가까이에 있는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너무 심각하지 않게 아이와 심오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네요.

개와 쥐는 납작한 토끼를 차도에 방치하는 것이 토끼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생각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조심스레 집으로 옮겨요. 그리고 밤을 새어 토끼를 좋은 곳(!)으로 보내줄 준비를 하죠. 토끼를 보내주기 위해 개와 쥐는 마흔 두 번이나 왔다 갔다 뛰어다녀야 했어요. 의리가 대단한 동물들이죠?!? 어디로, 어떻게 보냈는지는 ㅎ 직접 확인하시길요.

상당히 의외였고요... 쥐가 토끼를 보내고 개에게 "토끼가 좋아하고 있을까?"하고 물었거든요? 저도 아이에게 똑같이 물었고요. 저희 모두의 대답은 동일했답니다. ... 모르겠어요. 죽음은 가까이에, 어디든지 있지만... 글쎄요... 뭐라 설명하기도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는 미지의 무언가잖아요? 그래도 그런 거시기가 있다..라고 이야기할 기회가 그림책을 보고 생겨서 좋았다고 하면... 차에 치인 무수한 동물들에게 실례일까요... 안전운행과 길을 건널 때 조심하자.. 등의 생각은 아이도, 저도 새삼 확실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좀처럼 드문 기회를 얻고 싶으신 모든 분께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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