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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와 함께 성경전서 : 한글 & 영어 쓰기 영성교재 - 각 1장 1절 ㅣ 글로벌 시리즈 5
배수현 지음 / 가나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요새 여섯 살 아들과 내가 열심히 풀고 있는(!) 문제집... 아니고 영성 교재의 사진이다. 배송되었을 때 불투명한 흰색 비닐에 담겨왔는데 영락 없이 문제집 같았다. 오랜만에 주의 말씀에 매진하게 되는 까닭에 내게는 조금 행복한 느낌을 주는 책인데 까막눈 신세를 면한지 얼마 안 된 어린 녀석에게는 진땀이 나는 시간인 듯 하다.
내 글씨에는 적당한 칸의 넓이도 아이에게는 너무 가혹한 모양인지 창세기의 한 줄은 어찌어찌 다섯 칸에 쓰더니 출애굽기의 두 줄은 스케치북에 쓰고 싶다는 말을 건네왔다. 아래 영어를 위한 칸을 써도 된다고 했더니 These의 The까지 따라쓰는 귀여운 짓을 했다.
하지만 책 표지에도 떡하니 쓰여있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 <<스티커와 함께 성경전서 1장 1절 한글&영어 쓰기 영성교재>> 라는 긴 제목을 가진 이 책은 3*9 = 27 !!! 구약 39권, 신약 27권의 1장 1절을 모조리 다 써볼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다.
확실히 아이들 용인가도 싶게 재밌으라고 어른들도 가끔 헷갈리는 성경의 약자를 스티커로 제작, 성경말씀을 쓰는 자리 상단에 붙일 수 있게 해두었는데 실제로 여섯 살 인생은 그 재미로 열심히 쓴다. 다 쓰고나면 책거리를 근사하게 하자고 밑밥도 던져놓았다.
통독은 어렵고 전체를 필사할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못했는데 1장의 1절씩이라도 이렇게 살피게 되니 참 좋다. 한 번씩 읽어봤을 각 권의 1절은 이상하게 낯설고 신선했다. 어린 아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엄마가 무서워 함께 하고 있을테지만 나는 믿는다. 아이가 주의 말씀을 어려서부터 이렇게 가까이 하면 하늘 아버지께서 더욱 어여삐 여겨주시고 그의 인생을 나보다 더 살뜰히 챙겨주실 것이라는 걸... 아무쪼록 모자 모두에게 은혜 가득한 순간순간이길 기도한다.
구약과 신약 사이에 십계명과 주기도문도 따라쓰게 실어두셨는데 어서 구약이란 커다란 한 고비를 넘기고 쓰고 싶다! 믿음의 형제, 자매여 함께 쓰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