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치 핸드북 : 컬러와 채색법 어반 스케치 핸드북
샤리 블로코프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샤리 블로코프의 <<어반 스케치 핸드북 : 컬러와 채색법>>. 요새 멋있는 아줌마인 척 가방에 넣고 다니는 책이다. 심지어 오늘은 아들 놀이터 가는 데도 괜히 보고 싶어 들고 나갔다. 비가 곧 쏟아진다는 하늘과 빨간 표지가 제법 멋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어반 스케치의 ㅇ도 모르는, 심지어 스케치부터 어디선가 배워와야하는 내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모양이다.

 

물감이나 붓에 대한 내 동경은 중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도 눈부시게 기억나는 물건 하나는, 예고를 지망한다던 하얀 얼굴 그 아이의 납작붓이다. 그렇게 불러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여튼, 선 하나를 그어도 그 아이와 납작붓은 어찌나 강렬하고 멋스럽든지... 미술 실기 점수 A를 보장할 것 같았던 그 전문가용 붓은 고딩 시절까지도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아들 미술놀이 시키려 이케아에서 하나 사봤는데 예상대로 도구가 아니라 손이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더욱 샤리 블로코프의 금손이 탐나는도다! 하며 책에 실린 그림들을 탐욕스럽게 훑고 잘 알아먹지도 못하는 이야기들을 시험이라도 볼 것처럼 열심히 들여다봤는데 이 여인, 말도 너무 잘 한다!!!

 

그녀의 말을 몇 가지 빌어 쓴다면 명도는 스케치에 간을 더하는 소금과 후추 같은 양념이고, 지루하고 재미 없다고 저평가 당하는 무채색은 실제로는 비범한 아름다움을 지녔으며, 수채화 기법 중의 하나인 웨트 인 웨트는 수채화의 마법이자 본질이라고! 한 가지 색으로만 그려도 어반 스케치는 재밌고 두 가지 색을 쓰면 강조가 가능하며 여러 가지 색을 쓰면 당연히 더 재밌다고 마구 읽는 이를 홀린다.

 

이런 식이니 당장이라도 물감을 주문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스케치를 어디선가 먼저 배워야 색을 칠한텐데 말이다.

 

돼지 목에 진주 같은 귀한 책이었다. 검정, black 정도로 알고 있었던 색의 이름이 루나 블랙이란 것과 그녀가 즐겨 쓰는, 이름에 blue가 들어가는 파란색 계열도 자그마치 여섯 가지나 되고 각각 멋진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 책에서 비로소 배웠다.

 

팔레트에 색을 채울 때도 제대로, 잘 이해하고 있는 색을 담으라고 전도(!)를 시작한 그녀인데!!! 갈 길이 참으로 멀다. 하지만 분명 커다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으니 기꺼이 걸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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