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컬러풀 미카! - 무채색 어른 세상에 색을 칠해 준 아이들
미카 지음 / 책밥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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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누가 나를 좋아하면 이마에 뭐가 난대."

 

"뭐가요?"

"뿔?"

 

"내가 누구를 좋아하면 볼에 난다나? 선생님 오늘 이마에 뭐가 났는데 누가 날 좋아하나 봐!"

 

"저는 볼에 여드름 없는데요."

"저도 없고요."

"선생님, 저도 없어요!"

 

귀여운 아이들과 그녀석들만큼이나 사랑스러운 그림 선생님을 만났다. 바로 <안녕, 컬러풀 미카!> 라는 책 속에서.

 

작가는 아동미술센터와 미술학원 등에서 만난 치명적이게 귀여운 녀석들과의 깜찍한 에피소드들을 특유의 그림체로 어여쁘게 그리고 담았다. 작가의 SNS에서 먼저 만난 이들이 평했던 것처럼 힐링툰이 맞더라.

 

위에서 소개한 뿔 이야기가 나는 제일 재밌었고 감기에 걸릴라치면 가장 많이 쓰는 목이 결국에는 소리를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에서는 학원 강사 시절, 나 역시 늘 경험했던 상황이라 고개를 끄덕였으며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던 날의 이야기에서는 덩달아 울컥했더랬다.

 

그리고 아이들... 책을 다 읽고나니 과거의 내가 몹시도 사랑했던 아이들이 생각이 났다. 하여 비밀번호도 잊어버린 싸이월드를 찾아갔다. 심지어 핸드폰 번호도 바뀐 터라 이름과 이메일 주소로 겨우 다시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13년 전의 꽃처녀 시절로 돌아갔다.

 

예쁘게 생겼는지 공주님이란 소리를 자주 듣는 작가와 달리 나는 마녀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쾅쌤이란 호칭 뒤에 커다랗고 빨간 하트를 붙여 편지를 주는 녀석들도 있었다.

 

사진 속 녀석들의 얼굴이 곤란한 듯 하면서도 밝아 기분이 이상하다. 이런 얼굴이었든가 싶기도 한 여러 얼굴들... 시간이 제법 흘렀는데 이름까지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아이들이 보여 아이들의 사진이 담긴 <찬란한 청춘들>이란 폴더를 끝까지 살피고 말았다.

 

좋은 책 한 권은 ... 사람을 이리저리로 이끈다. 결심 같은 것을 하게 해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게 미래로 보내는가 하면, <안녕, 컬러풀 미카> 는 나를 과거로 보냈다. 좋은 추억 속으로 등을 떠밀어 지친 맘이 책의 예쁜 색깔따라 생기를 되찾는 느낌.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없더라도 모두가 즐길 수 있게 각각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발랄하니 함께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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