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소피 드 빌누아지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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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는 언제, 어떻게 죽을지 선택하고 싶어요. 자살을 생각하면서 바로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내가 결정한다는 것. 내 인생에서 대단한 걸 스스로 결정한 적이 없었으니까, 적어도 죽음에 대해서는 내가 결정하고 싶어요.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거 알지만 나한테는 그게 큰 위안이 돼요."

45세 노처녀 실비 샤베르, 4년 전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까지 돌아가신 지금 12월 25일에 죽기로 결심하다!

10월의 언젠가 센 강 중앙에 둥둥 떠다니던 시커먼 실루엣을 본 것이 계기다. 그의 결단은 비록 자살 미수로 끝이 났지만 나는, 예전부터 몹시도 싫었던 크리스마스 오후 2시 30분에서 4시 30분 사이에 맛있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내 죽음을 누군가에게 죽고 싶다는 이 마음을 알리고 싶다. 그래서 상담사 프랑크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 남자 좀 예상 밖이다. 말릴 생각도 없는 것 같고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한다. 대신 두 달 조금 넘게 남은 시간을 활용해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아보라며 미션을 주기 시작했다.

미션 1. 부끄러워서 절대로 하지 못할 일을 해라.

나는 본래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잠도 못자는 성격이다. 나는 미션을 (알콜의 도움을 좀 받긴 했지만) 수행했고 끝내 기절했지만 몸의 일부분을 순수한 상태로 되돌렸다! 차마 밝힐 수는 없으니 궁금하면 책에서 확인해라.

미션 2. 비난받아 마땅해 보이는 짓을 저질러봐라.

금전적 손해가 막심했지만 어찌어찌 성공했다. 하지만 몹시 화가 났다. 분노를 고스란히 품고 프랑크에게 갔다. 누구에게도 표출한 적 없는 열기로 성질을 냈다. 아, 그런데 어쩌다 다음 미션이 ??이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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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었던 제목 -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 뉴 이어> - 과 달리 실비의 이야기는 단숨에 읽혔고 유쾌하기까지 했다.

고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늘 순종적이었고 만족을 드리는데 애썼던 실비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길을 잃어버렸다. 친구를 사귀고 인생을 즐기는 법, 더 나아가 행복에 이르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그녀가 쿨한 상담사를 만나 일탈을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본심을 발견하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뻔한 것 같지만 이런 해피엔딩이 나는 좋고,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밝힌다는 생각이다.

19년에 영화로도 개봉된다는데 감독이 작가만큼이나 재능있다면 전 세계의 건어물녀들을 구원하리라. 자살을 꿈꾸는 이들도 이 책을 집어 들어 읽고 그냥 "살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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