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소리 - 손솔지 장편소설
손솔지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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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글씨지만 분명 장편"소설"이라 적혀있는 걸 못보고 실재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유튜브에 ASMR 컨텐츠를 녹음하는 소리(닉네임)라는 여인이 에세이를 출판한 줄 알고 책의 절반 넘게 읽으며 글솜씨에 감탄하고 있었다.

어쩐지... 검색해도 비슷한 컨텐츠는 많은데 못찾겠더라니... 온라인 서점에 작가인 손솔지 씨의 얼굴을 확인하고도 비밀이라더니 여기에 실명이랑 사진있네... 하며 당황했... 그 정도로 여인들이 당했을 법한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을 때처럼 비애감에 사로잡히게 되는,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을 사정이라 몹시 사랑스러운 딸을 하나 낳은지 얼마 안 된 애미는 더욱 먹먹하고 막막한 마음.

미투다 뭐다 해서 억울한 남성들도 많은 세상이지만 2차 성징이 시작되고 생리를 시작하면서부터 맞닥뜨리게 되는 세상은 유독 여자들에게 싸늘한 것 같다. 브래지어를 확인하려 등을 긁고 가는 추행에서부터 더 어린 아이들에게도 함부로 향하는 더러운 손길들, 지껄이는 사람만 즐거운 농담과 어리면 어리다는 이유로... 나이가 들면, 결혼을 하지 못하면, 살이라도 찌면 ... 결혼을 해도 ... 다양한 죄목이 여인들의 숨통을 막는다.

딸이 살아갈 세상도 여자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는 소리들이 넘쳐날 것이다. 지레 포기하지도, 겁먹지도 말고 소리처럼 두 손 꽉 쥐고 여자, 소리 냈으면 좋겠다. 여자라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해야만하는 말들을 하면 좋겠다. 그런 여인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딸,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개떡같은 속담은 사라지도록 망함이 마땅한 이상한 나라는 가고 모두에게 괜찮은 세상이 오면 좋겠다. <여자, 소리>같은 책이 더 많이 읽히고 퍼져야한다. 남녀노소 상관 없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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