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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ㅣ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김수정 작가님의 <아기공룡 둘리>. 찾아보니 1983년작. 보물섬이란 만화잡지에서 처음 연재됐다는데 나는 텔레비전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두 살 어린 남동생이랑 정말이지 넋놓고 보고 또 봤던... 헤어졌던 엄마를 다시 만나는 장면에선 괜히 따라 울었던 ... 조금은 오글거리는 기억 속의 만화다.
둘리 뿐아니라 하나하나 참... 어른이 된 지금 봐도 사랑스럽다. 또치 빼고 ㅋ 어릴 적 나의 별명. 이것 역시 찾아보니 이마가 톡 튀어나온 이를 일컫는 전라도의 속어란다. 전라도 출신에 이마가 ... 빼도 박도 못하게 딱 나다. 둘리의 친구 타조(?) 또치도 그래서 그런 이름을 하사받은 모양이다. 하지만 나오는 캐릭터 중 가장 덜 생긴 녀석이라니... 애증의 또치!
다시 만난 둘리로 말할 것 같으면 제법 괜찮은 어른(?)으로 자란 모양새다. 길지 않은 호흡으로 내뱉는 이야기마다 주옥같다. 그래서 따라 썼다. 좀 더 내 것이 되었으면 싶고 내 생각, 내 삶 속에 녹아들었으면 싶어서 욕심을 가득 품고 따라 썼다. 심지어 표지 속 둘리까지 따라 그렸다!!!
지구상에 하나 남은 공룡, 둘리. 주민등록증도 받고 사람에 가깝게 라면도 후루룩 짭짭 먹으며 치열하게 살았지만 참 외로웠을 것 같다. 그래서 이 녀석의 말이 담긴 책이 깊은 울림을 주는지도. 다시 만나고 싶지만 넋놓고 그를 바라볼 시간이 조금 부족하니 녀석의 책을 가까이에 두고 읽으며 추억해야겠다.
오디오북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책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하는 이때에 추억 속 그 목소리 그대로, 둘리와 친구들 역할을 하셨던 성우님들이 한 장 한 장 읽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게만 아니라 둘리를 시청하며 같은 즐거움을 누렸던 80년대에 태어난 친구들에게 힘이 되는 낭독일테니 말이다. 둘리를 기억하는 세대에게 일독을 권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