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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리 에토의 신간이 나왔다. 이번 책 『다시, 만나다』에도 작가 특유의 매력이
잘 담겨 있다.
제목이 제목이니만큼 "재회"에 관한 이야기들인데 관계의 종류가 다양하여 만남 종합 세트 같은 느낌이 든다.
첫 번째 에피소드 <다시, 만나다>는 업무 관계로 만났던 이를 여러 번에 걸쳐 다시 만나고, <순무와 셀러리와
다시마 샐러드>는 손님과 백화점 지하 식품부 관리자의 조금은 황당한-순무 샐러드인데 무 맛이 나서!!!- 조우를, <마마>에서는
어머니, <매듭>에서는 친구, <꼬리등>에서는 연인, <파란 하늘>에서는 아내를 다시 만나게
된다.
소설이니 설정이 일반적이지는 않으나 현실적인 만남이 이뤄지기도 하고 죽었던 이가 위기의 순간에 영혼의 형태로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꼬리등>에서는 환생을 몇 번이고 계속하며 만나는 연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비애감마저 느껴져 자꾸 책에 빠져들게
됐다.
주책맞은 아줌마라 행간의 의미를 읽고 싶은대로 읽고 설레기도 하고 부러운 마음도 들어 아껴가며 즐겁게 읽었는데 글솜씨가
미천하여 표현이 잘 안되니 아쉽다.
자연스레 옛 사람들 생각도 났다. <매듭>에서처럼 상처와 아픔으로만 기억되는 관계들을
풀고 싶어지더라. 연락조차 되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재회란 것이 늘 좋은 일은 아니나 모리
에토는 그래도 썩 괜찮은 경우들로 담백하게 그려두었다. 이 겨울, 그대들에게 위로가 되는 만남, 다행인 재회들만 가득하길 바라며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