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 잘 들어주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이서현 지음 / 렛츠북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운이 좋아 아드리가 하원할 때쯤 딸이 잠들면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과자 한 봉지나 소세지 하나, 어린 인생답지않게 즐겨 마시는 식혜를 한 캔 사준다.

어제도 운수 좋은 날! 기분이 좋은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아드리가 꺼낸 말. "아주아주 예쁜 꽃이 보고 싶어요." 이 가을이 너무나 추운 애미는 이미 겨울을 살고 있었던 까닭에 "봄이나 돼야 볼 수 있을 걸..." 하고 대답했는데 모자 앞에 갑자기 나타난 키 작은 코스모스!

 

 

 

 

 

 

 

쭈그리고 앉아 들여다보던 아들 녀석이 꺾으려는 손동작을 한다. 집에 데려가고 싶다는데 우리 집엔 그보다 더 예쁜 진성, 진솔 꽃이 있지 않느냐고 얘는 여기 살아야 오래 산다고 하면서 말렸다.

편의점에 도착, 과자를 고르는데 아드리가 자신의 베프인 아빠 것도 사자고 한다. 아빠는 뭘 좋아하시는데? 물으니 라먼?하고 되묻는다. 집에 많으니 그건 됐고 콜라는 어떨까?하고 물으며 500ml와 200ml 사이에서 고민하다 적당히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은 걸 집었더니 아빠는 큰 걸 좋아한다고 주장한다. 언제 이렇게 아빠의 취향에 통달한 것인지? 재미있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데 마음이 좀 복잡하다.

나는 좀 더 크게, 그리고 또 자주 아이의 생각과 말들을 듣고 싶고 잘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고른 책!!!

 

<마주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딸 하나에 쌍둥이 아들 둘을 둔 엄마 이서현 씨는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엄마다.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그 기록이 넘치면 음을 붙여 노래로 만들기까지하는 마주이야기 꽃 피우기 분야의 고수!

방법을 좀 배울까 싶었는데 이 책... 순 자기 자식들의 예쁜 말 대잔치! 자랑 일색이다! 힘들게 요약을 하자면 사진 한 장 덜 찍고 대신에 아이와 한 마디 더 나누고 사랑스럽고 어여쁜 말들을 기록하라... 이 정도일까?

작가의 자랑이 이해가 될 정도로 이 집 아이들은 참 말을 예쁘게 한다. 아프지 말고, 늙지말라는 등 엄마를 아끼고 사랑할 줄도 아는 것 같고... (장아들은 김엄마를 사랑은 하지만 결혼하기는 싫다고 한 적이 있다!!!) 같은 다섯 살인데도 내 새끼는 그런 감동적인 말을 들려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전신마취 두 번의 후유증으로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 고민하다 보니... 아들의 말을 애를 재운다, 몸이 피곤하다, 시끄럽다.. 하는 등등의 핑계로 막았던 것이 생각이 났다.

아빠가 엄마보다 좀 낫다. 두 남자가 머리를 맞대고 잠을 청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양이다. 아이의 속사정은 아빠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자고 있는 아들 녀석을 보면 좀 슬퍼진다.

책 속의 엄마와 아이들처럼 살뜰한 사이로 거듭나고 싶다. 마주이야기(대화)가 관건이다. 마주이야기 꽃이 우리집을 가득 메우는 그 날이 올 때까지 귀가 좀 따가워도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귀를 열어 녀석의 속사포 랩에 취해야겠다. 화답하는 노래는 그 후에 불러도 괜찮겠지. 그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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