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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갑니다, 편의점 - 어쩌다 편의점 인간이 된 남자의 생활 밀착 에세이
봉달호 지음 / 시공사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오늘도 다섯 살 인생의 하원에 맞춰 발걸음 가볍게 향한 곳! 이사온지 아직 한 달도 안된 우리 모자가 아빠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소비"란 걸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 바로, 편의점이다.

비록 12시면 문이 닫히는 낯설은 형태의 편의점이지만 깨끗하고 밝은 이 공간이 나는 참 좋다. 낮엔 엄마 손 잡고 가고, 밤엔 샤워하고 나서 아빠를 앞세워 무려 두 번씩 가는 꼬꼬마에게도 그런 듯?
그런데 우리 모자보다 더 편의점이란 공간을 사랑하고 연구하고, 상주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봉달호 씨!
우리 모자랑 다른 점을 파악하셨는지? 우리는 이쪽, 봉달호 씨는 저쪽! 그는 카운터 안쪽 사람이다. 알바생 아니고 무려 사장님!!!
새벽 6시부터 자그마치 14시간을 편의점이란 공간에서 여러 물건을 정리하고 팔고, 신메뉴들은 누구보다 먼저 씹고 뜯고 맛보아 즐긴 뒤 고객들에게 브리핑하기도 마다 않는 열혈 점주다.
또 무수한 손님들이 오고 가는 편의점에서 독서대를 두고 책 한 줄 읽으려고 노력하고 글이 쓰고 싶어지면 냉장고에 음료를 채워넣다가도 박스 안쪽에 끼적이는 그런 멋진 아저씨(당신이 그리 불리는 것이 좋다셔서 적어보는 호칭!)다.
동업자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꿋꿋이 써내려간 글이 이렇게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아르바이트라고는 수능 치르고 갈비집에서 일주일 일해본 것이 다인 나는 평생 알 수도 없고 알지도 못했을 편의점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냉장고의 발명과 함께 등장한 넘나 멋진 공간, 편의점! 어떤 멋쟁이들보다 계절에 민감하여 분위기를 바꾸는 편의점! 택배부터 의약품까지~ 이제는 현대인의 모든 필요를 24시간 내내 충족시켜주는 편의점! 우리는 이 편의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수천 가지 상품 중에 손에서 손으로 건네주는 유일한 품목이 무엇인지 아는가? 편의점 전체매출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기도 하는 이 OO이 고작 9%의 마진을 남기는 터라 이익을 다 깎아먹지만 안팔았다가는 편의점 말아먹게 되는 이 엄청난 물건을?!? (정답은 댓글로 알려드리리.)
얼음컵이 삼각김밥과 더불어 편의점 업계 양대 발명품이라 부서질 듯 세게 내려치지 않아도 굳은 얼음이 액체와 만나면 사르르~ 풀린다는 건?
요일마다 잘 팔리는 물건이 따로 있다는 건 또? 봉사장님 책을 읽고 머릿 속에 가득 찬 지식을 모두 자랑하고 싶지만 상도덕에 어긋나니 이 정도로만 하겠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모든 편의점 사장님들이 몹시 싫어하신다는 밑장빼기-뒤에 있는 제품을 빼내는 행동, 신선도 관리가 어려워 점주도 손해를 보고 결과적으로 폐기가 늘어 지구에도 해롭다-를 이제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