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 원작 에프 클래식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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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11년에 디즈니에서 나온 <<곰돌이 푸>>를 넷플릭스로 시청했다. 글자 그대로 책에서 푸와 피글렛 등의 등장인물이 튀어나온 듯 활자에 부딪치고 그것들을 사다리 삼아 구덩이를 빠져나오는 등... 어린시절 나를 설레게 했던 그 사랑스러움은 그대로였으나 내용이 영 재미가 없었다. TV시리즈와 극장판의 차이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순수함을 잃어버린 내 탓이라는 생각이 지배적.

 

 

 

 

 

 

 

기회가 닿아 책으로도 읽어보게 되었다. 디즈니보다는 이 쪽이 더 나은 듯. 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아들인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을 위해, 아들이 잘 가지고 노는 인형들과 아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지어내면서 세상에 나온 책이라는데 책 중간중간에 아빠인 작가 역시 등장하니 구연동화 현장에 독자 역시 함께 있는 것 같았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푸를 어리석다 말하면서도 사랑스러워하고, 최고의 곰이라 일컫는 것처럼 아빠의 눈에 크리스토퍼 로빈도 최고의 아들이지 않았을까? 내게 장아들이 가장 사랑스러운 꼬꼬마인 것처럼?

바보들의 행진 뺨칠 것 같은 어리숙한 녀석들의 탐험 말고 팜험이 귀엽기만 한 것은, 푸가 꿀만 탐하고 멍청해도, 피글렛이 작은 몸집 답게 소심해도, 이요르가 자신의 몸 색깔처럼 우중충한 성격이어도, 토끼가 은근 귀엽지 않은 녀석이어도, 올빼미가 잘난척쟁이여도 이 모든 녀석들이(티거가 책에는 안나오더라!!!) 요즘 다시 사랑받는 이유는 그 모습 그대로 그들만의 세상에서 인정받고 있고 사랑받기 때문이 아닐까.

싸늘하기만 한 현 세태를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도 모르는 와중에 그리워하는 것이 그런 인정과 애정이어서 이 녀석들이 다시금 인기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해봤다. 서로가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하고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단순한 그네들의 삶이 부럽다는 생각도 했다.

책은 책일 뿐이고 우리는 변함 없이 똑똑하고 불행하게 살아가겠지만, 곰돌이 푸와 그의 친구들을 기억하고 조금은 사소한 행복들에 감사할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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