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입니다만 - 지금, 여기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라문숙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 살림은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지만 살림하는 여자의 마음은 매일 다르다. 평온한 날들 사이에 억울하고 막막하고 허전하고 불안한 날들이 양념처럼 끼어든다(144쪽).

 

 

이런 날에 완벽한 전업주부라기엔 부족하여 가장자리나 경계 어디 쯤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 말하는 라문숙 작가는 단순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헌데 그녀가 자주 해먹는다는 음식들의 목록을 훔쳐보자니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훨씬 웃돈다. 그녀가 스스로를 불량주부라 일컫는다면 나는 전업주부라 말하기도 민망한 어디엔가 있을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사랑하는 풍경, 냄새, 또 그녀의 글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몹시 내 맘을 흔들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나머지 부럽고 또 부럽다.

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이 지겹기도 하고, 버겁기도 한 나날인데 그녀처럼 작은 행복을 살뜰하게 찾아, 잘 보듬고 간직한다면 나를 정의하는 네 글자에 감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를 좀 더 대접하고(이미 너무 아끼고 있는 거 아니냐고 신랑은 타박할지도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라주부처럼 좋은 글을 써낼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편협한 독서는 그만 두고 좀 더 광범위한 글들을 다독해야겠다는 야심가득한 결심도 했다!

부족함 투성이의 주부인지라 이 책을 집어들기까지도 시간이 좀 걸렸지만, 주부가 아니더라도 책 좋아하는 여인들이라면 누구나 반할만한 책이다. 하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이 책을 넘길 마음이 없으니 궁금하다면 어서 온라인 서점들로 달려가시길.

표도 안나는 집안 일에 파김치 못지 않게 지쳐있을 사랑하는 여인들이여, 오늘도 부디 어여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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