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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한다 - 첫 반항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카차 자이데.다니엘라 그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지난 주말의 일이다. 근처 아울렛에서 점심을 먹고 어여삐 심겨진 튤립들을 보는데 이런 예쁜 배경에서 내 배를 볼록하게 만든 2호와 사진을 찍어본 일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칼바람을 피해 주차장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는 장아빠에게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 부탁했다. "너를 찍어주마"해도 전혀 관심 없던 장아들이 유모차에서 제 발로 내려오더니 곁에 섰다. 그리고 카메라를 바라 본 바로 그 순간! 천둥벌거숭이가 튤립의 가녀린 꽃대를 잡더니 그대로 쑤욱! 너무나 깔끔하게 흙에서 뽑아냈다.
사실 아들이 걷기 시작한 이후로 이런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들은 비일비재했다. 동네 키즈카페를 갈라치면 알바생이라도 된 양, 청소기와 물걸레를 손에 쥐고 다니며 아들이 흘린 물이며 아이스크림 등등을 쓸고 닦아내야했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사자후를 발하고 후회하는 날들이 많았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한다>> 이 책 제목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전투적으로 읽기를 끝마친 지금 나는 다시금 씁쓸함을 느끼고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아이의 행동을 오해하고 실수에만 마음을 쏟았던 것이...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선하다"라는 전제 하에 아이의 수많은 노력들을 인식하고 집중하라는 작가 둘의 말에 몹시 마음이 찔린다.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도 밀려온다. 알량한 자신감으로 이 정도면 됐다, 내가 아들에게 못해준 것이 무엇이냐 했던 생각들이 참 부끄러워진다. 나는 아들을 반도 이해하지 못했고 아이가 자라는 속도에 맞춰 무수한 것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쭉 배우고 깨달아야하는 사람이었다.
좀 더 믿어줘야지, 좀 더 안아주고 살뜰히 살피며 돌봐야지... 마음먹는다. 오늘의 반성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넘어지고 후회하겠지만 더 나은 엄마가 될 나를 기대하고 아들을 향한 기다림을 포기하지 말아야지 스스로를 토닥여본다.
생생하고 남일 같지 않은 무수한 증언들이 실려 있는 책이다. 아이가 왜 화를 내는지, 그 반항 속에 담긴 진의를 파악하게 돕는 책이다. 아이와 평화롭게 행복하고 싶을 엄빠들에게 강력추천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