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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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의 신작 여행 에세이입니다.

작가님의 섬세한 시선은 여행에서 또 어떤 것들을 포착해 내셨을지,

일상과 여행 경계의 모호함 속 작은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흥미롭게 들려주실지,

작가님의 감성을 좋아할 뿐 아니라 깔끔하고 쉽게 읽히는 문체도 좋아하기에 한껏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책의 초반에 여행을 대하는 작가님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겁이 많으며, 지리에 약하고, 여행할 때는 꼬맹이로 돌아가는 기분, 저와 비슷하단 생각에 괜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스무살 시절 아르바이트로 경비를 마련하여 파리에 갔을 때의 이야기는 작가님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미 수십 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 놀랬습니다. 

파리 사람들이 여행객들, 특히 덩치가 작은 동양인을 대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또 그런 파리지엥을 상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다는 것과 그런 현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스스로 기운을 내고 용기를 북돋아가며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쫄보들의 여행 숙명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파리를 여러번 다녀왔고 가족들과 파리 한달살기도 해봤던 저에게 있어 파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파리의 기본적 위생에 대한 것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처럼 이어지는 책의 내용 또한 어디론가 여행을 떠났을 때,

또는 그런 여행을 통해 일상적으로 떠올리게 된 사소한 작가님의 생각과 시선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스르르 저의 여행은 어떠했는지 비교해보며 떠올려볼 수 있어서 추억에 젖어 드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은 읽는 즐거움 외에 보는 즐거움도 간간히 주고 있습니다.

깨알같은 그림들이 문득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어느 페이지에서는 한 쪽을 온전히 그림으로 채워놓기도 합니다.

당일치기 여행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들려주실 때에 함께하는 푸름이 가득한 그림 하나는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 풍 자체도 부드럽고 편안한데 그림 속에 주요 색으로 사용된 녹색이 주는 안정감까지.

이 그림은 결코 '출장'에는 어울리지 않고, 분명 '여행'과 어울리는 그림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비와 관련 된 이야기에 등장하는 그림은 비를 좋아하는 저에게 더 인상적인 그림이었습니다.

사실 여행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몫은 7할 이상이라 생각하는데, 작가님 특유의 유쾌함과 낙천적인 면을 이와 관련된 이야기 속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즈음에 나오는 숲 속 기차의 풍경 그림은 해가 지는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며 여행에서 돌아오는 분위기를 정확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마음으로 홀연히 떠나고,

여행지에서는 그 곳에 오래 머물고 싶을만큼 온 마음을 다해 그 곳을 오롯이 즐기지만,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은 작가님은 물론이고 모든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의 공통된 생각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체 페이지 자체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어렵지 않게 적혀 있어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에세이라는 특성상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 속 생각들을 제 생각들과 견주어보는 시간도 가지고,

작가님께서 소개하시는 여행지는 물론이고 책이나 노래, 음식 등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엔 관련 정보를 찾아보며 읽다보니 은근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책을 읽겠지만,

결국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모든 독자가 작가님의 여행, 삶에 대한 생각들을 들여다 봤다는 점에서 작가님과 보다 친근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저 또한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과 여행에 대한 일상적 대화를 나누고 그 생각을 공유했다는 느낌이 들어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여행드롭 #에쿠니가오리 #김난주 #소담출판사 #여행에세이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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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선수 시리즈 15
선수 에디터스.박주성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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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하나만 던져주면 우루루 몰려 들어 열심히 축구를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습니다.

비싼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특별한 공간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축구의 간편함과 단순함은 축구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스포츠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런 축구를 떠올릴 때 우리는 종주국 영국보다 브라질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그런 브라질을 대표하는 현존하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네이마르일 것입니다.

네이마르라는 축구 선수 자체는 물론이고 그가 속한 브라질 국가대표팀, 그리고 그가 속했던 클럽들 - 바르셀로나와 PSG에서의 이야기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로웠습니다.


네이마르가 브라질에서 어떤 평가와 위치에 있는 선수인지는 브라질의 레전드인 펠레의 역대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넘어 섰다는 것만으로 가늠이 가능합니다.

2010년 월드컵에서 당시 브라질 팀 감독이었던 둥가는 네이마르를 차출하지 않았고 결국 8강 네덜란드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만약 그 대회에 네이마르가 출전했다면 어땠을지....

그 후 2010년 7월 새로운 감독 하에 네이마르는 대표팀에 차출되었고 대표팀 데뷔 경기에서 레프트 윙 포워드로 출전하여 데뷔골까지 기록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네이마르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지만,

그가 대표팀에 데뷔하는 이 시점까지의 이야기는 잘 몰랐었기에 책의 초반 이런 내용이 저에겐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이후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하여 2011년 코파 아메리카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이야기는 말 그대로 드라마틱합니다.

축구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이마르가 당한 치명적인 부상과 네이마르가 결장한 상황에서 4강 독일전 참패는 아직도 충격적인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와일드 카드로 참가한 네이마르는 조국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갚진 선물을 선사합니다.

이런 큰 줄기만 따라가도 브라질 대표팀에서 네이마르의 드라마틱한 흐름을 추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에 이어 책에서는 브라질 대표팀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왜 브라질이 축구를 잘하는지도 살펴봅니다.

그리고 브라질을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들도 소개하고 일반인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브라질 리그의 명문 구단들에 대한 정보도 제공합니다.

저 또한 이름만 들어봤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브라질 클럽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불어 이 부분의 내용이 조금 더 많았더라는 하는 아쉬움도 살짝 있었습니다.

네이마르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저에겐 생소한 내용이라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네이마르의 이적이나 세금 등과 관련된 이슈가 있을 때 단편적으로 듣기만 했던 네이마르 아버지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알 수 있어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생제르망, 사우디 클럽에서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저는 여기서부터의 내용은 이미 아는 내용을 봐도 재미있었고, 미처 제가 몰랐던 내용을 봐도 재미있었습니다. 

메시를 비롯하여 메없산왕 시절의 산체스, 페드로 등과 주전 경쟁을 펼치기 시작하여 점차 팀에 녹아들자 바르셀로나를 너머 유럽 최고의 선수가 되는 과정은 새로운 레전드의 탄생을 알리는 과정과도 같았습니다.

이후 축구 역사상 역대급 쓰리톱이라 평가받는 MSN 라인을 구축한 바르셀로나는 트레블을 달성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바르셀로나 팬인 것이 뿌듯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그때 화려했던 바르셀로나의 모습이 그리워졌습니다.

브라질 출신답게 현란한 드리블을 기본으로 하는 네이마르가 템포까지 조절하면 그를 수비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오프 더 볼 상황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움직임과 킥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네이마르는 수비수 입장에서는 악몽 그 자체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수와의 감정 싸움이 자주 벌어지고, 수많은 부상도 이어지고, 과도한 액션이나 악동 이미지도 생겨나게 된 것 같습니다.

캄프 누의 기적이라 불리는 16~17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전 2차전 PSG와의 경기는 네이마르 스스로가 아직까지도 자신 커리의 최고의 경기로 손꼽고 있습니다.

이 경기를 요약해주는 부분에서는 캄프 누의 압도적인 풍경 사진이 함께하기에 팬 입장에서 더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브라질 출신 선수들을 소개한 뒤, PSG 이야기로 넘어 갑니다.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 네이마르는 수많은 루머와 기사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축구 역사상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PSG로 이적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MSN 중 하나였던 네이마르는 PSG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됩니다.

이후 신성 음바페는 물론이고 바르셀로나에서 꿈의 조합을 이뤘던 메시와도 재회하게 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축구 팬의 입장에서 여전히 유럽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 능력이 있는 네이마르가 사우디 클럽에 있다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다 읽고 보니 이 책 하나에 네이마르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주요 경기들의 내용을 글로 설명하는 부분도 사실감과 현장감있게 잘 설명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여러 비교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와준 점도 좋았습니다.

더불어 다양하고 풍부한 사진은 이 책의 가치를 한껏 높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마르의 팬은 물론이고 축구 자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같은 책이었습니다.

선수 시리즈의 15번째 편이 네이마르였기 때문에 그 전에 출간된 시리즈 책들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선수15네이마르 #네이마르 #선수15 #브레인스토어 #선수에디터스 #박주성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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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음 -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 현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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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소개 된 저자 아비 모건에 대해 알아 보니, 영국의 유명 극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라고 합니다.

영화는 물론이고 티비 프로그램도 여럿 작업했고, 2013년에는 에미상에서 각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녀 작품은 공통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주체적이고 단단한 태도의 주인공들을 통해 희망적인 삶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마치 자신이 써내려갔던 시나리오보다 더 허구같은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제이콥이 어느 날 쓰러지게 되고 몇 달 간의 의식불명 끝에 결국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자신은 유방암 투병까지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삶의 고통스러운 비극의 순간이 겹쳐오는 시점에서 저자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지,

그리고 그 속에서 과연 저자는 어떤 메시지를 깨닫고 그것을 우리에게 전달해줄지,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 자체가 그 어떤 허구 소설보다 인상적인 에세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이 책처럼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이들이 쓴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우선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저자가 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글에는 확실히 읽는 맛을 뿐 아니라, 읽어나갈 수 있는 힘과 끌어당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읽어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책이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순간에는 가끔씩 이게 허구의 소설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흥미로움이 가득했다는 것도 특이했습니다.

그만큼 저자가 처한 상황이나 책에서 소개하는 에피소드나 이야기들이 극적 전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절망의 순간에서 자신의 삶과 사랑하는 이들 모두를 지켜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저자는 확실하게 알려줍니다.

그것을 허구가 아닌 실제 그녀의 삶을 통해 알려 주기에 더 깊이 있게 와 닿았습니다.

그녀가 처한 상황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할지라도, 누구나 살면서 다양한 종류와 수준의 비극적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준 희망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삶의 진정한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조언이 될 듯 합니다.

인생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으로 가득차 있지는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래서 오히려 더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희망과 치유, 삶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각본없음 #아비모건 #이유림 #현암사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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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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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동물의 생태와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인 사회생물학자, 진화생물학자로 잘 알려진 최재천 교수님의 책입니다.

방송에서도 가끔 뵐 수 있고 강연도 하시지만, 집필 활동도 꾸준히 열성적으로 하시기 때문에 교수님의 책을 몇 번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일반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주류 학문이 아님에도 편한 문체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셔서 좋았었는데,

이번 신간 또한 그런 기대를 가지고 한번 읽어 보았습니다.


총 3개의 파트로 나눠져있는 이 책은 교수님께서 강연하셨던 내용의 녹취록이 기본 바탕입니다.

그래서 매 파트의 첫 부분에 어떤 강연의 내용인지 일러두고 있습니다.

생물학자들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 존재하는 지구 동식물 중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 예측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순간에 우리 인간, 호모 사피엔스들은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자연 생태계, 작은 동식물들과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결국 우리는 스스로 현명하다다는 우월성을 과시하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벗어나,

겸손한 마음으로 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ys로서 다른 생명체들과 지구를 공유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책의 머리말에서부터 끝까지 교수님께서 꾸준히 말씀하신 내용은 이렇게 하나로 통일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연구하신 민벌레는 몸길이가 2mm에 불과하지만 그 생태를 연구하다보면 그 속에서 인간 사회가 보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남의 세계 중 곤충만큼 재미있는 세계는 없을 뿐 아니라,

그런 곤충을 연구하다보면 자연스레 인간의 상황을 대치시켜 볼 수도 있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강연 내용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마치 교수님의 강의를 옆에서 듣고 있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즉, 글을 읽어야 한다는 귀찮음이나 강박이 아닌, 그냥 강연이 들리는 듯한 느낌으로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의 경험이나 에피소드를 많이 들려주시기 때문에 이야기나 주제에 접근하는 허들도 낮아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많이 배우거나 연구하여 아는 것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이 아는 많은 것을,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쉽고 편한 글로 전달해내는 교수님의 탁월한 능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교수님이 가지고 계신 작은 곤충에 대한 연구와 애정을 바탕으로, 교수님 특유의 따뜻하고 편안한 시선을 느끼며, 과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차분히 들려주고 계신 책이었습니다.


책 중간에 학위 수여식 축사를 하셨던 내용도 실려 있는데 그 내용도 참 좋았습니다.

교수님께서 청춘들에게 전하는 진심어린 당부가 깊이 느껴졌고,

우리의 삶의 기준을 어떻게 세우고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좋은 말씀을 들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울러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는 교수님의 마지막 맺음말이 오래도록 제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최재천의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곤충에세이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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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 필독서 50 - 셰익스피어에서 하루키까지 세계 문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14
박균호 지음 / 센시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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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간 수많은 책이 발간되었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른바 '고전 명작'이라 불리는 것들의 힘은 '탁월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한 탁월함이란 시대를 아우르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거나, 문화적 성과나 업적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 명작을 읽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편의 고전 명작은 과연 어떤 책들일지, 그리고 그 책들을 과연 어떻게 소개하고 있을지 호기심을 가득 안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가 선택한 첫 작품은 바로 빅토리 위고의 레 미제라블입니다.

저자인 빅토르 위고에 대한 생애에 대한 짧은 글을 시작으로 하여 걸작 레 미제라블을 소개합니다.

단순히 보면 한 나라에 불과한 프랑스의 대하 소설이라 할 수 있는 이 소설이 어떻게 전세계적인 인기 소설을 너머 서양 문학사에 있어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 줍니다.

쉽게 생각해봐도 레 미제라블은 드라마나 영화, 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변주되기도 한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그 가치나 인기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빅토르 위고는 레 미제라블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며 사실적으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인간미를 드러내는 소설이기에 재미와 감동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레 미제라블이 걸작이라 불리는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후에 소개되는 작품들도 하나같이 명작 중의 명작들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고전 명작이 리스트에 빠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이 책에서 선정한 50편의 작품 중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리스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없을 듯 싶습니다.

다시 말해, 50편의 제한적 상황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좋은 작품을 모두 리스트 업 하지 못했을 뿐이지 이 책에 실린 모든 작품들은 결코 반론의 여지가 없는 고전 명작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 취향이 있겠지만 제 선호에서는 데미안, 1984, 오만과 편견, 이방인, 신곡, 그리스인 조르바, 모비 딕, 주홍글씨, 위더링 하이츠 등은 그 중에서도 뛰어난 작품이란 생각했기에 더 주의를 기울여 읽어 보았습니다.

특히 제가 지금껏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멋진 소설이라 생각하는 그리스인 조르바,

저의 학창시절 가장 유의미함을 전해주었던 위더링 하이츠,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읽어왔지만 읽는 시기에 따라 확연한 의미의 차이가 느껴졌던 데미안,

감정과 심리 묘사에 있어 최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오만과 편견,

실존주의 속 부조리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되짚어 보게하는 이방인,

중세를 너머 역대 역사상 최고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신곡,

이런 작품들을 대하는 자세는 이 글의 저자가 보여주는 찬사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아베 일족, 가면의 고백, 허영의 시장 등은 제가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책 소개를 읽고 그 책을 읽으면 그 소개한 내용의 프레임에 갇혀, 그것에 맞춰 읽게 될까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평소 즐겨보는 장르가 아니거나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가가 아닌 고전 명작을 소개한 책들이었음에도 한번쯤은 읽어봐야겠다는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시켜주는, 적절한 균형을 맞춘 소개의 글을 적어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거나 권유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이렇게 적절한 환기는 불러 일으키지만 너무 많은 것은 얘기하지 않는 것인데 그 줄타기를 저자는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앞 부분에서 저자는 50편을 선정함에 있어 세계문학사상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작품들을 선별했고, 거기에는 재미까지 고려했기에 누구나 큰 허들없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5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지면에 총 50편을 소개하려면 단순히 계산해도 한 작품당 10페이지 이하로 소개를 끝내야 하는데 그게 과연 가능할지 살짝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읽어보니 한 작품당 이 정도의 분량이 딱 적당하다고 느껴졌고 탁월한 선택이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이어 장르나 시대별로 구분한 시리즈가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센시오에서 발간한 것으로 노벨 문학상 필독서 30, 심리학 필독서 30, 철학 필독서 50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 책들도 읽어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될 때엔,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고전 명작 하나를 고르면 될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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