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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평점 :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동물의 생태와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인 사회생물학자, 진화생물학자로 잘 알려진 최재천 교수님의 책입니다.
방송에서도 가끔 뵐 수 있고 강연도 하시지만, 집필 활동도 꾸준히 열성적으로 하시기 때문에 교수님의 책을 몇 번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일반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주류 학문이 아님에도 편한 문체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셔서 좋았었는데,
이번 신간 또한 그런 기대를 가지고 한번 읽어 보았습니다.

총 3개의 파트로 나눠져있는 이 책은 교수님께서 강연하셨던 내용의 녹취록이 기본 바탕입니다.
그래서 매 파트의 첫 부분에 어떤 강연의 내용인지 일러두고 있습니다.
생물학자들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 존재하는 지구 동식물 중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 예측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순간에 우리 인간, 호모 사피엔스들은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자연 생태계, 작은 동식물들과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결국 우리는 스스로 현명하다다는 우월성을 과시하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벗어나,
겸손한 마음으로 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ys로서 다른 생명체들과 지구를 공유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책의 머리말에서부터 끝까지 교수님께서 꾸준히 말씀하신 내용은 이렇게 하나로 통일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연구하신 민벌레는 몸길이가 2mm에 불과하지만 그 생태를 연구하다보면 그 속에서 인간 사회가 보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남의 세계 중 곤충만큼 재미있는 세계는 없을 뿐 아니라,
그런 곤충을 연구하다보면 자연스레 인간의 상황을 대치시켜 볼 수도 있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강연 내용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마치 교수님의 강의를 옆에서 듣고 있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즉, 글을 읽어야 한다는 귀찮음이나 강박이 아닌, 그냥 강연이 들리는 듯한 느낌으로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의 경험이나 에피소드를 많이 들려주시기 때문에 이야기나 주제에 접근하는 허들도 낮아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많이 배우거나 연구하여 아는 것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이 아는 많은 것을,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쉽고 편한 글로 전달해내는 교수님의 탁월한 능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교수님이 가지고 계신 작은 곤충에 대한 연구와 애정을 바탕으로, 교수님 특유의 따뜻하고 편안한 시선을 느끼며, 과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차분히 들려주고 계신 책이었습니다.

책 중간에 학위 수여식 축사를 하셨던 내용도 실려 있는데 그 내용도 참 좋았습니다.
교수님께서 청춘들에게 전하는 진심어린 당부가 깊이 느껴졌고,
우리의 삶의 기준을 어떻게 세우고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좋은 말씀을 들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울러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는 교수님의 마지막 맺음말이 오래도록 제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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