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작가의 작품들에 공명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마도 위계와 굴종의 역사가 유난히 우리와도 유사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작품들을 통해 수녀회를 비롯한 야만의 역사가 인생에 스며들 수 밖에 없는 그들에게 깊이 공명할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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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무엇을 잃었었는지 알게 되어 코끝이 시큰해지는 청량한 이른 아침을 감각하게 되었다... 찬찬히 읽으며 보내게 된 좋은 시간...

당신은 이른 새벽의 보도 위에서 
여유롭고 경쾌하다. 
빵집의 거리 따윈 상관없다. 
당신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소설가 케루악의 포즈를 한 채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제치며 나아간다. 
내딛는 걸음걸음이 축제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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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쓸 수 있다. 
아직은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작은 커피컵을 쓰면서 
여러 번 커피를 따라 마시지만,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로 
잠을 깨는 날에는 
굳이 브렉퍼스트 컵을 꺼낸다. 
번거롭고, 귀찮지만, 여력이 있을 때 
하나하나 다 
별개의 이벤트로 만들어 즐긴다.
‘하고 싶다‘와 ‘할 수 있다‘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시간아, 가지 마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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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비 냄새를 몰고 왔다. 
그는 이 냄새가 ‘Pétrichor‘라고
불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전을 찾아보면 페트리쇼르라고 나온다. 
J가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 단어에 해당하는 중국어를 
그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식물이 가뭄을 만났을 때 
분비하는 기름방울이 
진흙이나 암석에 스며들었다가 
비가 건조한 대지를 때리면, 
이런 기름이 만들어내는 냄새에 
빗물이 섞이는 게 바로 페트리쇼르였다. 
사실은 그도 이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었고,
어렸을 때부터
이런 곰팡이 냄새를 두려워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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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몸은 누구나 간섭할 수 있는 공공자산이라는 건가. 나는 불법 점유에 반대합니다


나는 해정에게 전 남친들을 모두 사랑했고, 
그들이 나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나를 때리거나, 바람을 피운 뒤에야 
그들에 대한 사랑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원래 연애는 다 이런 거 아니야? 

내 인생에서 
가장 엉망진창이었던 순간들을
1분짜리 영상으로 편집해놓으면, 
그것도 결국 코미디가 될까. 
그런 생각을하고 있는데 
주영 씨가 갑자기 
내 어깨를 툭 치더니 말했다.
그냥 웃어넘겨.  - P54

어쩐지 졌다는 심정으로, 
나의 동생 근희와 
관종 오근희를 바라보는 이 세상을 향해.

-나의 동생 많관부

나의 동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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