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종말이겠지. 브릿이 말했다. 날 끝장낼 거야.
아니에요. 언니가 나를 가능하게 해 주는 거죠. 소녀는 그녀에게 기대어 금세 잠들며 말했었다. - P266

3월. 상당히 힘들 수 있다.
사자와 어린 양. 봄의 냉대.
아직 눈일 수도 있을 그런 꽃이 피는 달, 수선화 꽃송이의 얄팍한 껍질이 벗겨지는 달. 로마 신화의 군신 마르스에서 이름을 따온 병사들의 달. 게일어로는 동춘(winter-spring). 고대 색슨 말로는 바람이 거칠다고, 거친 달.
하지만 또한 낮이 길어지는, 늘어나는 달이기도 하다. 광기와 예기치 않은 온화함의 달, 새 생명의 달. 그레고리오 책력 이전에 새해는 1월이 아닌 3월에 시작됐다. - P289

3월의 화창한 날 새벽에 일어나면 봄의 정수에 흠뻑 취한 공기를 한 자루 얻을 수가 있는데 그걸 증류해 짜면 만병을치유할 금빛 기름이 나온다. - P290

사람들은 너더러 네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할 거야. 하지 말거라, 너는 어느 누구의 이야기도 아니란다. - P306

어떤 언어로 시간이 흐르건 난 상관없어요. 소녀가 말한다. 흘러 주기만 하면.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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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스미스 계절 4부작 3
앨리 스미스 지음, 김재성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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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겨울도 좋았는데, 봄은 책장이 넘어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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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내 몸에 닿지 않는다. 그저 물과 흙일 뿐이다. 넌 단지 골분과 물일 따름이야. 괜찮다. 사실 내겐 그게 더 도움이 된다.
나는 낙엽 아래 묻혀 있던 어린아이다. 낙엽은 썩는법. 그래서 이렇게 내가 나타나지. - P19

그가 사랑할 수 있었던, 정말로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영혼의 차원에서 이를테면 단순한 레몬 한 알과 같은 것에 즐거이 매혹될 수 있었던 시간. 아무 레몬이어도 됐다. 우묵한 그릇에 담긴 것이든, 시장 노점에 놓인 것이든, 다른 레몬들하고 그물망 안에 담겨 슈퍼마켓에서 팔리기를 기다리는 것이든 상관없었다. 그런 것들로 기쁨이 차오르던 시절이 그에게도 있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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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별들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호르몬, 월경주기, 또는 우리 내부의 빈 공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잘못된 것은 제도와 교육인데, 여기서 교육이란 사람이 의미 있는 상징과 기호체계, 그리고 신호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망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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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에요. 식구들을 돌본 건 언제나 이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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