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와 같은 무리를 한 번도 미워해본 적이 없노라. 부정을 일삼는 모든 정령 중에서도 너 같은 익살꾼은 내게 조금도 짐스럽지 않구나. 인간의 활동이 쉽사리 느슨해지고 언제나 휴식하기를 좋아하니 내 기꺼이 그를 자극하여 악마의 역할을 해낼 동반자를 그에게 붙여주겠노라.

괴테, 「파우스트」 - P-1

나는 책상에 앉아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릴라는 극단적이었다. 릴라는 흔적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무한대로 확장시켰다. 그저 사라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온 66년이라는 세월을 통째로 지워버리려 하고 있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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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꽃과 나무가 있는 정원으로 간다
글쓰기에서 도망칠 수 있는 나의 안식처로
노동을 가장한 휴식
상상의 실타래가 한없이 풀리는 명상
영혼이 자란다 - P-1

모든 소유는 구속이었고, 
모든 이해는 포기였으며, 
모든 포기는 미소와 생각 안에서 미화되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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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걸었다. 나중에는 그저 발등만 쳐다보고 걸었다. 종국에는 어깨를 움츠리고 쭈뼛쭈뼛 걸었다. 비는 눈에 보이는 모든 나뭇가지들을 흔들며 사방에서 외로운 길손에게 들이쳤다. 비인정이 좀 지나친 것 같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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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상품이랍시고 내놓다니-상품 말이다-나는 때때로 엄청나게 창피해진다. 정말로 얼굴이 붉어지는 때도 있다. 내가 얼굴을 붉히면 온 세상이 얼굴을 붉힌다.
하지만 인간의 존재를 비교적 순수한 동기에 근거한 상당히 어리석은 행위로 파악한다면,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올바르지 않으냐 하는 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거기서 기억이 태어나고 소설이 태어난다. 이건 어느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영구운동 기계와도 같다. 그것은 온 세상을 덜컹덜컹 돌아다니면서 땅바닥에 끝없는 선 하나를 긋는다.
.........

그렇다는 얘기다. - P-1

모든 것이 청결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나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슬픔에 빠졌다. 어쩐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나서 서랍을 닫았다. - P-1

문제는.....  그녀가 여러 가지 것에 쉽게 익숙해지지 못한다는 거예요. 자기 몸이나, 생각이나, 자기가 원하는 것, 그리고 남들이 요구하는 것..... 그런 것들에요. - P-1

‘너는 나에게 많은 것을 바라고 있겠지만,‘ 애인은 그렇게 썼다. ‘나는 내가 그 대상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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