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세상에 내가 있었다
신규상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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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대한민국을 휩쓴 노래는 아마 최신 곡보다는 2014년 발매된 데이비드 게타의 헤이 마마가 아닐까.

헤이 마마라는 곡으로 이게 될까 싶은 떼춤이라는 것이 가능케 했던 이슈의 중심이었던 방송 프로그램인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작년 스우파의 댄스 붐이 일기 전, 공교롭게도 헤이 마마와 같은 해, 같은 방송사인 엠넷에서는 댄싱 9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춤을 좋아하고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전 회차 모두 사수했던 나는 그 시절에도 댄싱 9의 덕후였기에 춤의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여 전 시즌을 모두 챙겨 보았다.😆

그리고 몇 주 전, 인스타그램에서 댄싱 9에 출연했던 갬블러 크루 소속의 비보이 신규상님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댄싱 9의 출연자였던 그를 마주한 것은 춤이 아닌 도서였고, 장르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세계 여행 에세이였다.

춤만 잘 출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의 빼어난 필력은 독자를 여행으로 빠져들게 만들었고, 그의 여행은 온갖 위험천만한 말도 안 되는 사건 사고들의 연속으로 언제 여행이 끝날지도 모를 위기가 끊임없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 스펙타클한 이야기들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그의 여행이야기가 타 여행 에세이보다 특별하고 첨예하게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것은 바로 저자가 인도 갠지스강에서 죽음을 피부로 마주하는 부분이었다.

그 허무함 속에서 그가 다시 인생의 방향을 찾아나가는 길은 춤 한 가지만을 좇던 청년이 자신이 몰두하던 춤을 단순한 춤과 직업에서만 끝내지 않고, 스스로 걸어온 삶을 뒤돌아 성찰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춤을 매개로 행복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숭고한 바라나시 화장터에서의 경험과 깨달음을 뒤로하고 그가 도전한 영역은 무려 안나푸르나 등반이었다.
그 누가 히말라야에서 에어트랙에 도전하겠는가.

흔한 여행 관련 도서와 전혀 다른 길로 여행을 하게 되는 그의 여행은 인생의 터닝포인트 인도와 네팔의 경험 안에 그가 갖고 있던 춤에 대한 열정과 진심마저 가득 느껴졌다.

여기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브루스 리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를 영상으로 만나니 여행에 더욱 몰입되어 반갑기도 하여 브루스 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다합 여행자들의 재능기부는 비보잉 수업을 배워보고 싶은 소망도 생겼고, 쿠바의 클럽 파브리카는 문화 예술을 모두 갖춘 완벽한 시설이라 정말 간절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은 에어트랙 도전에는 코끝이 찡해졌고 데우랄리 롯지의 한의사를 통해 체감한 베풂의 정신으로 도전에 도전이 이어지는 열정이 너무나 멋졌다.

또한 머나먼 타지에서도 드러난 한국의 위상과 한국 비보이의 가슴뭉클한 도전들에 가히 멋지다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열악한 현실에 꿈이 있음에도 실현하지 못하는 타국의 춤꾼들에게 금전적 풍요와 편함을 포기하면서도 진심과 열정으로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전해주는 브루스 리의 여행기는 바쁘게 살아가며 나의 삶의 목적과 목표를 생각하기보다는 이익이나 계산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감사한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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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 책 속의 한 줄을 통한 백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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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는 필독도서로 선정된 도서를 읽게 되고, 인간이 살아가면서는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고전을 꼭 읽어야 한다 하고, 매 년, 매 달마다 발간되는 신간 중에서도 새로운 책들마다 생각의 전환이나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베스트셀러들을 읽어야 한다며 독서를 주창하니, 한정된 시간 내에 읽을거리는 차고 넘쳐 독자들은 선택적으로 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허나 읽는 책마다 감명 깊고 나의 삶에 큰 한 획을 그을 도서라면 감사한 일이겠지만 그 책들도 누군가에게는 완독을 했음에도 한 문장도 남아있지 않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책일 수도 있기에 이 방대한 도서들 가운데 읽어야 할 책을 선택하는 것조차 독자에게는 난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큰 울림을 주는 도서로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 만나게 된 백 년의 기억, 배스트셀러 속 명언 800은 이 광활한 도서의 바다에서 선택이라는 하나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베스트셀러 속 명언들로 구성된 책이었다.

읽는 동안 나 스스로도 읽을까 말까 고민하던 책들의 수록된 문장들이 등장해 미뤄왔던 선택을 결정을 지을수 있게 해주었고 완독을 했던 책의 문장들은 내가 당시 느낀 깨달음과 교훈을 다시금 회고하게 했다.

책의 구성도 주제별로 나누어져있는 덕분에 선택적으로 읽을 수 있었고 전체적인 책의 내용이 연관되지 않아 부담 없이 필요한 부분을 읽을 수 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효율적이었다.

최근 음악이나 영화 등 AI 맞춤형 추천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책 속의 한 줄, 명언을 추리는 일은 AI가 시도할 수 없는 바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도서는 AI로서는 대체 불가한 영역으로 저자의 생각과 정성이 돋보여 더욱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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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바 - 14살 연하 쿠바 남자와 결혼한 쿠바댁 린다의 좌충우동 쿠바살이
쿠바댁 린다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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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한 번뿐인 인생의 한정적인 시간 속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는 타인의 삶이나 생각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점이다.

이 간접적인 경험으로 향유할 수 있던 이번 이야기는 지구 반대편, 무려 14살 연하의 쿠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 쿠바댁 린다의 이야기이다.

여행으로도 쉽게 가기 힘든 쿠바.
이곳에서 반려를 만나 함께 살아가기까지를 감히 상상이나 해보았을까.

저자 또한 생각하지도 못했을 이런 독특한 사건의 시작은 쿠바를 가야 한다는 환청이 어디선가 들려왔다는 재미있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우연이 어디에 있을까.

이런 꿈만 같은 이야기를 그린 어쩌다 쿠바는 태어나서 한 번도 쿠바 밖을 나가보지 않았으며 여권조차 없던 남편을 만나 고군분투하며 쿠바에 정착하게 되고, 하루하루 행복을 느끼는 이야기와 코로나19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후 변화된 모습, 그리고 언젠가 먼 훗날 여행으로 쿠바에 방문할지 모를 독자를 위한 여행 꿀팁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외출도, 물건 구하기도 어렵던 쿠바에서 저자는 직접 김치를 담가 먹고, 남편은 그녀의 머리를 손수 잘라주며 알콩달콩한 나날을 찬란하고 영롱한 쿠바의 절경과 함께 보내 힘든 상황을 이겨내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남미의 나라답게 사진마다 작열하는 태양과 아름다운 배경이 일품이었다.
하여 나도 모르게 선셋과 같은 농익은 절경에서는 카밀라 카베요의 하바나가, 맑고 청량한 배경에서는 우쿨렐레 피크닉의 트로피칼이 계속 맴돌아 기분 좋은 상큼함이 산뜻한 과즙향을 내뿜는듯했다.

쿠바를 사랑해 29년이나 쿠바에 정착해 살았다는 헤밍웨이.
영화와도 같은 우연으로 부부가 되기까지의 멀고 먼 여정이 가능했던 건 쿠바의 황홀하고 아름다운 절경이 주는 매력에 심취할 뿐만 아니라 유쾌한 저자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남편 조단의 자상하고 섬세하며 바다와도 같은 이해심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기적과도 같았다.

이 기분 좋은 설렘은 하루 종일 손에 휴대폰을 놓는 시간이 거의 없는 나에게 인터넷 연결이 어렵다는 감내하기 어려운 현실마저 극복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되는 그날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행복 바이러스였다.

표지에서부터 해맑은 웃음이 함께하는 린다의 어쩌다 쿠바는 이미 나를 쿠바로 초대하는 것만 같아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여기에 물론 우려와 걱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언어의 장벽이나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남미 단톡방의 해결사 린다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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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망고 아일랜드
이진화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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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도 연차를 영혼까지 탈탈 털어 매년 여행을 다녔던 나는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까지 한마디로 욜로의 삶을 살았다.

일 년에 많게는 세 번씩 해외여행을 다녔고, ENTJ인 나는 여행이 끝나고 지루한 일상을 틈틈이 그다음 여행에 대한 계획 세우기로 시간을 소비했었다.

허나 하늘길이 막혀버린 지금, 나에게 유럽이나 동남아와 같은 해외여행은 더 이상 현실이 될 수 없음에 다음 여행은 단순히 과거 여행 당시 남겼던 사진만으로 추억을 복기해올 뿐이었다.

그러나 오늘 현재, 로맨틱 망고 아일랜드에서 다시금 나의 추억을 가히 뭉클하고 탄성을 자아내는 짜릿함과 함께 마주했다.

필리핀, 홍콩, 태국, 베트남 등 내가 다녀왔던 여행지의 풍경들이 가득 담겨, 여행 당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전문가의 손길로 탄생해 더 선명한 화질과 색감, 감성 한 스푼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어 여행 중 느꼈던 단점은 모두 뺀 후 장점만 모아 다시 한번 즐긴 기분이었다.

새벽 심야버스를 타고 비행기에 올라 낯설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의 그 짜릿함에서부터 다시 느끼기 어려운 이 감정이 몇 장의 사진만으로 다시 차올라 경이로움마저 느껴졌다.

또한 사진과 함께하는 저자의 느낌들 역시 공감으로 옛 회상에 잠기기도, 몽글몽글한 설렘도 이끌어냈다.

본문에 나열된 국가에 여행 경험이 없는 이에게는 새롭고 신선한 감상을, 추억이 있는 이에게는 향수로 짙은 그리움을 떠오르게 했고, 워낙 감성 가득하고 세련된 책이라 그야말로 소장각. 인증샷마저 잔뜩 남길 수 있는 자랑할 만한 예쁜 책이었다.

바다에서 반짝이는 백사장의 쪽빛의 하늘에서 시원한 청량함을 느끼며 깃든 행복도 있는가 하면 홍콩의 건물들은 단순히 고층 빌딩이었음에도 내가 묵었던 에어비앤비 숙소, 쇼핑몰, 지나가다 스친 마천루마저 떠올라 이 삭막함 조차 반가웠다.

중경삼림을 떠올리는 네온사인들 사이, 노랫말처럼 별들이 소근대는 반짝이는 홍콩, 디즈니랜드를 보며, 마카오와 홍콩식 에그타르트의 차이점을 발견하며 미소를 머금고, 잊고 있었던 기이한 속도에 너무 빨라 당황했던 에스컬레이터까지 소환되어 사진 속 홍콩에 흠뻑 젖어들었다.

뒤이어 착한 가격에 함박웃음을 짓게 하던 베트남의 음식들과 원피스 한 벌까지.

이런 소소함마저 이렇게 그리움으로 다가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사진으로 마주하니 너무나 간절하고 절실해졌다.

여행은 걱정과 고민투성이인 바쁜 일상을 덮어 두고 떠나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는데 저자의 사진이 불러온 자유롭고 여유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읽는 동안 각박한 현실의 나에게도 전해져 여유와 자유를 향유하며 읽게 되었다.

하여 작은 소망이지만 차기작으로 저자가 유럽으로 떠나 다음 책으로 유럽의 추억도 다시 만나고 싶다.

여행 관련 책을 읽고 단 한 번도 생각하거나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은

“코로나… 정말 밉다.”

이 책은 나에게도 앞으로 쉬이 꿈꿀 수 없는 여행이 그리워질 때 곁에 두고 수시로 답습할 나의 노스텔지어로 남아, 두고두고 꺼내 보려고 손길이 닿는, 눈에 바로 보이는 책장에 진열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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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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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어디선가 듣기는 했어도 여전히 생경한 이 알파벳으로 구성된 단어를 갖고 있다는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에 가까운 남에 대해 기록하고자 썼다고 한다.
그러나 고뇌하며 쓰던 글은 자아에 대한 서술로 변모하여 가장 가까운 남이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고 나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고 한다.

서문에서부터 깊은 공감을 주는 이 멘트는 타인에 대해서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스스로는 추측할 수 없는 모순을 적확하게 나타내는듯했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무심한 말투 속에서 유려한 언변으로 독자를 본인의 내면으로 이끄는 글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참 마초적이었다.
ADHD라는 본인을 가감 없이 솔직하고 소탈하게 표현했고, 친인척에게 들은 독설마저도 하나의 에피소드인 양 시니컬한 말투로 쏟아내며 여기 녹아든 위트와 그 속에 숨은 예리한 칼날까지 삼박자가 균형을 맞추어 펼쳐졌다.

이 썰들은 유머러스함 속에 가시와 뼈가 얼마나 많은지, 짧고 간결한 한 권의 책을 긴 시간을 들여 읽고 또 읽고 곱씹게 만들었다.

소소한 웃음의 종국에 눈물마저 자아내는 과감하고도 허심탄회한 고백은 마성의 매력까지 갖추고 있기에 저자는 쿨함 속 그 누구보다 정 많고 따스하고 웃음기 많은 친구로 다가왔고, 읽는 동안 우울의 타이틀을 가진 그녀는 외려 나의 비타민이나 활력소로 다가왔다.

스스로 과거 자연사라는 방법으로 지구에서 배출되길 꿈꿔왔다고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끝없는 가능성이라 명명하거나, 어른들의 도움으로 본인이 덜 모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는 성찰을 언급함으로써 오히려 주위에 감사함을 느끼고, 겸손히 살아가는 긍정적 면모를 보였다.

모두가 전혀 웃지 않게 될까 봐 많은 이들을 먼저 웃긴 후에야 안심하는 사람이라는 이타적인 마인드나 코로나 앞에 희생하시는 분들을 배려하는 사려 깊은 마음가짐 역시 가슴속 깊은 곳에서 명징하게 희망을 품고 있는 존재로 느껴졌다.

우울보다 억울이 거셌다는 저자의 삶을 톺아보니 그것은 우울이 아닌 저자가 밝게 빛나기 위해 담금질 해온 시간이었다고 여겨졌다.

이번 책으로 어깨너머 잠시나마 향유해 보았던 저자의 삶을 보며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해왔고 현재도 찬란히 빛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눈부신 존재로 빛내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삶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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