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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평점 :
2025년 새해가 밝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어지러운 심연의 정치 상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그늘 속에 머물러있다.
우연한 기회로 시국에 맞추어 만난 군주론 인생 공부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조건들을 집대성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도록 시대에 맞추어 재해석한 이야기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서술해 혼란한 시기, 고전은 우리에게 어떠한 조언을 건넬 수 있을지 또 다른 시각으로 혜안을 얻을 수 있는 열쇠가 되어주었다.
무려 500여 년 전 쓰인 정치 철학서임에도 오늘의 정치 상황이나 기업 경영 지침서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오늘날의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 조언들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같은 고전이나 역사적 사건, 일상적 경험 등 다양한 예시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군주론 속 격언들과 함께 제시해 이해하고 실상에 반영하기 쉽도록 실용적인 리더십을 들려준다.
다만 군주론은 흔히 만날 수 있는 도덕 교과서와 같은 권선징악과는 상반된 내용이 특징인데, 오늘날 찾아볼 수 없는 뼈 있는 현실형 조언과 권력 유지, 정치적 안정을 위하여 흔히 떠올리는 청렴결백과 도덕성과는 거리가 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비도덕적 행위조차 용인되는 극 실용적 처세술이 담겨있다.
기업의 예시로 환경보호와 경제개발이라는 대치는 현대사회를 겨냥한듯한 적절한 비유로 리더십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군주론은 지속적으로 수단을 정당화시키는 목적에 대해 언급하며 거짓말, 배신, 폭력과 타인의 능력마저 사용하는 등 다양한 비윤리적 수단, 전쟁마저 용인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오늘날이었다면 사뭇 달리 평가될 체사레 보르자가 수없이 등장하기도 하고, 선행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당혹스러운 의견도 제시한다.
그러나 과거에 약속에 연연해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 맞춰가는 방식 또한 혁신적인 수단으로 제안되기에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과 유연한 대처와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때로는 균형을 맞추는 중도로 이어지는 불교적 자세와 마키아 벨리가 언급한 혼인 정책 등은 고려의 왕건을 떠오르게 해 한국의 정서와도 비슷한 결이 느껴진다.
정복보다는 통치를 중요한 과제로 앞세우며 요새보다도 군중의 충성심이 중요하다는 리더로서의 생존 전략은 다양한 방법으로 때로는 군중을 이해하고 자기반성과 피드백으로 이어져 제목처럼 인생 공부로 이어지는듯하다.
과연 군주론은 철저한 이기심으로 점철될 궤변인가 지혜로운 통치인가.
마키아 벨리는 메디치 가문과의 경험을 토대로 통찰력과 영감을 얻어 집필, 헌정하였으나 중용 없이 정치적 복귀 실패 후 여생을 은둔생활로 마쳤다.
그러나 그의 경계를 늦추지 않고 신중한 자세는 집중력 저하와 도파민 중독에 빠진 오늘날 우리에게도 필요한 자세이며 필요한 덕목들을 선택적으로 취할 진정한 사회생활의 교과서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