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흐르는 대로 - 삶이 흔들릴 때 우리가 바라봐야 할 단 한 가지
지나영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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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나영교수의 ‘마음이 흐르는 대로’는 틀에 박힌 뻔한 말들이 넘쳐나는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는 판이하게 달랐으며, 그녀의 솔직한 경험과 깨달음이 가득 담긴 에세이였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울고 웃으며 나 또한 참 많이 배우게 된 에세이였다.

눈물 나게 고생스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한 인턴생활, 그렇게 바쁜 와중, 주말을 할애해 테니스까지 치며 심지어 에베레스트까지 등반했다는 그녀의 삶은 꽤나 활동적인 내가 보아도 대단한 열정의 아이콘 그 자체였다.

그러나 갑작스레 찾아온 이 알 수 없는 병은 그녀가 지금껏 17년 동안 쉴 새 없이 다져온 노력의 결실들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고, 이후 그녀의 삶은 뒤바뀌어버렸다.

이를 통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과 죽음이 언급되는데, 이 두려운 것들은 저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언제나 그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음을 강조하기에 더욱 가까이 와닿았다.

을의 입장에서 치료해달라고 부탁하고 사정까지 하게 만들었던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실이었지만 끝내 좌절하지 않은 그녀에게는 이러한 계기가 오히려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여유롭게 가도 괜찮다, 여정이 중요하다며 환자가 되기 전까지 의사가 증상을 공감하지 못하듯 슬럼프를 겪은 후 오히려 건강한 마인드와 사고방식을 소유한 장점을 개발하게 된 멋진 여성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일반인으로서는 좌절의 연속에 지쳐 절대 불가능한 사고방식일 텐데 고통의 순기능이라고 해도 너무나 엄청난 순기능이기에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이후 그녀는 일상을 찾으려는 집착도 버렸고 오히려 현재의 삶을 소중히 하며 의미를 되새기며 나를 사랑하는 법으로 생각을 바꾼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비교하지 말고 타인과 다름 인정하는 부분과 긍정적 사고의 제시였다.
각자의 타고난 맛이 있기에 비교는 금물이다.
또한, 나는 겁이 많고 손해 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본문에 언급된 손실 회피 편향적인 삶을 살아왔었지만 좀 더 긍정적으로 교정하려 애쓴다면 변화할 것이라 제시한다.
내가 보는 현실을 나의 생각에 따라 만들어 가자는 내용으로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지나영 교수가 전하는 메시지는 정신과 의사라 그런지 더욱 나를 꿰뚫어보며 설득력 있고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느낌이었기에 마치 여행지에서 나와 정말 잘 맞는 가이드를 만난 기분으로 삶을 살아가는 법을 안내받았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힘들거나 우울하다고 하는 이에게 꼭 이 책을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그 즉시 생각이 바뀔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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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테임드 - 나는 길들지 않겠다 뒤란에서 에세이 읽기 2
글레넌 도일 지음, 이진경 옮김 / 뒤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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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테임드’는 기억에 남는 문장들만 꼽아보아도 왜 수많은 셀럽들의 추천과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인지를 알 수 있는 에세이였다.

그리워할 야생을 알지 못한 채 길들여진 치타 이야기로 시작하며 이를 본인과 독자에게 빗대어 사회, 교육, 관념 속 길들여진 우리를 자유로 해방시켜주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폭식증과 알코올중독을 이겨내어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다.

그러나 외도를 하는 남편과 이를 극복하고자 찾아갔지만 가히 충격적인 심리치료의 최악의 상담이 이어졌던 그녀에게 새로운 빛인 애비가 나타났고, 그녀는 살아있음을 느끼며 변화한다.

어린 시절부터 차별을 주입식 교육으로 익숙하게 여기며 21세기에도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프레임 속 삶을 살던 우리에게 규정된 젠더관은 진실이 아닌 믿음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제시하는 그녀는 길들여지기 전까지 야생의 존재였던 우리가 케이지에 갇혀 스스로를 잃어감에 대해 복종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 자신의 ‘앎’이 필요하다 역설한다.

세 아이의 일상 속 깨달은 내용을 공유하는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아이들의 생각을 통해 우려와는 다르게 너무나 건강한 사고방식을 지니게 된 그녀의 가정교육에 놀라움도 느꼈고, 세 아이가 작가 본인을 뛰어넘는 아이들이 되어감을 보여주는듯했다.

‘언테임드’는 우리의 펼쳐진 자유를 향한 글이었고, 평범하고 쉬이 진행되는 고민 상담과는 판이하게 새로운 사고로 조언을 해주는 지침서였으며 저자는 남들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오히려 가장 건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 사료되었다.

제대로 된 사람은 실패했고, 다시 시도하는 사람, 상처받았던 사람이라는 말이 기억난다.
한국 정서로는 꽤나 받아들이기 힘든 가족 구성과 사고방식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나를 위한, 자녀를 위한, 우리 모두를 위한 나침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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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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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은 그야말로 잊지 않기 위해 다양한 소재와 경험담으로 구성된 박민정 작가의 산문집이었다.

유려한 글 솜씨로 작품은 단숨에 읽게 되었지만, 가벼운 책의 무게와 분량에 비해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들과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확고한 신념과 생각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와는 다분히 상반되는 용기로 나의 의견을 쉬이 피력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러나 ‘잊지 않음’은 여러 가지 소재들을 정치적, 사상적 색이 매우 짙게, 호불호가 강할듯한 뚜렷한 자기주장으로 솔직하게 본인의 생각을 가감 없이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80년대에 태어나 오늘을 살아가는 나는, 동년배이기에 더욱 공감되는 소재들에 분노하며 답답하기도 하며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함께 나누었고, 사촌 언니의 입양에 대해 윤리적인 딜레마 속의 현실이나, 2019년 여름의 불매운동에 따른 오류, 오늘날을 살아가며 뿌리 깊게 박힌 혐오 의식에 대해 고찰하는 여러 소재들이 눈길을 끌었다.

동생의 직업인 모델로 비어있기에 표현해 내는 것이라는 사고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였다.

작가가 선호하는 새로운 작가들과 작품들을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으며, 정희기작가와의 대담이 인상적이라 전시도 꼭 감상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도 산문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그녀의 소설이 가장 궁금하여 조만간 여러 문학상을 휩쓴 그녀의 멋진 작품들을 감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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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카페
모치즈키 마이 지음, 김난주 옮김, 사쿠라다 치히로 일러스트 / 멜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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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 특히나 고되던 업무가 끝난 후 지친 오늘의 나는 보름달 카페를 만났다.

시선을 끄는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분위기에 사로잡혀 읽는 동안 동화 속 세계에 도착한 듯 황홀함이 함께 했는데, 신비로움을 잔뜩 머금은 이 카페는 정해진 장소 없이 불현듯 나타나 주문 없이 특별히 당신만을 위해 준비한 음식과 디저트 음료를 제공하는 신출귀몰함마저 갖추고 있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며 당신의 나이대에 걸맞은 행성들에 붙여진 세계관도 무척이나 매력적이었고 디저트를 맛보며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비단, 환상만으로 이루어지진 않았고, 고민과 걱정 없는 이는 없다는 말처럼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힘든 현실과 현대인의 고충마저 녹아있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든 보름달 카페로 위로받을 수있었기에 이 카페는 오늘의 나를 위한 힐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나를 위로해 주어 가슴 한 쪽이 뭉클하기도 하며, 설렘이 퐁퐁 솟아오르는 느낌이었기에,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보름달 카페를 잠시나마 다녀와 치유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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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호세 홈스 그림, 김수진 옮김, 스티그 라르손 원작, 실뱅 룅베르그 각색 / 책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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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광기 어린, 흡입력 넘치는 이 밀레니엄 시리즈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었고, 작가의 사망을 뒤늦게 알게 되어 망연자실했었다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의 연재로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던 나의 애정 가득한 소설!

그래픽노블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이렇게 감상 후 서평을 남기고 있다.

나의 상상 속 화면들이 그대로 시각화되어있어 너무나 신기하고도 반가웠고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빠른 전개와 단숨에 결말에 이르는 매력에 그래픽노블로서의 밀레니엄 시리즈의 매력 속에서도 유영하고 있는 중이다.

코믹북 특유의 거친 그림체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일부 내용이 아주 살짝 변경된 것 이외에는 소설의 내용과 같아 친근했기에 다음 시리즈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도 정말 기대가 된다.

평소 밀레니엄 시리즈의 팬으로서 많은 분들이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밀레니엄 시리즈는 독서 깨나 하는 이들이 흔히들 말하는 벽돌 책이기에, 방대한 분량의 압박으로 쉽사리 추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그래픽노블로는 부담 없는 두께에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기에 앞으로는 많은 이들에게 감상하기를 추천하길 주저하지 않을듯하다.

스티그 라르손의 신작은 앞으로 영원히 볼 수 없지만,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들로 새로운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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