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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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꿀벌은 날 수 없는 선천적 구조로 인해 노력파로 한계를 뛰어넘어왔던 곤충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장영희 교수는 5세까지 누워만 있었으며, 소아마비라는 장애와 암을 겪어내고도 그녀의 짧은 생애 동안 힘이 되는 글을 써 내려간 이 시대의 꿀벌과 같은 분이셨다.

못한다고,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느냐고 시작하는 그녀의 에세이는 우리가 흔히 한탄을 할 때 사용하는 “하필이면”이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사용하며,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주제를 전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딸을 위해 눈길을 치우며 두 시간마다 찾아가는 어머니의 희생에, 미안한 마음은 체면치레 없이 표현하며 딸을 위해 헌신하시던 아버지.
함께 작업하던 교과서 집필 작업을 부친 사후에도 이어가는 부분에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런 훌륭하신 부모님 슬하에 자란 그녀이기에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 속에서도 굳건하고 강인하며, 소탈하며 좋은 것이 좋은 거다 하는 마인드로 ’교수’라는 직함에 비해 겸손하며 학생들을 생각하는 이해심이 바다와 같이 넓은 것 같았다.

그녀의 짧은 생각과 글 조각들은 독자의 가슴을 후벼파고 눈물짓게 해 가슴이 울컥하며 먹먹했고 반성하게 하여 후폭풍 또한 너무나 크게 작용했다.
한 편 한 편 곱씹어 읽으며 가슴속에 담아두느라 얼마나 한참 동안이나 읽고 또 읽었는지, 또한 읽을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지

나이가 들어감에도 방황하는 나에게 이미 가진 것의 소중함과 현재, 청춘을 감사하며 살게 하였고, 사랑할 수 있게 용기를 주는 글이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가 병마와 싸우며 써 내려갔던 글이기에 더욱 자주 등장했고, 천국에 대해, 유언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된다.
그녀의 생애를 찾아보고 에세이를 읽으며 느낀 생각은 역시 하늘은 좋은 사람을 먼저 데려가는구나 하는 탄식이었다.

박지리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와 동일한 감정이 든다.
그건 더 많은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을 더욱더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는 안타까운 바로 그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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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8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운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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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흔히 들어본 “군주론”이지만 고전이기에, 낯설기에 언젠가 한 번쯤은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도전할 엄두도 나지 않던 이 책을 감사한 기회에 감상하게 되었다.

우려와는 달리 겁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짧은 내용과 읽기 쉬운 문체와 친절한 설명으로 전혀 부담 없이 읽게 되었다.

그러나 시대상이나 인물들에 대해 배경지식 없이는 읽기 다소 무리가 있어 각주와 미주가 꽤나 많이 등장한다.

그렇기에 나는 짧은 분량의 장점으로 1차로 미주, 각주 생략 후 읽은 후 2차로 모든 설명을 함께 한 번 더 읽고, 이후 관련 동영상이나 인터넷 검색 찬스도 사용하여 군주론을 섭렵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재의 이탈리아는 500년 전 각 도시들이 모두 분열되고, 그 혼란 속 열강들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시기였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관직에서 박탈을 당한 후 감옥에서 나온 후 탄생한 작품이다.

이는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물러나있는 본인을 잘 봐주십사 하는 환심을 사기 위한 헌정의 글로 정치적 기회주의라고도 일컫는데, 세간의 말로는 로렌초 데 메디치는 군주론을 전혀 읽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군주론은 수많은 인물들과 나라들의 흥망성쇠를 예시로 바람직한 군주의 이상을 그리고 있다.

선대의 단점은 조목조목 따져 되풀이되지 않게끔 주의를 주며, 본받을 내용도 언급하는데, 그가 이상적인 군주로 예시를 든 모델은 “체사레 보르자”라는 인물이었다.
사실 500년 전에 쓰인 글이라 그런지 이 인물이 이상적이라는 내용은 도통 공감이 가지 않았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지금 언급하면 큰일 날 소리들도 꽤나 등장하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살인과 약탈, 여성비하 등의 내용) 그 속에서는 현재 오늘날에도 가져와야 할 장점이 충분히 존재하며 몇 백 년이 지나도 불변의 법칙이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필사본만 존재하며,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다고는 하나, 이렇듯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고전인 이유는 그 속 분명히 우리가 취해야 할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몇 해전 개그맨 박명수의 어록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참을 인이 세 번이면 호구, 티끌 모아 티끌 등이 대표적이었는데 박명수가 마키아벨리의 500년 후 순한 맛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을듯하다고 생각했다.
500년 전 너무나 직설적으로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멸시당하지 않으려면 약탈자가 되어야 한다, 잔인하다는 오명에 신경 쓰지 말 것, 생명을 빼앗는 것은 명백한 이유와 적절한 명분이 있으면 용인된다 등, 이 내용들은 위의 내용과 상응하지 않는가.

그렇기에 오늘날의 지도자들에게는 이 군주론에서 제시하는 지혜를 분별력 있게 선별하여 리더로서의 자질을 높여야 할 도서로, 현대인들에게는 처세술 및 인간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도서가 아닌가 생각하며 나는 한동안 정말 인상 깊게 읽은 이 도서를 각박하고 날이 선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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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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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을 처음 접하고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섞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비판은 커녕 센스와 위트가 넘치며, 유머러스한 문체로 얼굴을 통해 갖는 프레임과 개념, 착각이나 조언 등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는 심리학적 요소가 가득한 한마디로 ‘얼굴 활용책’이었다.

독특한 점은 저작권, 초상권 등으로 인해 작가 본인의 얼굴을 직접 친절하게 합성하며 굴욕에도 개의치 않고, 과감하고 투철한 희생정신으로 좀 더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부분이었다.

평소 신경 쓰지 않았던 흰자위나 머리 크기, 눈의 크기, 눈썹 등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로웠고 정보의 창고인 얼굴에서는 오히려 배열이 중요하다는 정보도 신선했다.

하지만 찰나의 섣부른 판단은 오히려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주의점도 짚어주고 있어 외모 중심적인 고정관념을 꼬집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아름다운 얼굴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그리고 ‘타인이 나를 기억하는 부분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였다.
결과는 본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 책은 많은 이들을 만나며 이미지 관리를 하는 유명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과, 사회 초년생에게 필요한 내용들, 일반인에게도 일상생활에서 만병통치약인 웃음으로 살아나가기를 조언하기에 특정 나이대나 직업군이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고, 나 또한 읽으며 웃고 울고 찡그리고 안면운동을 하며 미소를 짓게 되어 얼굴 근육 경락에까지 도움을 받았다.

본문에서 인간의 정서는 전염된다고 한다. 그러나 긍정보다는 부정이 더욱 쉽게 전파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긍정 에너지를 위해 더 많은 미소로 더욱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가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정말 도움이 되는 부분이며 공감되는 내용이기에 꾸준히 지속적으로 긍정과 미소짓는 얼굴을 지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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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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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윌 헌팅의 명대사처럼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를 실제 내담자들에게 전해주는 트라우마 센터 부센터장 배재현 전문가가 전하는 상처 극복 안내서.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도무지 알 수 없고 철부지 딸의 하소연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트라우마들의 원인을 찾으면 어린 시절 정서적, 신체적 학대 또는 방치 등의 이유로 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원인을 제시하며 스스로의 탓으로 괴로워하지 말라는 위로와 함께 원인과 개선 방안을 소개한다.

아이에게 부모는 본인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부모이기에 아이가 볼 수 있는 시야 또한 부모를 통해 겪고, 느낀 것 만이 그들의 세상이 된다.
본문에서는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거울뉴런”이 발달하기에 정서조절 능력에 부모가 절대적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를 비난하거나 외면하기를 필히 자제해야 한다는 당연하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못한 부분에 대해 충고를 한다.

흔히 말하길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의 근거를 보여주는 예시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평생을 좌우할 수 있으며 트라우마로 남을지도 모르는 부분이기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신경회로에 혼란으로 남아있고, 이는 책을 통해 배울 수도 없고 부모의 외부 영향으로만 조절 가능한 감정 느끼기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트라우마는 성인이 되어 어떤 방식으로 후유증이 드러날지 모르는 일이다.

내담자들은 아직도 어린 시절의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갖고 있어 개선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에 작가는 현재 당신은 어른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한다.

마치 아기 코끼리의 발에 쇠사슬을 묶어 놓으면 성인 코끼리가 되어서도 움직일 수 없다는 편견으로 어른 코끼리가 되어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잔인한 사육방법을 떠올린다.

그러나 본문에서 부모가 자녀 교육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모도 본인들의 부모에게서 잘못된 훈육방식을 받은 탓 일 수 도 있다고 한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기에 이 또한 무조건적인 비판만은 삼가야 할 것이다.

사실 평소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가 어린 시절 부모님께 얼마나 사랑과 관심 속에 무탈하게 자라왔는지를 깨닫고 앞으로 미래에 나의 아이가 태어난다면 나 또한 위로와 보살핌을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치료뿐만이 아닌 예방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또한 성인인 우리를 위한 책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앞으로의 나에게 닥쳐 올 무조건적인 시험 이전에 먼저 간접경험을 하고, 순조롭게 겪어나갈 수 있을 지혜를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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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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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없다고는 말 할 수 없는, 있음 직한, 있을 법한 혹은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살인, 근친상간, 사이비 종교, 불륜 등 수많은 범법적 행위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유독 이 동네 아주머니들이 드센 것일까? 요즘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이런 것일까?

신랄하게 필터링 없이 비판하는 그들에 반해 피해자인 세민의 가족은 조용하다.
그들의 세상은 직접적으로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 별일 없이 돌아간다.

허나, 세상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입방아에 오르기에 그들은 서로의 체온에 의지한 채 개 다섯 마리의 밤처럼 잠을 청할 수밖에 없다.

어쩜 이리도 잔인할까.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삭막함을 자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라 안타까움과 무기력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결국 그를 성별자로 추앙하는 사이비 종교에게 의지하게 되는 똑똑하고 의젓하며 기특하기만 했던 세민을 보는 순간 보듬어 주어야 할 존재임에도 보호받지 못하며 나락으로 가는 그를 마주한 독자는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처절하다. 박차고 나갈 수 없는 현실 앞에 무너진다.

각자 사연 있는 그들은 상생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이기심만으로 살아가고 있다.

동물농장 속 마지막 복서를 싣고 가는 트럭 장면을 마무리로 연극은 끝나고, 세민은 현실과 이상 속 간극이 너무나 크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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