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 리얼 탈출북 1
SCRAP 지음, 김홍기 옮김 / icox(아이콕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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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이 아니다. 탈출북이고, 게임북이다. 전에 비슷한 책을 읽었다. 그 책은 내용이 이어지는 소설이었고, 해당하는 퍼즐을 풀어 다음 부분을 읽어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책은 많이 다르다. 게임북이라는 이름답게 게임진행을 도와주는 단서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날, 탐정인 나는 한 통의 편지를 받게된다. 발신인은 고고학자 해리 카샤사. 그는 우크메르 마을에 전해지는 늑대인간에 대한 예언을 직접 목격하고 마을주민 16명 안에서 늑대인간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의뢰를 받아들인 탐정은 해리가 예약했다는 숙소에 도착한다. 약속한 다음날이 되지만, 해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탐정은 곧 이유를 알게된다. 해리는 지난밤에 살해당했고, 범인은 늑대인간이다. 게임북의 최종목적은 해리를 살해한 범인이자 처음부터 해리의 의뢰를 받아 찾아야했던, 늑대인간의 정체를 밝히는 거다. 


펜, 종이, 지우개, 계산기를 준비한다. 나머지 준비물은 책 뒤에 투명한 봉지안에 담겨있다. 보라고 하기 전까지 보면 안되는 5일간의 수사일지와 마을지도, 용의자 목록, 책갈피가 내용물이다. 준비가 되었으면, 책에 적힌 게임룰을 숙지한다. 


12세이상이라는 문구에 만만하게 봤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 절대 아니다. 어른도 풀기 어려운 퍼즐이 곳곳에 있고, 무엇보다 난감한 것은 답, 풀이가 없다는거다. 힌트조차 없다. 책에 있는 문제를 다 해결한 것 같다고 자만하지도 못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책에 적힌 웹사이트에 원하는 답을 적어야만 최종 문제가 나온다. 그것도 수사를 잘 해서 답이 맞았을 경우에만 문제도 볼 수 있고, 마지막 문제의 정답을 맞춰야만 마지막 이야기도 볼 수 있다. 


한 번 시작하면 게임북에 빠져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게 된다. 새로운 형식의 책이라 흥미롭고 재미있다. 단, 퍼즐이 잘 풀렸을 때의 이야기다. 난 아쉽게도 퍼즐에 막혀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 공략법도 스포도 존재하지 않아 답답하다. 책 저자에게 따지고 싶다. 솔직히 힌트정도는 줘도 되는 거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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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오사카.교토 - 2018-2019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홍유진 지음, 오원호 사진 / 길벗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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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이제껏 살면서  번 타봤다. 온 가족이 모여 제주도에 갔을 때. 그때가 첫 비행이었고, 현재까지 마지막 비행이다. 1시간 20~30분이 내게는 5시간처럼 느껴졌다. 내내 롤러코스터 타는 듯한 썩 유쾌하지 않은 느낌에 해외여행은 못 가겠구나 싶었다. 그나마 갈 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가까운 일본 정도일까. 언젠가는 가고 싶은 일본 여행을 위해 가기에 앞서 책을 봤다. 


지역별로 나눠져 있는데, 내가 본 지역은 오사카다. 명탐정 코난 애니메이션에 종종 오사카 지역이 등장한다. 반갑기도 하고, 구획정리 잘 된 도시보다 예스러움이 남아있는 풍경을 좋아하다 보니 오사카가 참 마음에 들었다. 1권과 2권, 지도로 구성되어있다. 테마와 코스로 분리해 같고, 다른 정보로 여행을 도와준다. 가볼 만한 성, 절을 소개하고, 그곳의 역사를 알려준다. 부지가 넓을 경우, 이곳은 꼭 봤으면 하는 곳을 콕 집어놓았다. 구글 위치정보, 가는 길, 입장료, 관람시간 등이 세세하게 나와있다. 여행 시 경비 소비 계획을 꼼꼼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볼거리, 먹거리, 놀 거리, 살 거리로 테마를 구분하고 그에 따른 정보를 제공한다. 내 관심은 볼거리 조금과 먹거리. 오사카를 대표하는 음식은 면, 타코야키, 초밥, 오코노미야끼, 카레 등 익숙한 것이 많았다. 여행을 가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빠지면 섭섭하지만, 현지인과 다른 입맛에 몇 입 못 먹고 포기할 때가 많다. 부쩍 많아진 여행 방송만 봐도 맛있다고 하면서 식사 후 일어날 때에 반절넘게 음식이 남아있는 것을 많이 봤다. 무리 없이 그 나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 익숙함이 주는 행복이다. 메뉴 종류, 홈페이지 유무, 대표 메뉴 가격, 가게 위치 역시 세세하게 나와있다. 가고 싶은 곳이 있고 음시 사진을 더 크게 보고 싶다면, 이미 가본 사람의 블로그를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분량이 제한되어 있는 책이기에 가지는 한계가 있다. 음식 사진이 작고, 대표 메뉴 한 가지 사진이 전부라는 거다. 먹거리에 유독 관심이 많은 나는 그 부분이 약간 아쉬웠다. 그럼에도 막막한 해외여행의 길잡이로서 무척 훌륭했다. 화폐단위, 카드, 우체국 시간, 와이파이 가능한 곳 등 여행시에 필요한 정보가 가득했다. 숙소부터 입국 카드 적는 법, 공항지도, 교통지도 등 비행기 뜬 후에 알아야 할 정보와 가기 전 여행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짐 쌀 때 필요한 물품, 계절별로 가져가야 할 옷가지, 기내 반입불가 물품, 유용한 카드까지 있다. 이 책 하나만 있으면 처음 가는 여행이 불안하지 않고 설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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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하이스트
요나스 본니에르 지음,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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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높은 곳의 돈을 훔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그동안 내가 봤던 드라마, 영화, 책, 애니에서 참고하자면 옥상에서 출입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빠르고, 감시카메라에 걸릴 걱정이 거의 없고, 임무(?)완수 후 도주하기도 쉽다. 다른 건물의 옥상으로 옮긴 후, 유유자적 도망가는 방법은 많이 봤다. 다를 바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물며 실제 있었던 일이니 그 방법이 최선일 줄만 알았기에 갑작스러운 헬기의 등장은 나를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헬기와 조종사를 구할 정도로 돈이 많다면, 설령 그것이 빌리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굳이 돈을 훔칠 이유가 있었나 싶기 때문이다. 지극히 나답게 현실적인 궁금증을 뒤로하고 허구는 아니지만 허구인 헬리콥터 하이스트를 읽기 시작했다. 


사회에 잘 섞이지 못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평범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과거의 일로 이리저리 얽혀있는 그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모여 하나의 목표를 세운다. 보안운송회사 G4S의 꼭대기 층이다. 지붕에서 구멍만 뚫으면, 회계부가 있고 그곳에 엄청난 현금을 보관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감시카메라를 피해 건물 안을 휘젓고 돌아다닐 일도 없고, 어디 있는지 모르는 현금을 찾으려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옥상에서 구멍을 뚫고 침입해 현금을 들고 나온 후, 옥상으로 도망가면 된다. 바로 헬리콥터로. 말 로만 들으면 엄청 쉬워 보이는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그들은 철저한 계획을 세운다. 헬기와 조종사를 수배하고, 건물의 도면을 구하고, 경찰 출동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연구한다. 


살인이 일어나지 않은 범죄소설은 거의 처음이었다. 사람 안 죽이는 괴도 키드도 있지만, 그건 애니메이션이니 제외하고. 그런데 이상하게 괴도 키드는 범죄라는 느낌이 안 든다. 정말 이상하게도. 어찌 되었건 이런 본격 범죄물을 활자로 읽는 것만으로 의미 있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반전이 흥미로웠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괜히 더 긴장하면서 읽게 되더라. 다 읽고 난 후, 사건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고 싶어진 건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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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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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더위에 읽는 것만으로 한순간 등 뒤가 서늘해지는 문구가 표지에 적혀있다. "사시겠어요? 아니면 살해당하시겠어요?" 무서운 문구도 문구지만 단박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살해당하는 걸 선택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고, 앞 부분의 '사시겠어요?'도 어떤 의미인지 빨리 떠오르지 않았다. 평온한 제목도 이상함을 넘어 수상하기까지 했다. 이해 못할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크게 두 가지 사건이 나온다. 하나는 28살 엄마와 아이가 죽은 사건이다. 전기, 수도가 끊긴 집에서 모녀는 아사한다. 저널리스트인 다지마는 모녀 둘 다 이 들의 일을 물어 볼 어떤 인맥도 없는 것으로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주제 고독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 사건을 취재한다. 또 다른 사건은 방문판매 사기 사건이다. 옆집 사는 자매가 갑자기 도움을 요청한다. 남자 두 명이 무작정 밀고 들어와 수질 검사를 한 후, '정수기를 사지 않으면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했는데, 동생이 옆집 사는 아빠에게 물어본다는 기지를 발휘해 겨우 나왔다고. 어쩌다 말려든 방문판매 사기에 언니가 알고 있다는 경찰까지 합세하며 점점 커지게 된다. 


이리도 어울리는 제목이라니. 한낮의 방문객은 신종 방문판매 사기다. '나야, 나'라는 보이스피싱 사기나, 금강원 혹은 검찰에서 개인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는 사기라면 드라마와 방송을 통해 많이 봤지만, 방문판매 사기는 처음 봤다. 엄밀히 말하면 사기가 아니다. 한낮에 찾아와 물품을 구입하라는 권유로 시작해 살해로 끝나기도 하는 잔인한 범죄 수법이다. 


대낮에 타인의 집에 당당히 들어와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을까. 많은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거다. 그 허점을 찌르듯 이 한낮의 방문객은 느닷없이 집 같은 일상생활에 밀고 들어온다. 무료로 시력검사를 해주기도, 무료를 이불을 세탁해주기도, 무료로 수질검사를 해주기도 한다. 당장 사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잔뜩 겁을 주고, 물건을 구매하기 전까지 가두고 놓아주지 않는다. 물건의 종류에 따라 일주일의 유예기간을 주기도 한다. 그 후, 이런 일이 발생한다. "사시겠어요? 아니면 살해당하시겠어요?" 벗어나는 방법은 없다. 처음부터 무료로 해준다는 건 관심도 가지지 말고, 선한 미소로 문을 두드린다면 절대 열어주지 않는 것 외에는. 혹은 정말로 구입을 하던가. 구입을 하더라도 글쎄... 살해당하지 않을 보장은 없다. 방문객 마음이니까. 


한낮의 방문객이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건, 이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내 일상의 안전이 100% 보장되지 않고, 웃는 얼굴로 태연히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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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에 빠지다 100 미로에 반하다 1
탁연상 지음 / 상상놀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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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라고 하면 그리스신화의 반인반수 미노타우로스가 생각난다. 그는 사람들에 의해 미로에 갇혀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를 없애러 들어간 테세우스는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실 뭉치를 가지고 들어간다. 그는 조금씩 실을 풀면서 미로를 지나간다. 미노타우로스를 무찌른 후, 테세우스는 풀린 실을 따라가 헤매지 않고 출구를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미로에 빠지다 100'은 101가지 상황을 준다. 집을 찾아가야 하는 개, 당근을 찾고 싶은 토끼, 꽃을 찾는 벌과 나비 등 지루하지 않게 입구와 출구에 대상을 배치한다. 별 하나부터 시작해 별 다섯 개까지 천천히 난이도를 올린다. 직선, 사선, 벌집모양 등 미로의 형태가 다르다. 다 비슷하지만 나는 벌집모양 미로에서 유난히 성적이 좋았던 걸로 보면 각자 맞는 미로형태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 해답이 있는 걸 알기 전까지는 미로에 여러 길이 있고, 내가 한 것은 그 중 한 가지 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우연히 해답을 발견했고, 내 길과 맞춰보니 모두 일치했다. 미로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나보다. 한 번에 길을 찾은 미로가 있었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모든 길이 다 막힌 것을 확인한 후에야 길을 찾은 미로도 있었다. 길을 찾으면 기뻤고, 찾지 못하면 찾기 위해 눈 빠지게 길을 쳐다봤다. 게다가 연필로 연하게 그리면, 지우는 수고가 들지만 몇 번이고 다시 할 수도 있다. 컬러링와 함께 할 놀이라고만 생각한 미로찾기가 기억력을 높여주고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니 재미와 뇌 건강 둘 다 잡을 수 있는 야무진 놀이가 아닌가. 


얼마 전, TV에서 하는 독일 여행 방송을 봤다. 광장에 높이와 두께가 서로 다른 수많은 직사각형 구조물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문득 내가 하고 있는 미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로는 신기하다. 앞이나 옆에서 볼 때에는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 지 막막하다. 막힌 곳이 나와 되돌아가도 다시 막힌 곳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미로가 신기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위에서 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가까이서가 아닌, 멀리서 봐야 보인다. 내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3자의 문제에는 거침없이 훈수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먼 곳에서 보면 막혀있는 부분이 보이고, 뚫린 길이 보이고, 출구가 보인다. 그저 놀이로만 생각했던 미로에서 인생을 발견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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