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하이스트
요나스 본니에르 지음,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도둑이 높은 곳의 돈을 훔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그동안 내가 봤던 드라마, 영화, 책, 애니에서 참고하자면 옥상에서 출입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빠르고, 감시카메라에 걸릴 걱정이 거의 없고, 임무(?)완수 후 도주하기도 쉽다. 다른 건물의 옥상으로 옮긴 후, 유유자적 도망가는 방법은 많이 봤다. 다를 바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물며 실제 있었던 일이니 그 방법이 최선일 줄만 알았기에 갑작스러운 헬기의 등장은 나를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헬기와 조종사를 구할 정도로 돈이 많다면, 설령 그것이 빌리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굳이 돈을 훔칠 이유가 있었나 싶기 때문이다. 지극히 나답게 현실적인 궁금증을 뒤로하고 허구는 아니지만 허구인 헬리콥터 하이스트를 읽기 시작했다. 


사회에 잘 섞이지 못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평범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과거의 일로 이리저리 얽혀있는 그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모여 하나의 목표를 세운다. 보안운송회사 G4S의 꼭대기 층이다. 지붕에서 구멍만 뚫으면, 회계부가 있고 그곳에 엄청난 현금을 보관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감시카메라를 피해 건물 안을 휘젓고 돌아다닐 일도 없고, 어디 있는지 모르는 현금을 찾으려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옥상에서 구멍을 뚫고 침입해 현금을 들고 나온 후, 옥상으로 도망가면 된다. 바로 헬리콥터로. 말 로만 들으면 엄청 쉬워 보이는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그들은 철저한 계획을 세운다. 헬기와 조종사를 수배하고, 건물의 도면을 구하고, 경찰 출동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연구한다. 


살인이 일어나지 않은 범죄소설은 거의 처음이었다. 사람 안 죽이는 괴도 키드도 있지만, 그건 애니메이션이니 제외하고. 그런데 이상하게 괴도 키드는 범죄라는 느낌이 안 든다. 정말 이상하게도. 어찌 되었건 이런 본격 범죄물을 활자로 읽는 것만으로 의미 있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반전이 흥미로웠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괜히 더 긴장하면서 읽게 되더라. 다 읽고 난 후, 사건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고 싶어진 건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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