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는 도쿄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가 서울인 것처럼. 듣기만 했는데 이미 가본 듯 친숙한 느낌은 사람들 입에 그만큼 많이 오르내리기 때문이지 않을까. 도쿄는 안타깝게도 내 취향이 아니다. 복잡하고 높은 건물들이 많고 시끌벅적한 곳보다 조용하고 자연이 많고 조금은 예스러운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많은 곳이 취향이다. 그럼에도 일본을 제일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생각했기에 책에서나마 도쿄의 여기저기를 보고 싶었다.
도쿄는 지금까지 봤던 다른 지역의 책과는 조금 다르다. 많은 지역명이 등장한다. 테마별로 장소를 추천해놨지만,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 많은 지역이 낯설어야 하는데 익숙했다. 시부야, 다이칸야마, 에비스,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아오야마, 긴자, 롯폰기, 오다이바, 신주쿠, 이케부쿠로, 우에노, 아사쿠사, 아키하바라, 키치조지. 외곽에 있는 요코하마, 하코네, 카마쿠라, 에노시마. 아는 이름들이다.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잘 생각해보니 드라마다. 한국의 드라마가 주로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드라마도 수도인 도쿄 배경이 많은 것이다. 아니면, 가본 적 없이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만화만 봤던 일본의 지역이 익숙할리 없다.
친절한 책은 이 복잡한 도쿄를 여러가지 테마로 나누고, 적합한 사람에게 추천하는 일정별 코스를 꽤 많이 제공한다. 여행하는 지역에 따라 교통권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솔직히 처음가려는 사람이 그 많은 수의 교통권을 일일히 찾아보기는 어렵다. 책은 일정 소개시 필요한 교통권을 알려준다. 예약이 필요한 곳도 미리 알려준다. 여행책으로 필요한 것은 다 있고, 필요 없는 것은 없다. 정보가 많으면 많았지 부족해 고생할 일은 없어보인다. 화장실 정보까지 있으니.
다른 지역에 비해 도쿄는 빨리 변화한다고 한다. 일주일 전에 갔던 집이 없어져 있기도 한다고. 백 년 맛집이나 언제가도 변하지 않는 편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실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본 여행을 자주가고 갈 때마다 달라지는 새로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도쿄는 참 좋은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