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왕잉 지음, 오혜원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철학자들의 일화,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사상을 한 두장 내외로 어렵지 않게 정리했다. 특히, 제목과 관련있는 "잘난 척하기 딱 좋은"부분은 따로 모아놨다. 오른쪽과 왼쪽 상단에 공간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 명언을 써 놨다. 그 부분만 봐도 쓸모가 있다정말 잘난 척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무척 실용적이다. 잘은 모르지만 유명한 것 같은 누군가의 사상을 압축해놓은 한 마디를 인용해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면 왠지 지식이 많아 보이고, 말의 신뢰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상에 철학자들은 많지만 생각보다 후대를 거쳐 지금까지 영향을 끼친 위대한 철학자는 많지 않은 듯하다. 같은 철학자가 여러 번 등장하는 걸 보면. 책을 보다보면 낯익지만 생소한 단어들이 자주 나온다. 어디선가 분명히 들어봤고, 많이 쓰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뜻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는 단어다. 변증법, 형이상학, 모순, 이원론 등이다. 실생활에서도 쓰이고, 알 것 같지만 막상 정확한 뜻풀이를 할 수 없는 그런 단어. 마지막에 그 단어들의 뜻이 나와 앞부분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바로 앞 장에는 철학자들의 학파이야기다. 그렇기에 이 책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뒤쪽의 2장. 7장과 6장을 본 후, 앞으로 돌아와 읽는 것이 좋다. 


제목에 충실한 책은 좋다. 왜 이런 제목일까 생각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 철학은 어떤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학문이다. 철학자는 그 생각을 언어화하고 문자화한 당사자다. 책은 동양과 서양 철학자들의 생각을 한 가득 모았다. 이걸 보면서 책 제목에 담긴 의미조차 생각하기 싫다는 것은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철학책을 보는 이유는 현실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해결법에 다다르기 위한 실마리를 얻기 위함이다. 혹은 단순히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함일수도 있다. 


이제껏 살면서 읽은 철학자의 책은 노자의 도덕경뿐이다. 명쾌했고, 삶의 시야가 넓어졌다. 조급함이 줄어들고 여유가 늘어났다. 도덕경이 좋았던 이유는 조금이나마 삶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철학자들의 책은 도덕경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았고, 그를 대표하는 문장 하나 정도 밖에 모른다. 그마저도 어딘가에서 주워들어 사람과 말이 일치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철학에 대한 지식을 어렵지 않게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철학자와 명언을 일치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괜찮은 철학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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