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김한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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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자인 나는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통도사 서운암 스님인 성파스님과 종교 전문 기자이신 김한수님이 인터뷰 형식으로 쓰신 일하며공부하며공부하며일하며. 스님이라고 해서 수행만 잘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성파스님은 어린 시절에는 서당에서 <명심보감>을 공부하셔서 한문을 잘하시고, 한문을 잘해서 일본어와 중국어도 잘하신다. 게다가, 도자기 만들기와 천연염색, 옻칠 민화에 이어 보이차를 수입해와서 우리나라에 재배하시고, 장도 직접 담그시고 (통도사 서운암에 가면 항아리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항아리가 상징이라고.) 책을 모아서 도서관을 지으시고 심지어 요트와 드론 자격증까지 갖고 계신다. 잘하는게 너무 많으신 성파스님의 공부와 일에 대한 철학에 감탄을 하였다.  


특이한 점은, 종교 담당 기자이신 김한수 님이 2020년 미술가 김아타의 경기도 여주 작업실에서 성파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가 조선일보 선배 기자였던 샘터사 김성구 대표님을 만나 식사를 하던 중 성파스님 이야기가 나왔고, 법정 스님과 오랜 인연을 맺은 대표라 불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 성파 스님이 해온 일에 관한 책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제목 :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작가 : 김한수, 성파스님

출판사 : 샘터


본문 중에서 


도자기, 천연 염색, 야생화, 옻칠 민화에서 도서 무한대 모으기까지, 한 사람이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방대한 일과 공부, 그것은 스님이 통도사의 종손이라는 주인 의식으로 해온 일이었다. 스님에겐 일이 곧 공부였다. 그 과정에서 필자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기인’이란 선입견이 짧은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서문 중에서)



공부가 별건가? 하면 되는 거지. 나는 공부에 관해서는 콩팥을 안 가려요. 서당 이야기도 했지만, 나는 새로 만나는 것은 다 배움이라 생각해요. 내 경우에는 새롭게 만나는 것은 다 배우는 것이라. 대하는 것, 접촉하는 것, 듣는 것마다 다 배우는 거라. 참선을 해서 도를 깨쳤다. 그래서 다른 것은 안 배운다? 공부는 그런 게 아닌 거라. 경전공부하고 참선하는 것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 대하는 것은 다 배우는 것이에요. 배움에는 피차가 없는 거라. 주고받는 게 없는 배움도 있는 거예요. 간단히 말해서 내 앞에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나가도, 나는 거기서 배울 게 있다는 거지. (P 46)


어디 있든지 계속 정진하는 것이지요. 강원도 취할 바가 있고, 선원도 취할 바가 있는 것입니다. 어디든 취할 바가 있어요. 심지어는 탁지, 탁한 땅도 취할 바가 있고, 정지, 깨끗한 땅도 취할 바가 있어요. (P 61)


간절함이 있으면 다 배우게 된다. 내가 주지를 맡기 전에 한 도예가가 통도사 부근에 도자기 가마를 만들어서 작업했어요. 신정희 씨라고 유명한 작가였지. 외교 회담할 때 그 작가 작품을 외국인들에게 선물할 정도였다고 해요. 내가 통도사 주지일 때 한번은 서울에 올라가 높은 관리를 만났는데, 이 사람이 나를 보고 ‘통도사 신정희 아느냐?’고 물어요. 내가 통도사 주지인데 말이죠. 그분이 그만큼 유명했어요. 그래서 통도사 위신이 있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통도사 내려와 당장 사명암에 가마를 차렸어요. 아예 통도사에서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지요. (P85)


서운암이 전국에서 아마 들꽃 축제를 제일 먼저 했을 건데? 불교 신자든 아니든 관계없이 부담 없이 절에 찾아와서 정서 함양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 해서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지요.(P122)


물아불이, 사물은 나와 둘이 아니다, 하나다, 이거지요. 자연과 더불어 내가 하나라는 것이라. 이런 것은 관심을 가지면 다 보여요. 관심이 없으면 여가가 없고, 관심이 있으면 여가도 있어요. 관심이 없으면 안 보이고, 관심이 있으면 보이는 겁니다. 다들 바쁘다 바쁘다 하는데, 바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별로 좋은 일이 아닙니다. 뭐 때문에 바쁘겠노, 이거라. (P153)


내가 보고 듣는 전부 다 스승이다.공부는 나 혼자 했지만 학교로 보면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고, 영어도 못하지, 일본어도 못하지. 생각해보니 이래가 안 되겠다 싶데. 그렇다고 새로 어릴 때로 돌아갈 수는 없고, 그래도 정신적으로 어릴 때로 돌아가서 새 출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라. 그래서 그때부터 뭐든지 익히려고 한 겁니다. 우리가 절집에 있으니 그렇지, 사회에 있으면서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다 하면 아무짝에 못 쓰거든요. 그래도 그건 지나간 거고 새롭게 마음을 먹었지. 내가 존재하는 무대 자체가 우주무한대학이다! 내 발길 닿는 곳이 학교이고, 내가 보고 듣는 전부 다 스승이다. 이래사 완전히 새 살림을, 어릴 때로 되돌아가서 새 출발을 하기로 작정했지요. (P163)


일반 대중은 일과 공부를 별개라고 여긴다. 그러나 스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일이 공부이고, 공부가 일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스님은 자신의 삶을 통해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왜 일이 곧 공부이고 공부가 곧 일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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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 죽음을 앞둔 서른여섯 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하타노 히로시 지음, 한성례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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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당신이 암에 걸려서 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선고를 받게 된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자식에게는 어떠한 말을 남기고 싶은가? 실제로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의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는데, 사연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가 되면서 2018년에 책으로 출간되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나도 만약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면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나 하고 싶었던 것들을 남 눈치보지 않고 실컷 하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려고 할 것 같다. 물론 자녀가 있다면 자녀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


제목 : 내가 어릴 적 그리던 아버지가 되어

작가 : 하타노 히로시

출판사 : 애플북스 


작가 소개


2016년생 남자아이 유의 아버지이자 사진작가.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를 중퇴했다. 2010년 광고사진작가인 다카사키 쓰토무를 스승으로 만나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중 <해상유적>이라는 작품으로 '니콘 유나21'상을 수상했고, 이후 독립작가로 계속 사진을 찍어줬다. 그러다 아들이 태어난 다음 해인 2017년, 다발골수종으로 3년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었다. 


암에 걸려 인생이 얼마 남지 않은 작가님이 아들을 향해 남긴 이야기들이 현재 인생을 살아가는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던 책이다.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남 눈치 보기 바빴고 뭐가 그렇게 바빠서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지' 이 글을 읽는 내내 반성을 하면서 읽었다.  우리 아버지도 나와 동생에게 이런 마음이시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에게 잘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본문 중에서


아이를 온화하고 다정하게 키우려면 부모가 온화하고 다정해야 한다. 부모 자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성품이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p22)


걱정해주는 마음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조금 더 삶을 연명하기 위해 침대에서 천장이나 바라보며 누워 지내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지인과 친구들의 '온화하고 다정한 손'이 선의라는 것을 알면서도 힘들고 혼란스러웠다. 인터넷 세계는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선의의 충고를 무시하는 순간 건방진 환자로 낙인찍혀 나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러한 온화함과 다정함은 거의 학대에 가깝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근거 없는 충고는 '다정한 학대'라는 것이다. (p30)


좋은 예만 보여주어 무작정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희망이 없음을 알게 된 후에는 더 큰 절망만이 기다린다. 그러나 안이하게 충고하는 사람들은 과연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질 수 있을까? 의료인보다 암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했을까?내가 생각하는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은 상대를 배려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자신의 온화함과 다정함을 통째로 던지기만 한다고 그런 사람이 될 수는 없다.(p34)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 아무리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라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한 번도 나쁜 짓을 저지른 적이 없는데도 중병에 걸릴수도 있다. 자신이 실패했을 때는 도움을 청하고, 다른 사람이 실패했을 때는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라며 좋은 얼굴을 하는 것만이 온화함과 다정함은 아니다.(p38)


아이가 실패할 기회를 빼앗아버린다면, 도전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실패하지 않도록 부모가 미리 "이렇게 해라"라고 알려주고 결정해준다면, 이것 또한 '다정한 학대'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부모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부모가 할 수 있는 아이에 대한 진정한 상냥함과 다정함이다. (p54)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다양한 조사를 해보고 알게된 사실은 '힘들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다'였다. 인류는 힘든 상황일수록 오히려 다음 세대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고 보면 현재 저출산은 사회가 안정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생명을 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이런 의문도 생길 것이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p57)


사회는 원래 불합리한데 이 사실을 모른 채 어른이 되면 그냥 당하고 만다. 내가 아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나이에 맞는 경험을 하게 하려고, 다른 하나는 때가 되면 예방접종을 하듯 세상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p74)


사람에게는 서로 맞는 관계, 그렇지 않은 관계가 있다. 친구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모두 사이좋게 지내요'라는 불합리한 말이 오히려 압박으로 다가와 괴로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친구란 굉장히 소중한 존재인데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친구가 많고 적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친구의 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p78)


좋은 기회를 놓칠지라도 싫어하는 사람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나 자신이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면, 다른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는다. 나도 꽤 힘겨워하며 싫은 사람에게 맞춰주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엔 정말 괴로웠다.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자'라고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나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없던 시절의 나는 싫은 사람이 하는 무의미하고 고압적인 얘기를 조언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니 싫은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p96)



글자수 제한으로 많은 좋은 조언들을 다 싣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 밖에도 직업과 일에 대한 작가의 생각 및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에 대한 글들이 있어서 '내가 인생을 사는 목적이나 이유'에 대해 사색해볼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흠집이 있거나 버려지는 책들을 제공받아 볼 수 있는 '에코북'서포터즈로 이 책을 읽어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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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기 위한 글쓰기 - 쓰기에도 근력이 필요하다
이수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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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이 넘도록 난독증인 줄 모르고 살았다면 어떤 기분일까? 

살기 위해 글을 쓴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는가?

위 두 가지 질문이 실제로 3년간 1000편이 넘는 에세이를 쓰며 책을 출간하고 글쓰기로 인생을 살아가는 한 작가님의 스토리이다.작가님은 어렸을 때부터 한 편의 글을 읽고 쓰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한다. 30대가 되어서야 난독증이라는 것을 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시간이 넘게 독서하는 노력을 하면서 5시간만에 책 한 권을 다  읽어내는 나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 작가님의 글을 통해 '나는 글솜씨가 부족해서 안돼.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작가가 돼?라며 내 자신에게 콧방귀를 뀌고 무시했던 지난 시절이 부끄러웠다. 내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는데 남들이 내 글을 좋아하길 바라면 안 된다. 


제목  : 너답게 살기 위한 글쓰기

작가 : 이수아

출판사 : 미다스북스


작가 소개


1985년 인천 연수구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태어나 20년을 살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 3년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여러 글쓰기 수업과 모임을 통해 에세이, 시, 소설 등 아홉 권의 공저를 출간하고 나만의 언어를 찾았다. 지금은 용인시 처인구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본문 중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사유해야 한다. 여러 방향에서 두루 살피려는 시선만으로도 충분히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글이 가진 힘은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일까. 글쓰기에 사람을 살려내는 힘이 있다는 것을. 글쓰기는 시들어 가던 나에게 물과 햇빛이 돼주었다. 그렇게 글쓰기는 십자가로 다가왔다. (p21)


독서와 글쓰기는 서로 끌어당긴는 자석 같다. 나는 육아와 살림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어딘가로 이동하는 중에도 글감을 생각한다. 시선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관찰한다. 틈새 시간을 이용해 독서하고 정해놓은 시간이 되면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쓴다. (p34)


읽고 쓰는 데 중요한 3가지!


1. 작가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책에 쓰인 그대로를 받아들일것

2. 진솔한 글을 쓸 것

3. 사람과 상황을 글로 포장하지 않을 것


나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한 줄이라도 쓰기 전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미흡하더라도 한 편의 글을 완성하려고 노력한다. 글이 완성되면 하루나 이틀 묵힌다. 완성하지 못했다면 시간 간격을 두고 이어서 쓴다. (p48)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다. 무언가를 쓰고 싶은 욕구의 차이가 글을 쓸 수 있게도 없게도 한다. 욕구는 동기와 관련 있다. 쓰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글쓰기의 동기를 점검해야 한다. (p60)


나는 브런치에서 탈락이라는 고배를 세 번 마신 후 네 번째 심사에 통과했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쓰는 사람에게 큰 힘이다. (p67)


이 세상의 모든 글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좋은 글도 나쁜 글도 없습니다. 저마다의 취향만 있을 뿐입니다. 글은 말이 되게만 쓰면 됩니다. (에필로그)


글을 쓸 때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 글을 보고 못 쓴다고 악평을 달거나 무시하면 어떡하지'라는 괜한 걱정에 움츠러들었던 지난 시절을 반성해보게 되었다. 작가님은 "매일 쓰는 사람이 작가이며 쓰기에도 근력이 필요하다며 매일 글을 쓰면서 연습할 것"을 강조하셨다. 나는 지금도 매일 글을 쓰고 있으니 반쯤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는 예비 작가님들이나 현 작가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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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가랑비메이커 단상집 1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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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이 얇아서 읽으려면 금방 읽을 수 있는데, 마음이 조급할 때 읽으면 좋은 책도 의무감으로 읽어야 하니, 이 책은 아껴두고 읽고 싶었다. 마지막 서포터즈 책이라 더욱 아쉬운 마음에 천천히 느껴가며 읽었다. (변태같다 ㅋㅋ)이번에 받은 책은 작가님이 직접 시의 느낌을 살려서 쓴 글이다. 문장과 장면들 작가님들은 표현 하나를 해도 섬세하고 꼼꼼하게 하셔서 읽으면서 감탄을 할 때가 많았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다. 어쩜 같은 장면을 보아도 예쁜 표현으로 할수가 있을까. 그래서 출판사 이름이 문장과장면들인가 싶다.


제목 :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작가 : 가랑비메이커

출판사 : 문장과 장면들 


본문 중에서


하루의 끝으로 가만히 밀어두고 싶은 얼굴이 있다.

늦은 밤 혹은 짙은 새벽 그 어떤 방해도 없는 곳으로 

고요하게 남겨두고 싶은 시간이 있다.

오직 어둠과 적막만이 스며든 세계에서

마주한 두 눈 외에는 어떤 것도 담지 않고 

고요한 숨결 사이의 의미들을 안은 채 오래도록 곱씹고 싶은 만남이 있다.

어떤 서사와 얼굴들을 지나왔든 상관없이 오늘의 엔딩에 초대하고 싶은 단 하나의 이름이 있다. (p24)


당신과 내가 사는 삶은 종이 위에 있지 않아서

모든 선과 면이 선명할 수는 없다.

선명해질 때 흐려지는 것 흐려져야만 선명해지는 것이 있다.

저편의 당신이 선명하려면 이편의 나는 반드시 흐려져야 한다.

망각은 선명하지 못한 것들이 밟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p36)


옷이 조금 크면 품을 키워 입을 수 있어도 

커다란 신발에 맞춰 발을 키울 순 없다.

가끔은 내려놓아야 하는 크기도 있다.

다리에 쥐가 나지 않도록 헐떡거리는 신발에 엎어지지 않도록

미련 없이 던져버려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p81)


깊어지고 싶어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

멀리 두고 가끔이나 꺼내 보더라도

오래도록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p95)


쓰는 사람들은 언제나 옅은 두통처럼 조바심을 안고 산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면 마치 대단한 무언가라도 되는 것 같은 착각을 하다가도, 점을 찍고 나면 한없이 유한하고 사소한 자신을 깨닫는다. 우리는 순간에 존재하고 사유하며 유한하다. 그리하여 닿을 수 없는 영원함을 향하여 끊임없이 발버둥칠 뿐이다. (p147)


내 삶이란 영화에 나레이션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은 어떤 문장이 될까. 

조금은 담담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당신에게는 빗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파도를 가져왔으면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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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 잔치 - 지구최강 사랑둥이 강아지 재롱이의 성장일기
재롱이 누나 지음 / 샘터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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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 내내 재롱이가 너무 귀여워서 싱글벙글하며 읽었다. 사진밑에 있는 QR코드를 찍어서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면서 재롱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 책은 큰나(큰누나, 백다윤) 와 짠나(작은누나,백재은)의 시점으로 쓰여진 책으로 재롱이의 귀여운 모습들을 볼수 있어서 행복함을 주는 책이었다. 큰나의 남자친구(현재의 남편)이 키우던 또치가 새끼를 세 마리 낳았고 그 중 둘째를 입양해와서 키우기 시작했다. 수컷으로 올해 11살. 사람나이로 치면 조금 나이가 있는 강아지. 원래 말티즈는 참을성이 없고 예민하고 잘 짖는다는데 재롱이는 순한 강아지라고 한다. 재롱이라는 이름도 '재'자 돌림인 작가님의 집안을 따라 재롱이로 지었다고...숯이 묻어 입 주위가 검은 사진을 올렸는데 그게 공사장 강아지 등 패러디가 되면서 유명해지고 가수 '강민경'님이 인스타 계정에 이 강아지가 누구인지 되게 궁금하다고 피드를 올리게 되면서 갑자기 인기를 끄는 '반려견의 스타'가 되었다고 한다.

제목 : 재롱잔치
작가 : 재롱이 누나
출판사 : 샘터


본문 중에서

기억하기로는 초등학생 때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다. 보통 그 나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강아지에 대한 환상 때문인지, 아니면 작은 털북숭이에게 진심으로 반해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달리 엄마와 언니는 강아지를 조금 무서워하는 편에 속했다. 여러 해가 지나면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은 서서히 잊혀갔다. 그렇게 고등학생이 된 나에게 언니는 처음으로 강아지 이야기를 꺼냈다. 언니 남자친구의 강아지인 또치였다. (p14)

"엄마, 우리 강아지 키우면 안 돼?"
"뭐..또치 같은 애면 괜찮을 거 같아."
엄마는 새침하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이 정도로 말했다는 건 사실상 완전 오케이다. (p17)

재롱이를 처음 만나던 그 순간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든 장면, 모든 느낌이 생생할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돌이켜보면, 재롱이와 나, 우리가 우연히 만나서 이렇게 깊은 연이 되었다는 것이 정말 귀하고 감사한 일이다. 재롱아, 우리 집에 와줘서, 나를 만나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p29)

지금도 아빠와 재롱이의 시간에는 변함이 없다. 아빠의 하루 시작과 마무리에는 항상 재롱이가 함께다. 그리고 무뚝뚝한 아빠는 아빠만의 방식으로 재롱이를 아끼고 예뻐해준다. 마음은 말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p57)

재롱이가 좋아하는 , '먹으면 안 되는 먹는 거' 첫번재. 우리 집 이불과 베개 모서리. 두번째는 잠옷이다. 마지막 세번째, 방바닥에 놓여 있는 모든 것이다. 재롱이는 언니의 비싼 가방이 바닥에 놓여 있을 때, 자기 앉은키와 동일한 그 가방 옆에 앉아서 야금야금 귀퉁이를 씹어 먹는다. (p78)


재롱이와 가족간의 추억이 담긴 스토리들이 담겨있고 마지막 부록에는 재롱이의 사진첩들이 담겨있어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어렸을 때 부터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서 동생도 나도 부모님을 졸라봤지만 절대 반려견을 허락해주시지 않았다. 결혼하고 나서라도 반려견을 키우고 싶었지만,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거면 (나중에 아기도 낳아서 키워야 하는데 육아도 힘드니까) 차라리 데리고 오지 말자는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여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는 로망은 포기하였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대리 만족을 해 보았다. 가끔 기분이 울적하거나 귀여운 사진이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꺼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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