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방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 늦깎이 프로 골퍼, 조윤성의 무모함과 용기
조윤성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의 방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제목 에 서평단 신청을 하였다. 알고 봤더니 이 작가님 56만 유튜버로 꽤 유명하신 분이었다. 작가님은 서울 지역에서 수학강사로 살다가 2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호주로 유학과 이민을 가면서 "늦깎이 프로골퍼"가 된다. 다른 사람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라도 도전을 하면 꿈을 이룬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느꼈다.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공과 TESOL 수료증을 살려 영어학원강사로 근무를 하였다. 영어 강사로 3년 정도 일하였지만 늘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영어강사로만 내 인생을 허비할 순 없다.'라는 무모한 용기가 생겼고, 그렇게 부모님의 반대를 버텨가며(특히 아버지가 반대하셨다. 회사생활은 녹록치 않을거라고 경고도 하셨다.) 중소기업에서 시작하여 공기업까지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많이 데였다. 이제는 작가라는 또 다른 꿈을 가지고 노력중이다. 나도 늘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인생의 방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 아무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작가님의 책에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무엇보다도 대단한게 골프선수 준비한다고 학원강사를 그만두었을 때도 그냥 묵묵히 믿어주고 응원해준 아내분에게 놀랐다. 한 집안의 가장이 꿈을 위해 생계를 포기한다고 했을 때 이해해주는 가족들 !!범상치가 않다. '내가 만약 남편이 갑자기 회사를 퇴사하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하면 그걸 응원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작가님은 호주를 거쳐 필리핀에서 자녀들과 아내와 같이 사시다가 지금은 서울에 다시 살고 계신다고 한다. 물론 자녀들은 호주에 있다.

좀 아쉬웠던 점은 골프선수라 그런지 골프용어가 많고 골프이야기가 좀 많아서 나처럼 골프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좀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어서 읽어볼 만하다.

본문 중에서

누구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 때 좋은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선택으로 나중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가가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p16)

포기하지 않으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될 수많은 선택은 결국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된다. 내 인생에서 얼마간의 비중을 차지했던 수학 또한 수많은 오답을 거쳐 비로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p20)

두 발자국 뒤가 보이지 않아서 한 발자국도 떼지 않는 것은 어쩌면 무척 어리석은 일이다. 한 발자국을 가야만 그 다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어차피 예상하지 못한 일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하기보다는, 알 수 없어서 더욱 설레는 색다른 인생이라는 모험에 올라타 보는 것은 어떨까?(p80)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이라는 것의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타고난 환경과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좋은 생각일 수 없다. 내가 태어난 상황과 조건 속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아왔는지가 성공한 인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p84)

인생의 경험이라는 것은 80억 인구 하나하나에게 모두 다른 것이어서, 어떤 이에게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도전이 어떤 이에게는 시도도 할 수 없는 만큼 어려운 도전일 수도 있다. (p113)

평범했던 수학강사가 어떻게 프로골퍼가 되었는지 궁금하신 분
'나이가 많아서, 이제 늦었어'라고 생각하는 분
무모함과 용기가 필요하신 분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시는 분
이 책을 읽으면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낸 25명 마음 치유 기록
윤주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윤주은 작가님을 알게 된건 책과 강연의 '백백차트(만다라차트)2기' 활동을 하면서 우리 조의 조장님으로 만나면서부터였다. 부산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시면서 먼저 조장을 하겠다고 손을 드셨을 때부터 '저분은 뭔가 포스가 느껴진다. 다르다'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이 책의 소개를 볼 때부터 알았다. 보통 분이 아니셨구나.
작가님은 늘 어머니를 때리고 소리지르고 강압적인 아버지의 밑에서 불안해하며 자랐다.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아하시는,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늘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했다.
학벌 콤플렉스가 있는 아버지의 요구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여 한국에서 석, 박사 과정을 마치고 일본에서 아동문학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하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본인을 위한 공부와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상담사로 일을 하고 계신다. 우연히 내담자가 적어온 96개의 감정과 고민에서 착안하여 <까봐카드>를 개발하여 상담 기법 도구로 활용을 하고 그 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교육지원청 연수, 교원 연수, 학부모 연수 등을 하고 있다. 현재 '디다봐 학교 (디다봐는 경상도 사투리로 '들여다봐'의 말이다) 를 브랜딩하고 있으며 커뮤니티를 이끌고 독서 치유상담사 일을 하고 있다. 또, 책을 읽고 자기만의 글을 쓰는 공저책 작업을 통해 많은 작가들을 배출하여 강연과 출간기념회를 열었다.

작가 본인의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시작했다는 일에 만족감과 보람을 느끼고 있음을 그녀의 글에서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까봐카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까봐카드는 '내가 아플까봐, 남편의 사업이 망할까봐, 아이가 아플까봐, 아이가 왕따를 당할까봐, 내가 직장에서 잘릴까봐...'등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걱정과 불안요소를 ~까봐 형태로 만든 것이다. 까봐카드를 고르면서 자신의 심리를 표현하고 치유하고 있다. '나는 아프면 어때, 내가 죽으면 어때, 내가 힘들면 어때' 라는 생각을 하면 편안해진다. 정말 이 책의 내담자의 사연에 이입이 되었고, ~까봐 로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막장 드라마를 쓰고 있었다'는 글에 공감이 갔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고 내가 만들어가는 드라마에 내가 초를 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었으니 나만의 '까봐'카드를 활용하여 걱정을 좀 덜하고 편안한 마음을 먹어야겠다. 그래야 안 될 일도 될테니까. 그리고 다들 말을 못해서 그렇지 사연없는 가정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본문 중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매일 검색해서 들었다. 지하 12층의 삶에서 나와야겠는데 방법은 모르겠고, 그저 법륜스님 말씀을 듣다 보니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곤 했다. 어느 날 나와 비슷한 사례의 질문자가 있었다. 친정이 보증을 잘못 서서 빚더미에 앉게 되어 괴롭다는 사연이었다. 이 즉문에 스님은 "왜 니한테는 불행이 일어나면 안 되노?"라고 하셨다. 그때 큰 1톤짜리 대형 해머로 머리를 두들겨 맞는 느낌이었다. '맞네, 나는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왜 나는 나에게는 불행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 누구는 부도나도 되고 누구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도 되고 누구는 더한 사건과 사고를 겪어도 되는데, 왜 내겐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중략) (p47)

이제 내가 내 생각을 만드는 주인임을 깨달았다. 고통은 내가 생각으로 만든 망상 때문이었음을 깨우쳤다. 나는 '내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제 내가 되었다. '내가 되는 꿈'을 이루었다. '내가 되면' 불안은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자 눈앞이 명확해졌다. (p67)

왜 나에게는 고통이 오면 안 되는가? 왜 나는 행복해야만 하는가? 왜 나는 불행하면 안 되는가? 미래에 그런 고통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나의 강한 관념이 나를 힘겹게 하며 고통스럽게 한다. 나의 미래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어떤 일이든 벌어질 것이다. 또는 어떤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지만 안 벌어질 수도 있다. 사건, 사고가 없기를 바란느 마음, 미래에 희망만 있고 어둠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있을 수 없는 환상을 바라는 욕심이지 않을까? (p130)

까봐카드에 대해 알고 싶거나 궁금하신 분
마음이 불안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힘드신 분
공황장애나 우울증으로 고생하시는 분
'왜 나에게만 이런 안 좋은 일이 있지' 하며 자책하는 분
상담분야나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이나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

이 책이 도움이 됩니다.

디다봐학교 스마트스토어에 '까봐카드' 판매중이더라구요.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거벗은 한국사 : 고려편 - 격동의 500년이 단숨에 이해되는 스토리텔링 고려사 벌거벗은 한국사
tvN〈벌거벗은 한국사〉제작팀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거벗은한국사 조선편에 이어 고려편에도 서평단 당첨이 되었다.
학창시절, 역사라는 과목을 어려워하고 싫어했는데 벌거벗은 한국사 책을 통해 역사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재미있게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가볍게 읽으면서 역사공부하기에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왕건과 강감찬, 최영 장군 등 전쟁에서 승리로 이끌었던 장군들이 많은 시대의 이야기라 고려편이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놀라웠던 사실은 왕건에게 29명의 부인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계획적이었던 왕건, 왕건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기생충 버전)
이 책을 통해 고려 역사를 다시 한번 배워볼 수 있어서 좋다.

왕건은 왜 29명의 부인을 두었을까요?
강감찬은 어떻게 귀주대첩의 영웅이 되었을까요?
반원정책을 펼친 공민왕이 왜 원나라 공주를 사랑하게 되었을까요?
신돈은 어떻게 노비에서 왕의 오른팔이 되었을까요?
최영과 이성계는 원래 친한 관계였는데 한순간에 원수로 역사에 남았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문 중에서

전남 나주는 후백제 배후에 위치해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왕건의 군대가 계속 나주에 주둔하려면 나주 호족들의 주력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오씨가 나주 유력 호족의 딸이었던 것이지요. 왕건은 야망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혼맥을 통해 또 다시 자신의 세력을 키운 것입니다. 왕건이 첫째 부인 유씨를 두고, 둘째 부인 오씨마저 들인 상황에서 두 부인의 심정은 어땠을까요?(p27)

호족들에게 "우리는 하나다!"라는 강한 유대감을 심어주기 위해 '사성정책'을 시행했지요. 사성정책은 성을 하사하는 정책으로 호족들은 왕족의 왕씨 성 혹은 새로운 성을 받았습니다. 당시에 성을 갖는 것은 엄청난 우대를 뜻했습니다. 심지어 왕건과 같은 개성 왕씨를 쓴다는 것은 왕실의 일원, 즉 한 가족으로 묶인 것을 의미했지요. (p35)

서희는 거란의 진짜 목적은 고려 정벌이 아니라, 고려와 송나라의 연을 끊게 만드는 것이라 판단했지요. 서희는 한 번 더 싸운 뒤 상황을 봐도 늦지 않다며 왕에게 거란에 맞서 싸우기를 권했던 것이지요. 당시 고려의 왕이었던 성종은 서희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p95)

묘청이 난을 일으키자 서경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백성들까지 가담해 반란군의 규모는 점차 늘어났습니다. 묘청은 서경을 중심으로 군을 정비하고 서경과 개경 사이의 길목을 차단했습니다. (p151)

공민왕 부부의 무덤 내부에는 다른 무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가 있습니다. 바로 두 무덤을 연결하는 통로가 나 있는 것이지요. 이 통로는 노국대장공주를 무척 사랑한 공민왕이 죽어서도 서로의 영혼이 오고 갈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요. (p223)

아버지의 유언을 마음에 새긴 아들은 평생 재산을 늘리지 않고 집이 누추해도 기쁜 마음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유명한 말은 사실 최영의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유언이었어요. (p271)

이성계의 출생에는 깜짝 놀랄만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성계는 고려가 아니라 원나라에서 태어난 원나라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p275)


역사 특히 고려의 역사에 관심있으신 분들
역사를 잘 몰라서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
수험생(한국사자격증준비중인)분들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지아가 들려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권정생 이야기
정지아 지음, 박정은 그림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아지 똥> <몽실언니> 등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쓰고,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 병으로 돌아가신 권정생 작가님의 이야기. 정지아 작가의 글로 권정생작가의 일생이 재탄생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작가님의 목소리가 음성지원이 되었다. 몇 달 전, 정지아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러 갔을 때, 빨치산과 아버님의 장례식 이야기를 직접 들었던 나는 그 때 들러주었던 목소리와 내용이 오버랩되면서 이 책이 더 잘 와 닿았다. 정지아 작가님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정지아 작가가 에필로그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권정생의 유언장을 읽고 나는 울었다. 나는 본디 좀체 울지 않는 사람이다. 아버지가 돌아갔을 때도 울지 않았다. 그런데 권정생 유언장의 첫 대목을 읽고 울컥 눈물이 솟구쳤다. (중략) 이 유언장을 쓸 때 권정생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유언장을 쓸 정도였다. (중략) 권정생의 삶은 가장 널리 알려진 그의 동화책 <강아지똥>의 강아지 똥과 똑같다.

권정생 작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사진을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봐서 그런지 '참 외롭고 쓸쓸하고 아파보인다'라는 생각도 든다. 작품들로 상도 받고 기자들이 인터뷰도 하러 왔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평생을 옷 하나 안 사입고, 늘 죽으로 하루를 떼우고 달라진게 없었다. 오히려 5000만원이라는 큰 돈을 기부하였다. 폐병으로 평생을 괴로워했지만 이 폐병으로 인해 낮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도 했다. 아픈 와중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만 살다가 갔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오고 슬펐다. 참 비운한 인생을 사신 권정생 작가.
늘 가난하게 살고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다. 일본에서 5남 2녀중 여섯째로 태어났지만, 제일 큰 형은 사망하고 다른 두 형도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생존여부도 모른다.

한국전쟁(6.25)이 배경인 이 책. 만약에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전쟁통에 살지 않았더라면 (시대를 잘 타고 나셨더라면) 더 많은 작품들을 쓰셨을 것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 작가이다. 권정생작가에 대해서 심도 있게 알 수 있었다. 몽실언니 와 강아지똥 다시 읽어봐야지.

본문 중에서

정생은 그날 밤, 꿈속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이 슬픈 눈으로 정생을 바라보았다. 정생은 울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보다 못한 누나가 정생을 어머니 방에 데려다주었다. (p35)

정생이 한달음에 아버지 곁으로 달려갔다. 아버지 곁에 서서 나란히 걸으며 정생은 리어카 안을 기웃거렸다. 오늘도 헌책들이 수북했다. 정생이 손꼽아 기다린 것은 바로 그 책들이었다. 아버지는 헌책들을 주워다 뒤란 추녀 밑에 차곡차곡 쌓았다. 그렇게 헌책들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헌책방에 넘기는 것이다. 그때까지 이 책들은 정생의 것이었다. (p47)

고막을 찢을 듯 요란한 굉음이 겨우 멈췄다. 공습이 멈춘 지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귀가 먹먹했다. 혼마치 사람들이 공습을 피해 방공호로 대피한 것은 엊저녁이었다. 불도 없이 어두컴컴한 방에서 막 밥을 먹으려는 찰나 숨이 넘어갈 듯 사이렌이 울렸다. 곧 폭격이 시작된다는 의미였다. (p49)

아프다가 죽는 것. 오직 그것이 정생의 삶에 주어진 것이었다. 그것이 하느님께서 정생에게 주신 삶이었다. 그것이 자신의 삶이라면 자유롭게, 더 철저하게 아프고 싶었다. (p153)

유명 작가가 된 뒤에도 정생은 맛있는 음식 한 번 사 먹은 적이 없고, 비싼 옷 한 벌 사 입은 적이 없었다. 종지기로 살던 때처럼 무릎 툭 튀어나온 시장 옷에 고무신이 전부였다. 그렇게 모은 돈을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위해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정생은 북한에 관심이 많았다. 북한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소식에 펑펑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렇게 정생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p1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박지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수두룩하게 나오는 아이폰 신상폰,
분명히 아이폰12를 산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가 나왔고, 나는 지금 15플러스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애플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애플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면 다른 회사에 가서도 일을 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빡세면서도 일을 효율적으로 잘한다고 하는 '애플'사. SK하이닉스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미국의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애플에서 4년간 일한 작가님. 애플에 관한 책을 보면 대부분 일해보지도 않고 알음알음 들은 정보로 책을 쓴 작가들이 많은데, 이 책은 작가님이 직접 애플사에서 일을 해보고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적은 책이라 '애플'사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꼭 애플이 아니더라도 직장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일잘러'라는 소리를 듣는데 도움이 되겠지.


본문 중에서

제품의 신뢰성은 소비자의 만족도, 나아가 브랜드의 평판과 가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회사는 제품의 설계 및 개발 단계에서 철저히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완벽히 해결해야 한다. 신뢰성 담당자는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설계, 재료 선택, 부품의 기능과 제조 공정 그리고 양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팀과 광범위한 협업을 한다. (p23)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잃으면 고객이 떠나는 건 한순간이다.
이를 알고 있기에 애플사에서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애플에서는 상사 앞에서 절대 해선 안 되는 말이 있다. 바로 "모르겠습니다.""안 됩니다" 그리고 "불가능합니다"이다. 만약 당장 제시할 해법이 없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모른다, 안 된다, 불가능하다"라고 답하는 행위는 "저는 무능해서 애플에서 쓸모없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p33)

한국의 대다수 기업에서는 논쟁적이고 호전적인 직원을 쌈닭이라고 하거나 쓸데없이 일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애플에서는 이런 직원을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제시하며, 남들이 대충 넘어가는 부분까지 찾아 개선하는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한다. (p62)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란 부분이다. 우리나라와 기업문화도 당연히 다르겠지만 외국의 사고방식에 놀랐다.

"자료를 늦게 받아서...."와 같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무조건 결과로 이야기해야 한다. 회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때 보고하는 것이 담당자의 '기본'업무이다. (p74)

애플의 일잘러들은 모두 회의에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회의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단으로 보았고, 그래서 완벽히 준비하고서 회의에 참석했다. 신랄한 이야기가 오가는 분위기 때문에 회의를 두려워했던 나는 그들의 모습을 참고하면서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p93)

애플에서는 아무리 복잡한 주제를 발표하더라도 그 내용을 슬라이드 한 장에 담아야 한다. 그래서 애플 직원들은 발표자료를 '원 페이저'라고 부르기도 한다. 담당자가 발표 내용을 원 페이저로 만들지 못한다면, 자기 업무를 완전히 숙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팀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p100)


직접 애플기업에서 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이나, 우리나라 기업과는 다른 점들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외국 기업문화에 대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배워야 할 문화나 일하는 방식들을 보고 '아, 이런 점은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적용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
애플의 기업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사람
애플제품을 좋아하는 사람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