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수의 다시 만난 고대문명(이집트)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곽민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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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복숭이 곽민수아저씨의 포토카드는 안나왔지만 내 머리속 편견과 오해로 가득찬 이집트에 대한생각을 재정립시켜준 고마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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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수의 다시 만난 고대문명(이집트)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곽민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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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나 책을 받아보고 택배봉지를 뜯어 볼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수 없는것 같다.

특히 이번에는 포토카드가 있다고 해서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책을 펼치기도 전에 살짝 아쉬움이 먼저 찾아왔다. 제발~제발~ 털복숭이!!! 하면서 은근히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고고학자 곽민수 선생님이 앉아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상상했는데, 막상 손에 쥔 것은 지혜의 신 토트였다. 물론 토트 역시 상징적으로는 더없이 어울리는 존재지만, 괜히 “아, 작가님 사진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소소한 아쉬움이 남았다.

(_버프"이집트에 대한 사랑과 지식이 대폭상승한다 +1000을 못받았네")

그래도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자 그런 아쉬움은 금세 사라졌다. 고대 이집트라고 하면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 영화였다. 갓 오브 이집트의 화려한 신들, 미이라의 모험과 저주, 스타게이트의 SF적 상상력, 십계와 클레오파트라가 만들어낸 장대한 스케일. 사막과 피라미드, 미라와 신비로운 의식. 이집트는 늘 그렇게 이미지로 먼저 소비되는 문명이었다.

하지만 곽민수의 다시 만난 고대문명(이집트)은 그 익숙한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 대신 고고학과 문헌,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실제의 이집트를 보여준다. 신비롭고 기이한 문명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 구조, 권력 체계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던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서의 이집트다.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것은 문명이라는 개념 자체를 다시 묻는 시선이었다. 우리가 학교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배웠던 4대 문명이라는 구분이 사실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근대적 시각 속에서 정리된 분류라는 점은 생각의 틀을 흔들어 놓는다. 문명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오래되었다고 문명인가, 아니면 잉여를 창출하고 그것을 낭비할 수 있을 때 문명이라 부를 수 있는가. 거대한 건축과 종교 체계, 예술과 상징은 결국 그런 토대 위에서 가능했다는 설명은 피라미드를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리고 매 챕터마다 시작전에 오리엔테이션이라고 그장을 요약해서 설명해주는 부분이 너무 상냥했다 그부분만 분홍색으로해서 다시 찾아볼때 쉽게 찾을수 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나일강이 있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라는 말이 단순한 교과서 문장이 아니라 삶의 구조를 규정하는 사실임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규칙적인 범람과 세 개의 계절, 검은 땅과 붉은 땅이라는 대비는 자연환경이 곧 세계관이 되고 종교가 되고 정치 질서가 되는 과정을 이해하게 한다. 이집트인들이 강한 자국 중심성을 보였던 이유 역시 그 안정된 자연환경 속에서 형성된 확신과 자부심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된다.

신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헤카라는 개념을 통해 드러나는 질서의 힘, 헬리오폴리스 신화가 구성하는 우주관, 그리고 그 중심에 선 파라오. 파라오는 단순한 전제 군주가 아니라 신과 인간 사이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존재였다. 이름과 상징, 의례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이집트 사회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정교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은 거대한 건축물이나 신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기관과 장인, 여성의 삶, 귀족과 총리의 역할까지 조명하며 이집트를 ‘사람이 살아간 사회’로 그려낸다. 미라 역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삶의 연장선으로 이해한 결과였다는 점에서 철학적 깊이를 지닌다. 피라미드는 허영의 상징이 아니라 조직력과 기술, 신념이 결합된 집합적 산물이었다. 투탕카멘의 이야기도 저주의 전설이 아닌 역사적 맥락 속 인물로 재해석된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책을 덮은 뒤 영화 속 장면들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화려한 특수효과 뒤에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의 삶이 함께 떠오른다. 신화로 소비되던 이미지가 역사적 이해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곽민수작가? 소장??은 어린 시절 카이로에서의 경험을 계기로 이집트를 인생의 반려자처럼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영국에서의 발굴 경험, 한국에서 이집트학을 알리려는 노력까지, 그의 여정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진지한 학문적 열정의 결과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과장이나 신비화 대신, 오랜 시간 축적된 연구자의 시선이 담겨 있다.

고대 이집트는 더 이상 막연한 미스터리가 아니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며 질서를 만들고, 신념을 체계화하고, 수천 년 동안 사회를 유지해 온 구체적 사례다. 이 책은 우리가 좋아해 온 이미지와 실제 역사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좁혀준다.


처음에는 토트가 나온 포토카드가 아쉬웠지만,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상징처럼 느껴진다. 지혜의 신이 이 책의 문을 열어 준 셈이니까. 이제는 영화 속 이집트가 아니라, 역사 속 이집트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값지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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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스파이입니다
알콩달콩 뚱딴지네 지음 / 좋은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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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곳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ㅋㅋㅋ 이게 뭐야.

다 읽고 난 지금의 나는 정말 이런 심정이다. 헛웃음이 먼저 나오고, 한숨이 나오는 듯하다가, 다시 피식 웃게 된다. 이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입사원 스파이입니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려명거리를 시작으로 역전이김, 직승기까지. 작가가 쓴 목차는 북한말을 적어서 주제에 맞게 썼으며, 이 단어들만 봐도 이 소설의 결이 보인다. 진지함과 패러디,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 묘한 이세계물?인데 자꾸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라고 한다. 좀비물 영화를 보면 현실을 기반으로 제작하였습니다. 같은 느낌이다

작가 소개는 더 솔직하다. “글은 써 본 적도 없지만 무턱대고 소설을 쓴 대책 없는 인간.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가며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기록하고자 유튜브 ‘알콩달콩 뚱딴지네’ 채널을 운영 중이다. 실제로 공공기관에서 노조를 설립하고, 해고당했다.” 이 소개만 봐도 잘 짜여 있고 조리 정연하며 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최고의 소설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려고 만든 느낌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술술 읽힌다. 2시간에서 3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가볍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소설이다.

계속 언급하겠지만 이건 그냥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읽어야 한다. 정치적 성향을 들이대거나, “이게 말이 되냐”, “앞뒤가 안 맞는다”, “이게 뭐냐” 같은 말을 하는 순간 지는것이다. 그냥 읽으면 된다.

혹시라도 제목만 보고 정통 첩보물을 기대했다면, 혹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공조, 웰컴 투 동막골 같은 작품을 떠올렸다면 그건 경기도 오산이다.(_작가의 서술방식이 이러하다.) 

이 책은 그런 치밀한 첩보 서사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뇌절의 뇌절을 이어간다. 금요일, 지친 채 퇴근해서 유튜브도 아니고 TV를 켰는데 MBC에서 하는 킬링타임용 영화를 멍하니 보는 느낌. 이게 딱 맞다. 어쩌면 작가도 이 감각을 노린 게 아닐까 싶다.

시대는 60년대부터 현재까지 중구난방을 섞어서 한시대로 만들었다. 과거 이야기를 지금처럼 쓰고, 현재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뒤섞는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건 그냥 읽어야 한다. 분석하려는 순간, 컨셉을 파고드는 순간, “이게 말이 되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재미가 없어진다. 이건 블랙코미디다. 작가의 상상력이고, 어쩌면 해고에 대한 울분일 수도 있다. 잘은 모르겠다. 다만 글의 전개 방식을 보면 “해고당한 이유가 작가 본인에게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확실한 의심이 드는, 그런 뇌절의 책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실명이 등장하고, 김정은이라는 이름도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아이유는 ‘이이요’로 바꾸어서 넣었는데 왜 어떤사람은 그냥쓰고 또다른 사람은 바꿔서 썼지?? 하는 의문을 가지는 순간 또 지는것이다. ㅋㅋㅋ

최근 5년간의 밈과 유행이 그냥 다 들어가 있다. 누가 봐도 백종원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면 같고, 유튜브나 각종 매체에서 접했던 회사의 불법, 꼰대 문화 이야기가 거의 총집합이다. 어디 시골에서 지금도 벌어질지 모를 사건일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제보 채널이나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좋은 먹잇감이 될 만한 에피소드가 아닐까하는 이야기가 줄줄이 이어진다.


장르는 청춘, 로맨스, 스릴러, 첩보… 진짜 전부 들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게 뭘 하려는 건지 헷갈리다가도, 그 헷갈림 자체가 웃음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정말 ㅋㅋㅋㅋㅋㅋ 웃음밖에 안 나온다. 허탈해서 웃고, 어이가 없어서 웃고, “아 이렇게 끝낸다고?” 하면서 웃는다. 만약 작가가 이 리뷰를 읽고 있다면 분명 무릎을 탁 칠 것이다. “그래, 이 반응이야.” 작가의 의도대로 읽었고, 헛웃음을 지었고, “이런 세계도 있었구나” 하며 덮었다.

책 뒷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가 더 나은 사회에 살고 있는가? 그렇다 확실히 그렇다.”

그리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

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건 아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지는 않다. 현실이 절대 될 수 없고, 현실이어서도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읽힌다. 자기 객관화가 어느 정도 되어 있고, 소설은 소설로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다. 현실 고증을 따지지 않고, 개연성을 붙잡고 늘어지지 않고, 그냥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웃으며 읽을 수 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마지막을 읽고 나면, 묘하게 다~ 이해가 간다.


이 책은 그렇게 읽는 책이다.

ㅋㅋㅋ 아이유 사투리 진짜 ㅋㅋㅋ


#좋은땅 #신입사원스파이입니다 #알콩달콩뚱딴지네 #인디켓책곳간 #인디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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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미술산책 2 - 미술의 부활과 끝없는 탐색 쉬엄쉬엄 미술산책 2
고지수 지음 / 휴앤스토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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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곳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책을 어떻게 소개하고 이야기해야할까??

다 읽고 다시 생각해보는 지금 한마디로 표현할수 조차 없는 미술서적의 바이블이 아닐까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택배보관함을 내려가보고 퇴근하고도 왔을까하던 기대감이 정말 최고였던 책이다.

오랜만에 전집중의 호흡으로 지루함없이 읽어 내려간 책이 아닌가 싶다.

1권이 문명의 뼈대를 세웠다면, 쉬엄쉬엄 미술산책 2는 그 위에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어떻게 요동쳤는지를 보여준다. 1권이 아무래도 미술역사서라는 느낌이 강한데 2권은 정말 거의 모든 미술계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르네상스에서 출발해 팝아트까지, 이 책은 미술이 스스로를 부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의 연속을 따라간다.

르네상스는 인간 정신의 부활이다. 중세의 긴 그림자 아래에서 억눌렸던 인간 중심 사고가 폭발하며, 미술은 신을 내려다보고 인간을 응시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수태고지, 십자가, 예수는 너무 많이 활용되는 소재였다.)

원근법과 해부학은 기법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지 않았을까? 이 책은 르네상스를 고전의 재현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고를 설명하는것 같다.

친퀘첸토에 이르면 그 흐름은 절정에 이른다. 피렌체와 로마에서 완성된 조화와 균형, 베네치아에서 폭발하는 빛과 색채는 단순한 화풍 차이가 아니다. 베네치아 화가들의 색채는 인간 중심 사고가 얼마나 자유로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반면 구교 지역, 특히 스페인과 플랑드르의 회화에서는 왜곡과 세련됨이 공존한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그 안에는 질서가 무너지는 불안이 숨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너무 좋아하는 입장에서 한장한장이 너무 소중했다. 읽어도 읽어도 볼때 마다 새롭고 기억나지 않는 신화는 이름부터가 너무 헷갈리지만 좋은 이야기 거리다.

친퀘첸토가 뭔가 했더니 콰트로첸도 다음 500이라는 숫자정도였다 무슨 축구선수 이름인줄 알았는데 말이다.

매너리즘으로 넘어가며 규범은 깨진다. 비례는 무너지고, 형식은 흔들린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변화다. 완성에서 불완전으로, 질서에서 혼돈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인간의 시선이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이 구간을 저자는 유머와 비유를 섞어 풀어내며, 난해할 수 있는 미술사를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만든다. 피식피식 웃으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서 뭔가 작가와 내적친밀감을 느꼈다.


산업혁명 이후의 미술에서는 고전적 상징, 특히 비너스가 어떻게 변주되는지가 흥미롭다. 이상화된 아름다움은 현실과 충돌하고, 미술은 점점 개인의 개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품는다. 사진의 발달은 회화에 위기를 안겼지만, 동시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회화는 더 이상 사실을 복제하지 않고, 현실을 해석하는 도구가 된다.

이 지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들, 카라바조와 렘브란트가 등장한다. 카라바조의 빛은 폭력적이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오는 빛은 인간의 죄성과 현실을 정면으로 폭로한다. 렘브란트의 빛은 다르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을 천천히 비추는 철학적 질문에 가깝다. 한국에서 한때 유행이었는지 한참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여 3번이나 보러간 적이 있을정도로 빛남이 참 아름답다. 하지만 이 책은 그들의 명암을 기술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한 언어로 설명한다.


환상주의의 마르크 샤갈로 이어지는 흐름은 특히 인상 깊다. 사진이 현실을 장악한 이후, 회화는 기억과 꿈, 감정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실제 얼마전 방문한 아람누리박물관에서 보았던 그림들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분명히 느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그림들이 이제는 말을 걸어온다는 것을.

덕분에 박물관에서 아는 척도 할 수 있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였다. 생각보다 아는척하는 기분은 상상이상이었다. 하지만 묻기전에는 말하지 않는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야기는 결국 팝아트까지 이어진다. 손으로 찍어 만든 동굴벽화에서 시작된 미술이, 브랜드와 소비문화의 상징이 되는 순간까지. 이 여정은 결코 느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력질주에 가까웠다.


책을 읽으며 이름이 익숙한 화가가 나오면 자연스레 검색창을 열어 그의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 위치까지 확인하다 보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실제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권은 비교적 빠르게 읽혔지만, 2권은 무려 7일이나 걸렸다. 한 명 한 명의 화가와 그들의 에피소드를 천천히 음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명화를 직접 보는 듯한 즐거움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막연히 알고 있던 매너리즘의 의미를 또렷하게 이해하게 되었고, 각각의 명화가 왜 등장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몰랐으면 하는 개인의 사생활 역시 말이다. 교양과 학식을 동시에 채워주는 든든한 한 권이다. 다만 아시아권 미술은 현대 미술 중심으로만 언급되어 동양화나 수묵화, 특히 한국 조선시대 화가들에 대한 깊이 있는 소개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언젠가 3부가 출간되어 동양 미술과 한국 회화까지 폭넓게 다뤄준다면, 이 산책은 전세계를 다녀본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쉬엄쉬엄 미술산책은 제목과 달리, 먼거리를 집중해서 빠른걸음으로 걸어가는 책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미술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강하게 권하고 싶다. 이 산책은 느긋하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오래, 선명하게 남는다.


#쉬엄쉬엄미술산책 #고지수 #휴맨스토리 #인디캣 #인디캣책곶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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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미술산책 1 - 역사에 무늬를 입히다 쉬엄쉬엄 미술산책 1
고지수 지음 / 휴앤스토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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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곳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고교입시때 유명 고미술, 명화를 많이 봤던 기억이 있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과 매력 때문인지  여기저기 그림과 구조물을 보러다니는걸 유달리 좋아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미술 가이드북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술 작품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작품이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구조를 설명한 책이다. 미술이라는 결과보다, 그 결과를 만들어낸 사상과 규범, 인간의 욕망과 권력, 그리고 문명이 작동하던 방식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그래서 쉬엄쉬엄 미술산책 1은 미술을 보며 느긋하게 하는 산책같은 책이라기보다 전 세계 역사를 미술이라는 재료로 압축한 두쫀쿠처럼 풍성한 맛이 느껴진다.



저자인 고지수의 이력은 이 책의 성격을 단번에 설명해준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메가스터디교육 부사장, 삼표그룹 CFO. 이력만 보면 미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막상 책을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이 다루는 것은 감상적이거나 느낌같은 색과 구도가 아니라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경제학과 경영의 시선으로 문명과 미술을 바라보기에, 작품 하나하나가 아름답다에서 끝나지 않고 왜 이 시대에는 이 방식이 필요했는가로 원인과 결과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이과생의 전개방식으로 확장된다.


책의 출발은 선사시대다. 손으로 찍어 만든 동굴벽화는 단순한 원시적 표현이 아니라, 인간이 처음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기록하려 했던 흔적이다. 사냥 장면, 동물의 형상, 반복되는 손자국은 미적 판단 이전에 생존과 주술, 공동체의 언어였다. 이 책은 동굴벽화를 미술의 시작이 아니라 인류의 자서전? 일기? 같은 기록서로서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도 사슴과 사자는 3만년이 지난 지금봐도 너무 잘그린거 아닌가 역시 그림은 재능이 크구나하며 나 혼자 한번 생각해본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독자는 이미 그림을 감상하는 입장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구조를 따라가고 그림감상이라기보다 역사서를 읽어가고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집트 문명이 나왔다. 상술과 사기가 판치는 이집트라지만 여행 당시를 생각하면 그크기와 이질적인 형상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이집트 미술은 영원을 향해가는 거 같다. 피라미드와 조각, 벽화는 살아 있는 사람보다 죽은 자와 영혼을 위한 집이었다. 비례가 고정되고 형식이 반복되는 이유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본질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은 인상 깊다. 미술이 현실을 재현하기보다, 영속성을 확보하는 도구였다는 관점은 이집트 미술을 완전히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든다.(피라미드가 원래 매르라고 부르는것, 스핑크스의 원래 이름은 지평선의 호루스라는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갑자기 "기형조차 보입니다"라고 어조가 바껴서 당황하기도 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전쟁과 권력이 전면에 등장한다. 지구라트와 수호신, 부조와 장식은 신을 위한 동시에 인간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 장을 읽으며 미술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권력과 결탁해왔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아름다움보다 메시지가 우선이었던 시대, 미술은 이미 정치였다.


에게 문명과 그리스 문명은 그 흐름을 뒤집는다. 크레타의 자유로운 벽화와 미케네의 장중함을 거쳐, 그리스에 이르면 미술은 본격적으로 인간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조각은 이상적인 육체를 향해 나아가고, 민주주의와 철학은 미술에 균형과 비례라는 언어를 부여한다. 파르테논 신전은 건축물이 아니라, 인간 이성이 도달한 하나의 선언처럼 다가온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그 균형이 다시 무너진다. 감정은 과장되고, 움직임은 격렬해진다. 이는 퇴보가 아니라 세계가 넓어지며 생긴 불안의 반영이다. 로마는 이 모든 것을 흡수한다. 그리스의 미학, 기술 중심의 건축, 사실적인 초상조각. 로마 미술은 창조보다 집대성이지만, 그 집대성은 이후 서양 문명의 기반이 된다. 지중해의 크레타섬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이렇게 신비롭고 영혼이 넘친다는 것을... 그림이 많이 없어서 아쉽다. 미술이라 하지만 시대상 조각과 왕권강화를 위한 거대한 건축물이 주를 이루어서 작은 사진으로 보는 맛이 덜하긴하지만 그래도 그시대로 가있는것 같은 느낌을 들게한다.



초기 기독교 미술과 비잔티움, 수도원의 출현은 미술이 다시 사상과 규범의 그물망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성상 논쟁과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의 재등장은 미술이 신앙과 권력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타기해왔음을 보여준다.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돌과 빛을 통해 신에게 다가가려 했던 인간의 기술적·정신적 도전이었다.


뭔가 깊고 신랄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왠지 종교이야기가 나오면 머뭇거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터키에 갔을때도 아야소피아를 보면서 이슬람,성당,모스크 예술로서 느끼는것이 맞는가 종교의 융합으로 보는것인가, 고민을 압도하는 크기와 색채, 아름다움이었지만 전쟁과 돈, 권력을 보여주는것 같아서 혼란스러웠다.



 쉬엄쉬엄 미술산책 1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인류가 몇만년전부터 느낀 감정을 여유롭게 미술로 늘어 놓고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옛이야기를 나누듯, 오랜 친구와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을 기대했다.

숨을 고르고, 가끔 멈춰 서서 동굴벽화를 바라보고, 피라미드 앞에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느긋하게 걸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치고 나니 이건 산책이 아니었다. 목줄을 단 롯드와일러와 함께 나온 산책이었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속도가 붙고, 문명이 문명을 밀어내듯 이어지며 정신없이 끌려가듯 달리게 된다.

인류가 무엇을 믿고,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표현해왔는지를 멈출 틈 없이 머리에 넣어버리고 눈 앞에 펼쳐 놓는다.

느긋하게 읽으려던 계획은 애시당초 포기해야한다. 한 장만 더, 한 문명만 더 하다 보니 결국 3일 만에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야 말았다. 오히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렇게 빨리 읽어버릴 책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내용에 끌려 속도를 줄일 수 없었다.

다 읽고 나서야 ‘아껴 읽고 싶었다’는 생각이 드는, 조금은 억울한 독서였다.


쉬엄쉬엄 미술산책 2에서는 건축물보다 그림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고 한다. 문명의 뼈대를 만든 1권 뒤에,

이제는 색과 빛,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폭발하는지를 볼수 있을거 같다. 이번에는 정말, 쉬엄쉬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도 아마 또다시 목줄을 잡고 달리게 되지 않을까, 묘하게 설레는 마음으로 2권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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