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미술산책 2 - 미술의 부활과 끝없는 탐색 쉬엄쉬엄 미술산책 2
고지수 지음 / 휴앤스토리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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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곳간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책을 어떻게 소개하고 이야기해야할까??

다 읽고 다시 생각해보는 지금 한마디로 표현할수 조차 없는 미술서적의 바이블이 아닐까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택배보관함을 내려가보고 퇴근하고도 왔을까하던 기대감이 정말 최고였던 책이다.

오랜만에 전집중의 호흡으로 지루함없이 읽어 내려간 책이 아닌가 싶다.

1권이 문명의 뼈대를 세웠다면, 쉬엄쉬엄 미술산책 2는 그 위에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어떻게 요동쳤는지를 보여준다. 1권이 아무래도 미술역사서라는 느낌이 강한데 2권은 정말 거의 모든 미술계 거장들이 총출동한다. 르네상스에서 출발해 팝아트까지, 이 책은 미술이 스스로를 부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의 연속을 따라간다.

르네상스는 인간 정신의 부활이다. 중세의 긴 그림자 아래에서 억눌렸던 인간 중심 사고가 폭발하며, 미술은 신을 내려다보고 인간을 응시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수태고지, 십자가, 예수는 너무 많이 활용되는 소재였다.)

원근법과 해부학은 기법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지 않았을까? 이 책은 르네상스를 고전의 재현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고를 설명하는것 같다.

친퀘첸토에 이르면 그 흐름은 절정에 이른다. 피렌체와 로마에서 완성된 조화와 균형, 베네치아에서 폭발하는 빛과 색채는 단순한 화풍 차이가 아니다. 베네치아 화가들의 색채는 인간 중심 사고가 얼마나 자유로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반면 구교 지역, 특히 스페인과 플랑드르의 회화에서는 왜곡과 세련됨이 공존한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그 안에는 질서가 무너지는 불안이 숨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너무 좋아하는 입장에서 한장한장이 너무 소중했다. 읽어도 읽어도 볼때 마다 새롭고 기억나지 않는 신화는 이름부터가 너무 헷갈리지만 좋은 이야기 거리다.

친퀘첸토가 뭔가 했더니 콰트로첸도 다음 500이라는 숫자정도였다 무슨 축구선수 이름인줄 알았는데 말이다.

매너리즘으로 넘어가며 규범은 깨진다. 비례는 무너지고, 형식은 흔들린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변화다. 완성에서 불완전으로, 질서에서 혼돈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인간의 시선이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이 구간을 저자는 유머와 비유를 섞어 풀어내며, 난해할 수 있는 미술사를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만든다. 피식피식 웃으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서 뭔가 작가와 내적친밀감을 느꼈다.


산업혁명 이후의 미술에서는 고전적 상징, 특히 비너스가 어떻게 변주되는지가 흥미롭다. 이상화된 아름다움은 현실과 충돌하고, 미술은 점점 개인의 개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품는다. 사진의 발달은 회화에 위기를 안겼지만, 동시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회화는 더 이상 사실을 복제하지 않고, 현실을 해석하는 도구가 된다.

이 지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들, 카라바조와 렘브란트가 등장한다. 카라바조의 빛은 폭력적이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오는 빛은 인간의 죄성과 현실을 정면으로 폭로한다. 렘브란트의 빛은 다르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을 천천히 비추는 철학적 질문에 가깝다. 한국에서 한때 유행이었는지 한참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여 3번이나 보러간 적이 있을정도로 빛남이 참 아름답다. 하지만 이 책은 그들의 명암을 기술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한 언어로 설명한다.


환상주의의 마르크 샤갈로 이어지는 흐름은 특히 인상 깊다. 사진이 현실을 장악한 이후, 회화는 기억과 꿈, 감정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실제 얼마전 방문한 아람누리박물관에서 보았던 그림들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분명히 느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그림들이 이제는 말을 걸어온다는 것을.

덕분에 박물관에서 아는 척도 할 수 있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였다. 생각보다 아는척하는 기분은 상상이상이었다. 하지만 묻기전에는 말하지 않는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야기는 결국 팝아트까지 이어진다. 손으로 찍어 만든 동굴벽화에서 시작된 미술이, 브랜드와 소비문화의 상징이 되는 순간까지. 이 여정은 결코 느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력질주에 가까웠다.


책을 읽으며 이름이 익숙한 화가가 나오면 자연스레 검색창을 열어 그의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 위치까지 확인하다 보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실제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권은 비교적 빠르게 읽혔지만, 2권은 무려 7일이나 걸렸다. 한 명 한 명의 화가와 그들의 에피소드를 천천히 음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명화를 직접 보는 듯한 즐거움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막연히 알고 있던 매너리즘의 의미를 또렷하게 이해하게 되었고, 각각의 명화가 왜 등장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몰랐으면 하는 개인의 사생활 역시 말이다. 교양과 학식을 동시에 채워주는 든든한 한 권이다. 다만 아시아권 미술은 현대 미술 중심으로만 언급되어 동양화나 수묵화, 특히 한국 조선시대 화가들에 대한 깊이 있는 소개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언젠가 3부가 출간되어 동양 미술과 한국 회화까지 폭넓게 다뤄준다면, 이 산책은 전세계를 다녀본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쉬엄쉬엄 미술산책은 제목과 달리, 먼거리를 집중해서 빠른걸음으로 걸어가는 책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미술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강하게 권하고 싶다. 이 산책은 느긋하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오래, 선명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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