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 수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44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재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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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유문화사로 부터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릴케.. 탄생 150주년이라니... 릴케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았다. 아마도 본케가 시인이다 보니 시가 유명하다. 그래서 릴케의 글을 본적이 없는 것같다.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 그렇다, 릴케가 소설을 썼다.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 이 작품 <말테의 수기>이다. 그런 그의 작품을 읽어본다는 것이 나에게는 무척이나 기대되는 일이었다. 그의 탄생부터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시적이었던 그의 작품을 이제 읽어보았다. (릴케의 죽음의 이유가 장미 가시에 찔려 파상풍으로 사망했다는 일화가 있다)

<말테의 수기>는 단순한 소설이라기 보다는 말테의 눈을 통해서 삶과 죽음, 현대인의 실존적인 불안과 고독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있는 산문에 가까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릴케가 실제로 1902년경 파리에서의 경험이 깊이 반영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띠지에 나온거와 같이 이 작품은 릴케의 자전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소설의 일반적인 플롯이나 이야기가 뚜렸하지 않고, 파리의 빈민가의 풍경이라던가, 유년시절의 회상, 말테의 사적인 사유 같은 이야기들이 나열되어있다. 릴케의 본케가 시인이다보니까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문장문장이 아름답고 감각적인 시적 언어들의 유희가 가득하다. 그래서 한 페이지 한페이지 읽을 때마다 뭔가 모를 문학적인 감동들이 밀려들어온다. 화자는 근대화가 진행되어가는 파리 대도시에서 마주하는 질병,빈곤, 무의미한 죽음들 속에서 삶의 본질을 찾으려고 애쓴다. 말테의 의식과 상념들이 일정한 페턴 없이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기때문에 다소 산만하고 난해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파편적인 소설의 구조를 많이 접하지 않았던 독자는 힘들 수 있겠다. 내용 자체도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있기 때문에 읽기 쉽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있겠다. 말테라는 인물을 내세워서 릴케 자신이 겪은 내면의 고통, 갈등과 성장이 고스란히 읽으면서 전달 되어지는 느낌이었다.

좋은 작품, 그리고 릴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읽게 되어서 좋았고, 릴케의 시집도 꼭 한번 도전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번역자님이 김재혁 님이다. 이분 독일어권 작품들을 꽤 여러출판사에서도 번역하신분이시던데, 말테의 수기가 고전작품이다보니 여러 출판사에서도 번역이 되어 나왔을 것이다. 이번에 김재혁님 번역을 보았는데 전에도 이분의 프란츠카프카의 소송을 열린책들 번역으로 봤던터라 번역이 괜찮았던 것 같다. 말테의 수기를 보시고자 하는 분들은 을유문화사로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독일어권 번역자분들이 능력자분들이 많아서 매번 독어권 소설을 볼때마다 누구의 번역으로 보아야하나 고민하는 것도 작은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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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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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일단 책의 디자인이 블랙하드커버에 골드텍스트로 굉장히 럭셔리한 디자인이다. 책을 들었을 때 꽤나 만족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암전들은 제목처럼 칠흑같은 암흑 속에서 보이지 않게 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퀴어 사회학자인 잰 게이가 1900년대 초 퀴어들의 인터뷰를 수집한 연구를 기반으로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서술방식의 소설이다.  그러니까 역사속에서 지워지고 검열된 퀴어들의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재구성한 소설로, 진짜 실존하는 연구서 < 성적 변종들: 동성애 패턴 연구>라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허구인지 진실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소설은 허구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허구라고 보기에는 너무 진실에 가까운 느낌이다.


작품속에 나오는 인물 ‘후안 게이’와 ‘네네’라는 인물들의 나누는 대화들이 굉장히 두서가 없고 알 수가 없다. 읽다 보면 굉장히 난해하고 어렵기도 했는데 , 소설의 전개방식이 너무도 독특해서 인상깊었다. 전에 읽었던 #룰루밀러 의 #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라는 작품도 생각이 났다. 그 작품도 소설이 아니지만 마치 실존 하는 이야기임에도 소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이 작품은 소설이지만 마치 실존하는 이야기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작품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사진,삽화,편지 같은 실존하는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은 #존버거 의 #A가X에게 라는 작품과 #WG제발트 작품의 진행방식과 비슷했다. 읽는 독자로 하여금 허구의 소설이지만 실존하는 자료를 보여줌으로써 읽는 동안 그 이야기가 정말 실존하는 이야기로 착각하게 만드는 장치를 사용하였다.


작품은 젊은 화자인 ‘네네’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노인 ‘후안’을 찾아가고, 후안에게서 검은 마커로 내용이 덧칠되어있는 <성적 변종들>이란 책을 받게 되면서, 두 인물은 검게 칠해진 페이지들 (소설에서는 이 부분을 ‘암전’이라고 표현한다) , 즉 암전된 부부들을 통해 지원진 퀴어들의 삶과 사랑, 기억과 역사를 하나하나 복원해 나아간다. 역사속에서 삭제되고 은폐되었던 이야기들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복원되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있고, 검열된 욕망과 정체성, 어긋난 기억의 복원 과정을 통해서 퀴어 문학의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을 읽고 나서는 희망적이기 보다는 다소 공허함과 헛헛함이 느껴지니만 , 우리 독자들에게 역사속에서 사라져간 소수의 이야기를 잊지않고 기억해달라는 작가의 부탁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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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 - 그리고 소설가 조해진의 수요일 다소 시리즈 1
조해진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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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북스 책책폭폭 온라인 독서모임에 선정이 되어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일단 무무는 나의 차의 이름이 무무 라서 아주 정감이 가는 이름이었다. ㅋ

이 작품의 표지에 있는 워시토피아가 주인공이 말하는 해변이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해변의 파도소리 같다는 표현이다. 삶의 고단함의 경계에 선 인물들을 등장 시키면서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나아가는 인물들이 나온다. 이들은 각자의 삶의 고통속에서 헤엄 치고 있는데, 그 고통스러운 삶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그들 서로가 닿아가는 이야기이다. 작품속에서 고양이 두마리도 나오는데, 그 고양이들의 성격이 나와 함께 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의 성격과 매우 흡사해서 너무 놀랐다. 실제로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조해진 작가의 방에 고양이 두 마리의 사진도 실려있다.

주인공 은희는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이자 인권 단체의 활동가이다. 오래전에 암으로 고생하다가 완치가 되었고, 이번에 다시 암 판정을 받는다. 치료를 위해서 집을 비울 수 밖에 없던 상황에 세무사 보조원으로 일하면서 박봉에 시달리다가 최근에 해고된 수연이라는 사람을 지인으로 부터 소개 받게 된다. 수연도 해고로 인해서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에는 무리던 찰나에 무상으로 고양이를 케어하는 조건으로 은희의 집을 사용할 수있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선뜻 허락해버린다. 그 집에 들어가서 고양이들과 천천히 친해지게 되고 그곳에 있던 은희의 노트를 읽으면서 은희의 과거와 그 집에 살았던 무무씨의 존재를 알게된다. 무무씨와 은희의 이야기를 수연이 함께 공유하게 되면서 사람에게 소외되고 외로움을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연민과 위로를 받게 된다. 워시토피아에서 들려오는 세탁기와 건조기의 기계음이 마치 파도 소리처럼 들려온다. 빨래방의 한쪽에 설치된 커피자판기의 저렴한 커피, 오래 앉아있어도 누구하나 관심주지 않는 곳, 여름이면 시원하게, 겨울이면 따뜻하게 24시간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 무무씨가 해변이라고 부르던 그 곳. 얼마 안되는 작은 공간 속에서 삶의 힘듬도, 가난의 절망도 느낄 수 없는 곳. 그곳에서 은희와 수연은 다시 삶에 대한 희망을 서로에게 느끼게 된다.

소설의 비교적 짧지만 조해진 작가의 필력이 너무 좋았고, 책에 요즘 트랜드가 되어가는 PVC비닐 표지가 되어있다. 그 비닐 끝에는 악세사리를 달 수있는 구멍도 있다. 가볍에 트랜디 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책이다. 이런게 텍스트힙인가...ㅎ 다소시리즈 2번째 책도 나왔는데 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좋았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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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정원 -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주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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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 출판사로 부터 도서 지원 받아서 쓴 서평 입니다 >


무엇보다도 책 디자인이 힙하다. 굉장히 특이한 디자인이다. 그림이나 사진 없이 그냥 텍스트로만 적혀있다. 그리고 안쪽을 펼쳐보면 옛날 책과 같은 투박하고 거진 종이질감에 옛날 명조체로 인쇄가 되어있다. 일단 디자인에서는 합격!


수상작 <겨울정원>은 60살이 된 청소노동자 혜숙이 다 큰 딸 미래와 함께 지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이다. 딸은 소설가이다. 혜숙은 딸이 추천해준 큰글자도서 읽기 모임에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남자와 일년여의 연애? 끝에 남자의 두 딸이 찾아와 아버지와 헤어져 달라는 말을 듣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이야기는 이렇게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일상을 비춰주고 있다. 평안해 보이는 일상속에서도 삶이란 끊임없이 무슨 일인가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혜숙이 바라보는 겨울정원은 항상 변함없는 모습인거 같지만 정원 속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는 치열하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평온하게만 보게 된다. 이처럼 소설 속 주인공 혜숙의 삶도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버티며 살고 있다. 소설은 이런 단순하고 단조로운 일상의 삶을 보여주고 있지만 다 읽고 난 후의 나의 감정은 그 평온하고 깊은 감정에 매료가 되었다.


수장작 이 외의 작품들은 각가의 소재가 신선했다. 이런 문학 작품 속의 단편들을 읽고 있으면 현제 한국문학의 트렌드나 분위기를 알 수가 있다. 전체적으로 다 내 취향의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정도의 인정을 받은 작품들이기 때문에 문학상 수상집은 항상 챙겨 보게 된다. 이번에 이 책은 책 디자인부터해서 내용까지 맘에 들었다. 앞으로도 김유정문학상 수상집은 꾸준히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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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김나현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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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출판사의 북클럽 은행잎2기 활동으로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을 보게 되었다. 벌써 세 번째 장편소설이라니, 아직도 모르는 한국작가가 많은 듯 하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문학잡지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영화 데뷔를 앞 두고 학폭의 글이 올라와서 그것을 해결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으로 진행된다. 지난번 숲의 신이라는 작품에서 진행되는 방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인공의 과거에서 부터 시작한 이 미스테리한 친구의 등장은 친구와 그 주변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면서 진실이 점점 퍼즐 처럼 짜맞추어지는 이야기이다. 파편화된 기억을 끄집어내어서 과거의 조그만 일로부터 시작된 일들이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되짚어 본다. 마치 나비효과 같은 이야기인데, 과거에 그때 만약 내가 그렇게 했더라면 지금 현재는 과연 달라질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적으로 하게 된다. 이 작품은 현재의 삶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보다는 과거의 어떠한 시점에서 왜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러한 선택이 최선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천천히 알게 되는 작품입니다.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는 단순한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여러 인물들 각각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실타래처럼 이어져있는 꽤나 탄탄한 이야기의 작품이었다. 표지의 귀여움과 첫 시작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고, 결국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어른들이 이 아이들을 방치했고, 아무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했던 아이들이 그런 어린시절의 결핍과 공허함의 기억을 가지고 더 이상은 자라날 수 없는 어른이 되어가며 평생을 그 기억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했던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서 타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항상 나 자신의 언행에 조심 또 조심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집중을 안하고 보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수 있으니 각잡고 읽기를 권해본다. 초반의 100페이지의 서사를 넘기면 그 이후 부터는 궁금해서 순삭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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