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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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일단 책의 디자인이 블랙하드커버에 골드텍스트로 굉장히 럭셔리한 디자인이다. 책을 들었을 때 꽤나 만족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암전들은 제목처럼 칠흑같은 암흑 속에서 보이지 않게 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퀴어 사회학자인 잰 게이가 1900년대 초 퀴어들의 인터뷰를 수집한 연구를 기반으로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서술방식의 소설이다.  그러니까 역사속에서 지워지고 검열된 퀴어들의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재구성한 소설로, 진짜 실존하는 연구서 < 성적 변종들: 동성애 패턴 연구>라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허구인지 진실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소설은 허구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허구라고 보기에는 너무 진실에 가까운 느낌이다.


작품속에 나오는 인물 ‘후안 게이’와 ‘네네’라는 인물들의 나누는 대화들이 굉장히 두서가 없고 알 수가 없다. 읽다 보면 굉장히 난해하고 어렵기도 했는데 , 소설의 전개방식이 너무도 독특해서 인상깊었다. 전에 읽었던 #룰루밀러 의 #물고기는존재하지않는다 라는 작품도 생각이 났다. 그 작품도 소설이 아니지만 마치 실존 하는 이야기임에도 소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이 작품은 소설이지만 마치 실존하는 이야기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작품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사진,삽화,편지 같은 실존하는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은 #존버거 의 #A가X에게 라는 작품과 #WG제발트 작품의 진행방식과 비슷했다. 읽는 독자로 하여금 허구의 소설이지만 실존하는 자료를 보여줌으로써 읽는 동안 그 이야기가 정말 실존하는 이야기로 착각하게 만드는 장치를 사용하였다.


작품은 젊은 화자인 ‘네네’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노인 ‘후안’을 찾아가고, 후안에게서 검은 마커로 내용이 덧칠되어있는 <성적 변종들>이란 책을 받게 되면서, 두 인물은 검게 칠해진 페이지들 (소설에서는 이 부분을 ‘암전’이라고 표현한다) , 즉 암전된 부부들을 통해 지원진 퀴어들의 삶과 사랑, 기억과 역사를 하나하나 복원해 나아간다. 역사속에서 삭제되고 은폐되었던 이야기들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복원되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있고, 검열된 욕망과 정체성, 어긋난 기억의 복원 과정을 통해서 퀴어 문학의 새로운 형식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을 읽고 나서는 희망적이기 보다는 다소 공허함과 헛헛함이 느껴지니만 , 우리 독자들에게 역사속에서 사라져간 소수의 이야기를 잊지않고 기억해달라는 작가의 부탁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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