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의 발견 - 믿는 것이 현실이 되는 마인드셋
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한나 옮김 / 까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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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기대 효과 expectation effect, 우리 제목은 기대의 발견.

기대에 대해 내가 발견할 수 있기를 작가가 기대하는 바가 무엇일까.


이 책은 유사과학이나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다른 그러나 나를 꾸리는 어디쯤의 카테고리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지침서로 새해 이 즈음에 보기 좋았다. 우리가 가진 구체적인 믿음, 기대가 우리를 어떻게 특정한 방향으로 이끄는가에 관한, 게다가 과학적 지식과 이론으로 설명, 해석 가능한 상황들이 충분히 제시된다.


“시험 잘 보게 해 주세요.” “얼른 낫게 해 주세요.” 빌기보다는 스스로 공부를 더 하고, 복용약을 제 때 잘 챙기는 나를 믿는 편이라, 이 책에 등장하는 예들을 좀 더 호기심과 애정으로 읽었다. 결과에 대한 기대와 생물학적 반응, 신체 활동 등이 너무나 당연하게 귀결될 때는 사람이 이렇게 단순할 수 있나 싶으면서도 그래서 다행이기다 싶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어떤 사이비나 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이고 과학적이기도 한 낙관으로의 연결고리로 이어진다니, 얼마나 대단한 응원인가. 특히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회복탄력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 단락이었다. ‘힘들다면 그때가 비로소 레벨업의 단계’라니! 이 책의 부제, <믿는 것이 현실이 되는 마인드셋>, How Your Mindset Can Change Your World, 이 말처럼 나의 세상은 믿는 것이 현실이 된다. 조금만 더 무섭게 말 해 보자면, 믿는 것만큼 현실이 된다. 


새해에 읽기 좋았다. 그리고 뭔가를 도모하고자 하는데, 자기 안에  초능력을 새삼 모아야할 때 읽기도 좋겠다. 나는, 너는, 우리는,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거라는 기대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p.360 400년도 더 전,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입을 빌려 “이 세상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 단지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라고 이러한 진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 모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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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다 바뢰이 연대기 2
로이 야콥센 지음, 손화수 옮김 / 잔(도서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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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야콥센의 바뢰이 연대기 두 번째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인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기 전이라 조금 염려가 되었으나 『하얀 바다』는 이 자체로도 충분히 깊은 이야기였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잉그리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급히 도서관에서 대출한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


『하얀 바다』는 겨울, 이 즈음에 또 생각날 것 같은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 점령지인 노르웨이의 작은 섬 바뢰이.

리겔호의 알렉산더와 잉그리드.

사랑을 지키기 위한 용기와 인내,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

상실과 이별의 슬픔들.

잉그리드와 많은 이들의 연대로 채워지고 여물고 단단해지는 여정.

눈에 선한 듯 그려내는 풍경을 담은 문장과 가만가만 짚어내는 심리들이 바뢰이와 잉그리드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 


알렉산더는 어떻게 되었을까.

잉그리드는 이제 어떻게 할까.

그 하얀 바다는 무엇을 더 데려오고 데려갈까.


p.261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적혀 있네요.”

그녀는 통통한 손가락으로 종이 위의 글자들을 짚어 내려가며 말했다. 

“무려 아홉 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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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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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컨대, 물속에서 50분 이상 머무는 법도 알아내지 못한 그들이 내 빨판의 작동 원리를 알 리가 없죠!


문어의 유쾌한 상상력이 담긴 이 의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인간과 바닷속 생물들은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깊은 바닷속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은 늘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지고,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영역으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미지의 해양 생물의 생태 시스템을 간단한 과학 원리로 풀어내어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다.예를 들어, 민물 고기와 해수 고기가 삼투압을 이겨내기 위해 끊임없이 오줌을 싼다거나, 아가미를 미친 듯이 사용하는 방식은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민물과 해수 두 환경에서 모두 살 수 있는 연어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는 역시 어떤 환경이든 맞춰서 진화하기마련이네 싶어 감탄했다. 추운 바닷속에 사는 온열동물인 고래의 체온 변화에 대한 물리적인 이론과 그 방식이 가진 한계도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말고 나는 옆에 앉은 가족이라도 붙잡고  그거 알아? 고래는 죽으면 과열 상태가 되어 스스로 익어버린대! 라고 외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5부 **‘빛의 존재’**였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생명체들, 작은 생명체에서 커다란 상어까지, 수없이 오랜 시간 동안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어떤 부위를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읽으며, 또 상상해 보면, 거대한 지구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 앞에서 인간의 작음을 느끼며 겸허함이 우러나왔다. 

이 책을 사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큼직한 책에 읽기 좋은 글씨 크기, 그리고 각기 귀여운 일러스트들이다. 처음에는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그림 대신 사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일러스트 덕분에 해양 생물들이 귀엽게 각인되었고,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이 커졌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현재 이 순간에도 새로운 생물이 발견되며(목격되며) 기존 이론을 뒤집고 있다. 그들의 물리적인 생존 방식에 대한 연구는 결국 인간에게 이로운 발명과 환경적 통찰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는다. 수없이 많은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해양 생물들은 지금도 미지의 세계 속에서 인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이렇게 귀엽고 재미있는 책이 언젠가 많은 미래의 해양생물학자를 탄생시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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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굽는 시간·가족의 기원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33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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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식빵굽는시간 #가족의기원 #문학동네 #문학동네한국문학전집 #한국문학 #한국문학전집 #신간도서 #북스타그램

< 문학동네로 부터 도서제공 받았습니다 >

2024년 이상문학상, 김승옥문학상을 수상한 등단 28년차 소설가 조경란 작가의 초기 대표작 두 작품이 들어있는 책이 이번에 문학동네의 한국문학전집시리즈의 33번째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첫번째 작품 <식빵굽는시간>은 1996년 제1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품이고 두번째 작품 <가족의기원>은 199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입니다. 두작품다 가족 이라는 소재를 한 작품이고 , 20대후반의 주인공이 일인칭 여성 시점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식빵굽는 시간은 마치 #달콥쌉싸름한초콜릿 이라는 작품이 연상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의 시작은 빵을 만드는 제빵의 과정으로 시작하는것이 그 작품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 작가의 문체가 섬세하다고 느꼈고, 작품에서 풍겨오는 삶에 대한 불안과 고독, 그것을 온 몸으로 겪고 있는 20대 여성의 90년대의 모습이 가슴아리게 전해졌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족이 있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과 생각을 하게 되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세기말 90년대는 나의 청춘하고도 맞닿아 있는 시대이다보니 읽으면서 콩닥콩닥 가슴 뛰면서 보기도 했고, 소설의 주제가 다소 어둡고 무겁다 보니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거 같다. 하지만 요즘시대에는 느낄수 없는 그런 글을 보는것 같아서 매우 만족 하며 보았던 소설이었던거 같습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그래도 왠만큼 작품성이 보장이 되있는거 같아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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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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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도서는 까치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풀어낸 원자 이야기.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원자들이 우주를 채우고 지구를 이루고 생명, 인간의 몸이 되어 지금 여기에 이르게 된, 그리고 그걸 알아낸 그간의 이야기를 촘촘하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빅뱅 이후부터 시작해서 태양계, 지구, 생명, 인간, 세포까지. 원자의 역사는 이제 인간의 역사라는 제목으로도 깊어진다. 원자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이고 나의 이야기이며, 내가 우주라는 경이. 


우리 몸에는 사막의 모래알의 10억 배 만큼의 원자가 있다고 하고, 우리 몸은 60여 종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따져보자면 우리 몸에 탄소로 10kg 정도의 숯을 만들 수 있고 7cm 가량의 못을 만들 수 있는 철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친숙한 구체물로 이미지가 그려지면 경이는 더 커진다.) 빅뱅부터 우주와 태양에서 쭉 지나 우리의 몸 속, 세포들의 신뢰도 높은 기계적이고 유기적인 기능들까지 살펴보다보면, 인류가 골디락스와 창발성의 존재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비문학에서 문학 이상의 인간을 들여다보며 느끼는 묘미랄까. 과학과 수학과 인간은 원자들이 우주 속에서 그러하듯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리되며 문명과 문화, 기술 등으로 연대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7cm짜리 못이 될 수도 있지만 7cm 못으로 그림을 그려 남길 수도 있듯이. 10kg의 숯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숯으로 따뜻한 요리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것처럼.


p.397 원자는 지구에 처음 도착했을 때 생각, 욕망, 계획, 행동을 만드는 세포의 눈부신 메커니즘은커녕 자급자족하는 거대한 생명의 순환 고리에 참여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마침내 우리는 과학만큼이나 철학적으로 가장 심오한 질문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 세포는 온갖 종류의 놀라운 기계들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 자신은 어떤 존재일까? 우리는 이제 우리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 알아냈지만, 궁극적으로 과연 우리는 무엇일까?


과연 우리는, 인간은 무엇일까? 우리 안에 들어 있는 것들로 우리는 무엇을 하는 어떤 존재여야 할까?

책을 덮고 생각을 정리하던 12월 3일 밤에 들려온 비상계엄선포에 더욱 깊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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