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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곶자왈에서 - 크라임 단편 앤솔러지
김태민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2월
평점 :
[이 도서는 서평도서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곶자왈에서’는 8인의 작가의 단편 8편이 묶여있는 책이다. ‘크라임 단편 앤솔러지’라는 분류처럼 추리소설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책은 한 번 손에 잡으니 술술 잘 읽혔는데, 대부분이 오늘날의 한국을 시간적 및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친근하기 때문이다. 또한 범죄에 얽히게 되는 사연도 우리의 일상 생활의 범주 내에서 상황의 설명과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거부반응 없었다. 내 일상의 이야기같은 소설의 스토리 속으로 몰입이 되었다. 인물의 이름과 지명이 내가 알고 있고 알 것 같은 익숙함으로 주었고, 예리하고 날카로운 관찰력이 필요한 부분들을 안은 이야기의 전개도 자연스러웠다.
단편이면 혹시 앞뒤 이야기가 끊어져서 이해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오히려 짧고 굵게 작가들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묘미를 잘 살렸다. 한국 작가 김소진님의 ‘자전거도둑’이 연상되었던 작품들도 있었다. 내가 직접 누군가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죽음을 막는 데에 소극적이라던가 죽음으로 은근히 이끄는 방식인데, 이러한 주제의 이야기의 소재와 상황이 독자를 납득시킬만큼 작가들이 이야기거리를 잘 찾아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인생의 많은 요소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의 생명력과 주체성, 가족 및 연인 간의 관계, 인간의 불안, 탐욕, 가식, 공포 등의 감정, 인간의 죄를 누가 벌하는가의 문제 등의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서 의미있었다.
중간에 몇몇 작가가 이야기 중간에 불쑥 들어와서 이 상황을 서술을 하겠네 혹은 설명을 생략하겠네 하는 문장을 썼는데, 작가의 개입이 문체의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고 덜 세련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한 소재과 이야기와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고, 단편으로써 추리 소설의 묘미만을 추려서 보여주기 때문에 추리 소설을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을 만한 단편소설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