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고개 비화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작 시리즈 ‘귀경잡록’의 세번째 책, “외눈고개 비화 (박해로 著, 북오션)”을 읽었습니다.


‘귀경잡록’ 시리즈 설정의 핵심은 바로 도참비서 ‘귀경잡록’입니다. 이 책은 설정상 조선초 선비인 탁정암에 의해 저술되었다고 알려진 도참비서입니다. 시간을 초월하고 공간을 오로지하는 우주의 창업자가 존재하고, 그 존재가 부리는 이계별천지의 원린자 (遠麟者)들은 이 인간세상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탁정암은 우국충정의 발로로 조선이 가장 경계할 대상으로 이 원린자를 꼽았는데, 그의 진심과는 다르게 이 책을 자신의 범죄나 사상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 “외눈고개 비화”는 이 가상의 도참비서, ‘귀경잡록’과 관계된 중편 두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외눈고개 비화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한 고을의 사또로 부임한 ‘나’를 ‘김정겸’이라는 고향 친구가 40 여년 만에 찾아온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라 스무 해를 어울렸지만 그토록 총명한 그가 이렇게 정신이 무너진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파옵니다. 둘도 없는 벗이었지만 이제는 범죄자가 되어 떠돌아 다니고 있는 김정겸. 그런데 이 친구가 ‘귀경잡록’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토록 사리분별에 밝고 영특했던 그가 귀신의 요설에 빠지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궁금해집니다.

정겸은 자신이 미치지 않았으며, 삼시 세끼 밥 먹는 일에만 쫓겨 진실을 외면하는 세상이 미쳤다고 일갈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상숭배


스물 여섯, 궂은 일이란 해본 적도 없던 양반 사대부인 권윤헌은 주상의 어명을 받아 함흥으로 향하던 중 산길에서 밤을 맞이합니다. 노숙이라도 해야 할 판인데 마침 민가 하나를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데..

이 오두막, 뭔가 이상합니다. 비탈길에 세워진 것도 이상하고, 나무를 베어내지도, 돌을 치우지도 않고 집을 지어놨습니다. 그래도 노숙을 할 수는 없기에 주인을 부르지만 집주인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집 안에 서책이 가득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권윤헌이 반가운 마음에 책을 들어 읽어보는데 여기 있는 서책들은 ‘만씨멸구유일승집’, ‘동국원린사초’, ‘서역신왕직설’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사악함의 정수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책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욱 사악한 책, ‘귀경잡록’이 잔뜩 있었습니다. 분명 이 집은 이 이단의 서적을 필사해 유통하는 악당의 집임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탈바가지를 쓴 정체 모를 사람. 성지에 무단 침입했다며 윽박지릅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 


이 책, “외눈고개 비화”의 저자는 박해로 작가입니다. 처음 박해로 작가를 만난 것은 “섬, 그리고 좀비 (황희, 박해로, 안치우, 펭귄, 백상준 共著, 황금가지)”에 수록된 ‘ 세상 끝 어느 고군분투의 기록’이었습니다. 그 후 러브크래프트가 표방한 ‘대항할 수 없는 미지에 대한 공포’, 즉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를 조선을 배경으로 변주한 ‘귀경잡록’ 연작 시리즈를 통해 호러와 SF 장르에서 자신 만의 영역과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며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외눈고개비화, #박해로, #조선SF, #북오션, #귀경잡록,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꽃으로 살다 (케이트 브라이언 著, 김성환 譯, 디자인하우스, 원제 : Bright Stars: Great Artists Who Died Too Young)”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케이트 브라이언 (Kate Bryan)으로 영국 출신 미술사학자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 “불꽃으로 살다”은 짧은 생을 살았지만 위대한 작품을 통해 뛰어난 재능과 예술혼을 세상에 남긴 30명의 예술가에 대한 열전(列傳)입니다.


키스 해링 (Keith Haring, 1958~1990).


31세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 작가로 미국의 미술가이자 그래비티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작품은 픽토그램처럼 단순한 선과 색을 활용하여 쉽게 전달되는 특징을 가졌는데, 이러한 작품적 특징으로 인해 생전에도 엄청난 명성을 누린 작가입니다.

다만 자신의 작품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점에 환멸을 느껴 예술 민주주의 차원에서 스스로 상점을 차려 해링의 작품과 작품을 활용한 굿즈 등을 판매하였습니다.

이러한 해링의 행동은 작품의 희소성을 감소시켜 가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예술계가 반발하면서 해링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저자는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하지만 해링이 가졌던 비전은 그의 사후에도 키스 해링 재단을 통해 여전히 유산처럼 남아있다고 합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Johannes Vermeer, 1632~1675)


그의 이름은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린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매우 친숙한 작품이지요. 바로 앞선 시대의 램브란트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가 화려한 명성을 가졌던 데 반해 생전에 명성을 전혀 가지지 못하다 40대 초반에 요절한 그의 생은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당시 제자도 없었고 변변한 후원자도 없었던 그가 그린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 불리우며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예술사의 기적이라고 저자는 평가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경제적 어려움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던 페르메이르가 그림을 그릴 때에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두건을 채색할 때 울트라마린(Ultramarine)이라는 물감을 사용했듯이 값비싼 물감을 아낌 없이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30명의 예술가 중 어떤 예술가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고, 어떤 예술가는 처음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 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 기존 예술계와의 큰 불화를 겪었다는 점입니다. 이 말은 기성 예술계의 관습과 권위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그들의 예술 세계를 만들어갔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재능이 뛰어났으며 예술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비록 예술에 대한 문외한(門外漢)이지만, 요절하였지만 위대한 예술가들의 인생과 예술 세계에 대한 해설과 큐레이션을 해준 케이트 브라이언을 통해 그들의 삶과 예술혼에 대한 이해폭을 보다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독서가 되었습니다.  



 



#불꽃으로살다, #케이트브라이언, #김성환, #디자인하우스,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풍부하고 단순한 세계 - 실재에 이르는 10가지 근본
프랭크 윌첵 지음, 김희봉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토록 풍부하고 단순한 세계 (프랭크 윌첵 著, 김희봉 譯, 김영사, 원제 : Fundamentals: Ten Keys to Reality)”를 읽었습니다.


저자는 프랭크 윌첵 (Frank Wilczek)입니다. 이론물리학자로 200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현대 물리학의 대가 중 한 사람입니다. 이 분의 저서 중 “뷰티풀 퀘스천 (박병철 譯, 김상욱 監, 흐름출판, 원제 : A Beautiful Question: Finding Nature's Deep Design )”이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토록 풍부하고 단순한 세계”은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다루고 있는 근본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최근 출간되는 물리학을 다룬 대중과학서적의 대부분이 과거 성과를 위주로 다루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최근 논쟁이 뜨거운 물리학적 실재론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고 있어 가치가 높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분량에 비해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특히 교양으로 과학책을 읽는 일반 독서가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자도 이야기하였듯 과학의 근본은 편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 물리학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직관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적 사실들을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과거의 성과만을 되풀이하는 것은 올바른 독서가의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기본 입자부터 우주의 역사까지 현대 물리학적 성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어떤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익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 “이토록 풍부하고 단순한 세계”애서 밝히고 있는 많은 내용들이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일반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쉬운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저자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물리학의 정수를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서는 제 격인 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토록풍부하고단순한세계, #프랭크윌첵, #김영사, #김희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著, 이수현 譯, 해도연 監, RHK, 원제 : Bewilderment)”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리처드 파워스 (Richard Powers). “오버 스토리 (김지원 譯, 은행나무, 원제 :  The Overstory)”로 퓰리쳐상을 수상하였으며 “The Echo Maker”를 통해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이번에 읽은 “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역시 작품성을 인정받아 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작품입니다.



(이하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바랍니다.)




이 작품은 아내를 잃은 과학자, 시오가 아들과 함께 자연에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의 아들, 로빈은 ADHD 혹은 강박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2년 전 아내를 사고로 잃은 시오는 아내, 얼리사를 그리워합니다만 아들 로빈을 양육하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방식으로, 때로는 아내의 방식으로. 

하지만 사랑하는 존재였던 아내와 반려견 체스터가 세상을 떠난 이후 아들의 증상은 점점 더 심각해져 갑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 교장으로부터 주정부의 개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고난 다음 아내의 옛 연인이자 심리학자인 커리어 박사를 찾아갑니다. 그가 연구하는 실시간 신경 이미징으로 AI가 피드백을 조정하는 디코디드 뉴로피드백의 도움을 받기 위해. 


이제 로빈은 달라졌습니다.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내 만나게 되는 좌절. 호전되고 있던 로빈의 증상은 더욱더 심각해집니다. 커리어 박사는 마지막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바로 얼리사의 두뇌 패턴으로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배울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얼라사의 두뇌 패턴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만 이내 그 방법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오. 

 



이 작품은 점점 망가져가는 지구와 미국을 배경으로 한 근미래 SF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매우 분명하며 ‘현실’적입니다. 바로 우리의 지구가 망가지고 있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망가지고 있으며, 우리, 인간과 우리의 이웃, 비인간 생명체의 생명과 존재가 사그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에서 로빈은 작가의 현신처럼 보입니다. 작가는 로빈의 입을 빌려 독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인류가 일으킨 미증유의 재앙으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이웃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이 우주에 현재까지 밝혀진 유일한, 생명체가 가득한 이 지구 생태계가 망가져 가고 있다고. 지켜볼 때가 아니라,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경제학이 아니라 생태학이 중요하다고. 수 많은 SF 작품들이 미처 그려내지 못한 가장 이상한 세상이 바로 이곳이라고.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다고. 



덧붙이는 말 : 해도연 작가가 감수를 했다고 해서 무슨 소리인지 몰랐는데 작품을 읽다 보면 이해가 갑니다. 이 작품을 감수할 분은 우리나라에서 해도연 작가밖에 없다는 것을. 

덧붙이는 말 :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계 행성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도연 작가의 “외계행성 : Exoplanet (해도연 著, 그래비티북스)”를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새들이모조리사라진다면, #리처드파워스, #이수현, #해도연, #RHK,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
앨런 라이트먼 지음,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주)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 인간, 생명.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