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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당정치는 왜 무너졌을까
미쿠리야 다카시 지음, 윤현명 옮김 / 소명출판 / 2023년 4월
평점 :
문외자 입자에서 일본 정치는 흥미로운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은 제정된 헌법에 의해 국민 주권과 3권 분립을 명시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체(政體)를 가지고 있는 국가이지만 수십 년 간 일당우위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역구 세습도 만연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서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Full democracy 등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은 시민 다수의 지배라는 개념입니다. 과거 주권이 왕을 비롯한 지배계급에 주어졌다면, 민주주의는 주권을 잘게 쪼개 국가 사회의 구성원인 시민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구현하는 수단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정당 정치가 바로 그 중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민주주의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정당 정치가 제대로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일본은 일당 우위 현상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잘 구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의 정당 정치는 왜 무너졌을까 (미쿠리야 다카시 著, 윤현명 譯, 소명출판, 원제 : 政党政治はなぜ自滅したのか? さかのぼり日本史)”입니다.
이 책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정당 정치의 부상, 몰락, 그리고 그들의 자멸에 영향을 준 보다 근본적인 요인을 밝히고 이를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일본의 정당 정치에 얽힌 역사적 맥락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근대 이후 벌어진 역사적 사건, 정책 결정, 사회적 변화를 통해 일본의 정당 정치가 어떻게 쇠락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일본 정당 정치의 몰락은 정당 스스로 불러일으킨 것이지만 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서로 연결되며 복합적인 요인들이 불러일으킨 것이지요. 먼저 부패 스캔들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도 경로 의존적이며 관성적인 정책, 또한 대중으로부터 괴리되는 정당 정치, 그리고 이익단체의 강력한 영향력과 같은 요인들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요인들은 현대 일본 정당 정치에도 유사하게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패 스캔들 하나만 보더라도 오랜 기간 정권을 잡아온 자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잠깐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 역시 여지 없이, 그리고 매우 빠르게 부패해 버려 다시 자민당에 정권을 내준 사례가 있을 정도이니까요.
이 책은 일본 내 정당 정치의 쇠퇴에 대한 통사적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일본 정치의 한 측면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일본 정치, 그리고 일본 정치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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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