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카오스 에브리웨어 - 기후변화, 금융위기, 인간을 이해하는 불확실성의 과학
팀 파머 지음, 박병철 옮김 / 디플롯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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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은 현대인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일기예보를 확인하면서부터, 퇴근길의 교통 상황, 때때로 확인하는 주식시장이나 환율의 등락까지. 

우리의 하루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합니다. 한때 우리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모든 것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역설적으로 과학의 발전은 불확실성이 우리 세계의 본질적 특성임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뉴턴적 세계관을 추종하던 사람들이 생각했던 결정론적 세계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디폴트인 비선형적 시스템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비선형 시스템에서는 작은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은 더 이상 시적, 혹은 은유적 표현이 아닌 과학적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날씨 예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제, 전염병의 확산, 기후변화까지 현대사회의 주요 문제들은 모두 이러한 특성을 보입니다.


최근에 읽은 “카오스, 카오스, 에브리웨어 (팀 파머 著, 박병철 譯, 디플롯, 원제 : The Primacy of Doubt: From Quantum Physics to Climate Change, How the Science of Uncertainty Can Help Us Understand Our Chaotic World)”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를 이해하는 흥미로운 통찰과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먼저 저자의 약력을 소개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이 책의 특별함은 저자의 경력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인 팀 파머 (Tim Palmer)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 후 단기 및 장기 기후를 예측하는 ‘앙상블 예측 시스템(초기 조건, 물리 과정 등이 다른 여러 개의 모형을 실행하여 확률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기상학자로도 이름을 알린 분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확실성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도구로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카오스 이론과 양자물리학에서 시작하여 기후변화, 금융위기, 전염병 등 현실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논의를 전개합니다. 

불확실성의 인정이 무력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더 현명한 대응 방법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바로 저자의 핵심 주장 중 하나인 것이지요. 일기예보가 '비가 온다’ 또는 ‘안 온다'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확률로 표현되면서 오히려 더 유용해진 것처럼,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태도는 더 유연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저자는 불확실성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불확실성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근본적 특성이며, 특히 비선형 시스템에서는 작은 변화가 예측할 수 없는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날씨 예보에서 특히 잘 드러나는데,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합니다. 대신 우리는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완벽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신 확률적 사고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개인의 일상적 선택에서부터 기업의 전략, 국가의 정책결정까지 모든 층위에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방법론을 기후변화 문제에 적용합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단순히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확률적 조언을 제공하며, 최종 결정은 사회적 가치판단의 영역임을 분명히 합니다.

또한 팬데믹과 금융위기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됩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나 금융 시스템의 붕괴는 수많은 변수가 얽힌 복잡한 현상이지만, 유용한 예측은 가능합니다. 경제 예측에서도 기상학의 방법론을 적용할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확률적 예측은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장기 예측이 본질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각종 유의미한 접근법을 통해 활용 가능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과학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이해입니다. 과학은 절대적 진리가 아닌 확률적 예측을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은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가치판단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리고 불확실성은 우리의 한계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더 유연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결국 불확실성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역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통찰입니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유연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도전이면서 동시에 성장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능력일 것입니다.

이 책, “카오스, 카오스, 에브리웨어”는 현대 과학의 핵심 개념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일반 독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불확실성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시각과 도구를 제공하는 훌륭한 과학 교양서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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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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