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강혁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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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열과 낭만의 나라 스페인. 한때는 세계 제국을 건설했던 이 나라는 지금도 전 세계 5억 인구가 사용하는 스페인어의 본산이자, 플라멩코와 투우로 대표되는 독특한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알람브라 궁전의 우아한 건축미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독특한 아름다움,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까지, 스페인은 세계 문화유산의 보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페인의 문화유산 이면에는 수많은 갈등과 충돌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톨릭과 이슬람의 수백년 간에 걸친 대립, 신대륙 정복 과정에서 자행된 원주민 학살, 내전의 비극과 36년간의 독재 등 스페인의 역사는 영광과 오욕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들은 현대 스페인의 정체성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이강혁 著, 가람기획)”은 복잡다단한 스페인의 역사를 100개의 핵심 주제로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사시대 알타미라 동굴벽화에서부터 현대의 카탈루냐 독립운동까지, 저자는 방대한 스페인 역사의 흐름을 7개의 큰 시기로 구분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도 각 사건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놓치지 않고 짚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스페인의 역사는 가장 오래된 동굴벽화 중 하나로 알려진 알타미라에서 시작됩니다. 또한 선사시대부터 서고트족의 침입까지 이베로족과 켈트족이 이베리아 반도의 원주민을 형성했고, 페니키아와 그리스 상인들이 드나들며 지중해 문명과의 교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가 반도를 장악하면서 라틴어와 로마법 등 로마 문명이 깊이 뿌리내리게 됩니다.


711년 타리크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슬람의 지배는 그라나다 왕국이 멸망하는 1492년까지 계속됩니다. 이 시기 코르도바는 이슬람 문명의 중심지로 발전했고, 알람브라 궁전과 같은 뛰어난 건축물이 건설되었습니다.  


1469년 카스티야의 이사벨라와 아라곤의 페르난도의 결혼으로 통일 스페인의 기초가 마련되었습니다. 1492년은 스페인 역사의 결정적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라나다 왕국을 정복하여 국토회복운동을 완수했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으며, 네브리하의 스페인어 문법서가 출간되었습니다.


카를로스 5세와 펠리페 2세 시대에 스페인은 세계 제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르테스와 피사로가 아즈텍과 잉카 제국을 정복했고, 신대륙의 금은보화가 스페인으로 유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정복과정에서 처참한 희생을 당했고, 라스 카사스 신부와 같은 이들은 이를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무적함대의 패배 이후 쇠퇴하기 시작한 스페인은 합스부르크 왕조가 끝나고 부르봉 왕조가 들어서면서 개혁을 시도합니다. 특히 계몽전제군주 카를로스 3세 시기에 여러 개혁이 이루어졌으나, 나폴레옹의 침공과 라틴아메리카 독립으로 큰 시련을 겪게 됩니다.


스페인은 20세기 초 혼란기를 맞이합니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며 마지막 식민지들을 잃었고, 정치적 불안정이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2공화국이 수립되었으나, 이는 곧 스페인 내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내전에서 승리한 프랑코는 36년간 철권통치를 펼쳤습니다. 이 시기에 피카소는 내전의 참상을 담은 '게르니카'를 그렸고, 헤밍웨이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썼습니다.


독재자 프랑코가 죽은 뒤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후안 카를로스 1세의 지도력으로 입헌군주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카탈루냐와 바스크 지방의 분리독립 문제, 경제 위기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책은 여러 의미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문화적 다양성과 융합의 역사를 잘 보여줍니다. 알타미라 동굴벽화로 대표되는 선사문명부터 페니키아, 그리스, 로마, 이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명이 이베리아 반도에서 어떻게 교차하고 융합했는지 상세히 설명합니다.

또한  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역사의 순환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황금세기'를 맞이했던 스페인이 어떻게 쇠락의 길을 걸었는지 자세히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스페인의 정치적 갈등이 역사적으로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카탈루냐나 바스크 지역의 독립운동이 단순한 현대의 정치적 문제가 아닌,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각 시대의 주요 사건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사건들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현대적 함의를 함께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슬람 지배 시기에 대한 설명에서는 당시의 문화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것이 현대 스페인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함께 다룹니다.


스페인의 그 장대한 역사를 100개의 주제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다소 피상적으로 다뤄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만, 스페인 역사에 대한 포괄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하는 훌륭한 입문서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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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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