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하고 바라옵건대 ㅣ 안전가옥 FIC-PICK 7
김보영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평점 :
“원하고 바라옵건대 (김보영, 이수현, 위래, 김주영, 이산화 共作,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동아시아 전승이나 고전에서 등장하는 신수(神獸)를 소재로 하는 판타지 소설 엔솔로지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107/pimg_7571021294145572.jpg)
한나라가 황건의 난에 의해 무너진 해. 몇 년 째 한파로 기껏 싹을 틔운 작물도 얼어버려 먹을 것이 귀해진 시기. 버려진 아이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포대기에 싸인 한 갓난 아이가 울고 있습니다. 먹여 키울 힘은 없는데 아이가 생겨 버려, 어른 밥 뺏기 전에 산신에게 제물로나 바친 것이겠지요. 산군 밀우(密友)는 한 입에 삼키려는데 이 아이가 범상치 않습니다. 아이같지 않은 힘으로 젖꼭지를 힘껏 빨아댑니다.
밀우에게는 산군이기도 하지만 소서노의 핏줄을 지키는 왕후가(王后家)의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밀우에게 선택의 순간이 다가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107/pimg_7571021294145571.jpg)
이 엔솔로지에는 산군 혹은 산신으로 추앙받던 백호(白虎), 용(龍)과 같이 친숙한 신수들도 등장하지만 맥(獏), 곤(鯤)과 같은 신수도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무덤 장식으로나 찾아볼 수 있는 진묘수 (鎭墓獸) 같은 신수는 문학 등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소재라 낯설지만 반갑기도 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107/pimg_7571021294145570.jpg)
다섯의 다른 신수, 다른 이야기를 통해 신수와 인간 간의 특별한 상호작용이 등장합니다.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다양한 모습의 이야기를 통해 신수와 인간의 관계, 삶의 가치, 꿈과 현실의 경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소설적 사유를 제시합니다. 신수들과 인간들은 적대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생하며 서로를 구원하고 성장시키기도 합니다. 이 엔솔로지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판타지 장르에 속하겠지만 이러한 구원과 성장, 그리고 인간성의 강조는 바로 환상이 일상과 만나는 지점이 됩니다.
#원하고바라옵건데 #김보영 #이수현 #위래 #김주영 #이산화 #안전가옥 #소설집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