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 17회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박소해, 서미애, 김영민, 여실지, 홍선주, 홍정기, 송시우 共作, 나비클럽)”을 읽었습니다.
수상작 모두가 훌륭한 작품인데 특히 대상작인 ‘해녀의 아들 (박소해 作)’은 남다른 울림을 주는 작품입니다. 한 늙은 해녀의 죽음과 연결된 제주 4.3사건의 상처.
행복한 가정이 파탄이 나고, 그로 인한 개인의 불행이 이어지는 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분명 국가와 정권의 책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그 짐을 짊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 상처는 70여 년의 시간을 건너 새로운 피해자와 가해자를 기어코 만들어냅니다.
진실을 밝혀낸 형사도, 70여 년 묵혀온 한을 풀어낸 가해자도 행복할 수 없는 결말. 그게 국가 폭력이, 학살이 가져오는 결말이 아닐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또한 애정하는 작가인 송시우 작가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한때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던 유괴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읽는 내내 먹먹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송시우 작가는 종종 미스터리와 인권을 묶어내는 글쓰기를 보여주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작가적 (혹은 직업적) 성향이 드러나 있어 반갑기도 했습니다.
황금펜상은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추리문학상 중에서도 단편부문에 수여하는 문학상입니다. 한국추리문학상 자체는 1985년부터 시작된 문학상이지만 단편 부문만 별도로 수상한 것은 2007년부터입니다. 2020년 제1회부터 제14회까지의 대상작을 모은 수상 작품집이 출간된 이후 매년 출간되고 있습니다. 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 아니라 기성 작가들의 발표작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이다 보니 작품의 완성도와 소설이 가지는 재미를 보장하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기다리게 되는 작품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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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