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감각 -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하며 벼려낸 청년들의 시대 감각
나임윤경 외 지음 / 문예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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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감각 (나임윤경 外 共著, 문예출판사)”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대학생 커뮤니티 ‘애브리타임’에서 일어나고 있는 왜곡된 공정 담론, 더 나아가 반지성주의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발제자라 할 수 있는 나임윤경 교수의 수업, ‘사회 문제와 공정’을 수강한 학생들이 ‘애브리타임’ 커뮤니티에 올렸다 삭제된 글과 그 글에 화답하는 나임윤경 교수의 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집필하게 된 발단, 아니 수업을 시작하게 된 발단은 바로 청소노동자에 대한 연세대 학생들의 소송에서 비롯합니다. 시급 400원 인상과 청소 후 씻고 퇴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는 당연한 요구를 학교(원청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자 시위를 했는데, 이것을 몇 학생들이 수업권 방해 등을 이유로 고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애브리타임’에는 청소노동자를 조롱하거나 혐오하는 표현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물론 이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커뮤니티 규정에 의해 신고 누적으로 삭제되면서 사회적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글이나 댓글들은 사라지고, 이들을 혐오하거나 조롱하는 글들이 주로 남게되어 과대 대표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나임윤경 교수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와 관련한 수업을 기획하게 됩니다. 

나임윤경 교수는 현재 시점의 한국 사회가 가진 문제점 중 하나로 진실이 지워지고 사실이 짜깁기되어 조롱과 폄훼의 소재로 사용되면서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동원하고 선동하는 반지성주의를 들고 있습니다. 나임윤경 교수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당연한 명제가 사라지고 거짓과 가짜가 현실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반지성주의에 주목합니다. 


대학 서열화에 물든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서열에 걸맞지 않게 그 수준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하다는 통렬한 비판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소수점 단위까지 서열화해놓은 수능성적과 내신성적 등급이 사실은 그 차이가 별 것 아님을, 반지성주의를 받아들이는 측면에서는 선동에 휩쓸리기 쉬운 대중에 불과함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국공 사태부터 이어져온 한국 사회의 공정담론이 뭔가 왜곡되었고 비틀어져 있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사는데 바쁘다 보니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글과 나임윤경 교수의 글들을 읽으면서 공정 담론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그 사회 구성원의 공존에 기초해야 유효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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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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