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역설 사전 - 마음을 지배하고 돈을 주무르고 숫자를 갖고 노는 역설의 세계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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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속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곽재식 작가가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고, 팬덤 사이에서만 유명할 때의 이야기이긴 합니다. 곽재식 작가가 워낙 다작을 하는 작가이다 보니, SF 작가들 사이의 작품을 내는 속도를 비교할 때 사용하던 농담이었지요.  

어느덧 곽재식 작가가 대중들에게 명성을 얻게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된 요즘에도 여전히 곽재식속도는 유효한 것 같습니다. SF, 미스터리, 대중과학, 어린이, 크리쳐물 등 한 달에 두세 권의 책을 출간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곽재식의 역설 사전 (곽재식 著, 북트리거)”는 곽재식 작가의 ‘이번 달에 나온 첫’ 책입니다. 

이 책은 ‘역설 (逆說, paradox)’을 다룬 책입니다. 에빌린의 역설, 루커스의 역설, 가치의 역설, 점검의 역설, 콩도르세의 역설 같은 사회, 경제, 심리, 정책 등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역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콩도르세의 역설 (Condorcet’s Paradox)는 21세기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시민이 느껴본 바로 그 역설입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활동한 수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니콜라 드 콩도르세 (Nicolas de Condorcet, Marquis de Condorcet, 1743~1794)이 주장한 역설입니다.

이 역설은 단순 다수결이 유권자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B보다 A를 선호하고, C보다 B를 선호한다면 당연히 C보다 A를 선호하는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다수가 참여하는 선거에서는 이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1:1 대결을 하면 항상 이기는 후보를 이 역설을 처음 주장한 콩도르세의 이름을 따서 콩도르세 승자라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콩도르세 패자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콩도르세 패자가 최종 승자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합니다. 책에서는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후보가 경쟁한 1987년 대선을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당시 노태우 후보는 김대중이나 김영삼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37퍼센트의 득표율로 결국 대통령이 되고 말았지요.

콩도르세의 역설은 굳이 선거가 아니더라도 많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가끔 선호도가 가장 떨어지는 여행지를 고른다거나, 제한된 예산 범위에서 물건을 사려고 했더니 엉뚱한 물건을 산다건가 하는 경우 말이지요.


콩도르세의 역설은 제도를 어떻게 바꾸어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단지 이 역설을 이해하고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이 역설은 또한 다중의 뜻을 반영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대표자를 뽑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역설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단순히 역설의 의미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은 역사적 맥락, 그리고 현대적 의미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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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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